유시민 작가의 정계복귀설로 언론과 세간이 떠들석하다.
차기 대선후보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게 큰 이유인 것 같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내 생각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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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2003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시작해 17대 국회의원, 제4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유시민.
(2003년 4월, '백바지'를 입고 나와 의원선서가 연기된 유시민 의원/ 사진-조선일보)
기득권과 기성 정치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진보성향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었던 유시민은
지난 2013년 2월,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그리고 이후의 행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권자, 시민으로서 투표, 정당 참여, 촛불시위, 글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를 하겠지만 다만 그걸 직업으로 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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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막론한 엉망진창, 내로남불의 대명사에 진흙탕 싸움이나 하고있는 다른 수많은 정치인들과는 달리,
대중이 원하는 말이 아닌, 우리사회에 필요한 말들을, 인기 없는 옳은 말들을 할 줄 알았던,
청렴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의 유시민을 정말 좋아했기에
그가 정계를 떠난다고 했을 때 많이 안타까웠었다.
계속 나라의 썩은 정치세력들에 맞서 싸워주셨으면 했는데.
그러나 동시에 이해가 되었다.
보수가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내리고 있었던 우리나라는 그 뿌리가 아주 깊히, 멀리까지 뻗어내려가 나라를 움켜쥐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수없이 새로운 뿌리를 내리려고 도전해 보아도 그 결과는 계속되는 실패.
정치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수많은 국민들에게도 쓴소리는 물론,
정도를 지나친 욕설을 들었어야 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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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치는, 다른 무엇들보다 과정보단 결과가 중요하다.
아무리 열심히, 깨끗이. 청렴하게 일하며 목이 쉬어가도록 소리를 내어도 -
선거에서 떨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선거에서 승리하여야 비로소-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니까.
(노무현 탄핵사태 때 당시)
정말 좋아하고 존경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 노회찬 의원은 진흙탕같은 정계 속에서 부서지고 부서지다,
세상을 너무나 빨리 떠나가셨다.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 역시, 힘들어 보이신다.
개인적인 야망 때문이 아니라 이전 정치에 환멸감을 느낀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권유로 정치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
오래 전부터 보수라고 불리는 극우 세력 정치인들의 앞잡이이자 바람막이였던 언론들 역시
조그마한 틈새라도 보이면 이때다 하며 열심히 까내리기 바쁘다.
경제가 안 좋아지고 고용률이 떨어지는 모든 책임은 지금의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상황.
수십년간 쌓여 온 적폐로 가득한 지금의 이 나라는
대통령 한 사람으로는 절대 바뀔 수 없는데 말이다.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기초인 나라에선 대통령이 뭘 하려해도 국회에서 막히면 할 수가 없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 국회가 가장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을 개돼지로 알며 세금으로 외유성 출장이나 다니는 내가 왕이다 마인드부터.
그런데 극우 정당과 언론에선 이 정부가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고 나라가 망해간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들인데.
지금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경제'. 난 28년 살면서 한번도 경제가, 나라 살림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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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그런 정계를 자신의 의지로 떠났고,
자유로운 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여행과 강연을 다니고, 방송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 모습이 정치인 유시민을 볼 때보다 참 행복해보였고 마음이 편안해보였다.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일 터,
개인적으로, 정치를 하며 이곳저곳에서 비난의 화살을 받는 그의 모습보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웃음짓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게 더욱 기뻤다.
그를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물론,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 이해하고 응원할 것이다.
그래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가 다시 정계로 나온다면 이전보다 더 심한 비난의 화살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어이없는 갑질이 판을 치는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을'이 되는 거다"라며
그런 무거운 책임을 맡고 싶지 않다 하시는 우리 유시민 작가님.
이런 마인드를 가진 자들이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는 정계에 염증이 생겨 제 발로 걸어나온 인물이다.
이런 그가 다시 그 정계로 들어간다는 뜻은,
그가 아끼는 노무현, 문재인 정신이 무너져내리는 게 너무나 안타까운데
이를 이을만한 파워와 영향을 가진 인물이 없어 무척 절망적이라는 뜻.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유시민 작가님은 부디,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 하시며 남은 인생 즐겁게 사면 좋겠다.
지금처럼,, 이성과 논리가 살아있는 명쾌한 글과 논평, 방송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고 계신다.
유시민 작가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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