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김정은 서울 답방에 대한 생각

by Boribori:3 2019. 1. 3.

 


북한의 수장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와 2018년 말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친서 관련 뉴스를 보았다.

남북정상이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나아가자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나가자는 큰 의지를 보이며

한동안 말이 나왔던 서울 방문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김정은이 남한을 방문한다면 이는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남한 방문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이래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고

지난 9년여간 얼어붙었던, 전쟁위기설까지 돌았던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예전 같았으면 절대 상상도 못할 일.

                     (사진출처-조선일보)

그런데 보수/극우 언론들, 정치인들, 집단들은 김정은 답방을 반대하고,

북한과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권을 조롱하며 빨갱이로 매도하는 사람도 있다.

호의로 보낸 귤 상자에 다른 게 들어있을 거라고 비난한다.

(홍준표: 귤상자 속에 귤만 들었다고 믿는 국민 얼마나 되겠는가 / 사진출처- 뉴시스)

청와대 벽화로 문재인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남북 지도자가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욕을 한다.

 

.

.

지난 박근혜 정권을 기억하는가.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북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고 플래카드를 내걸며 비난했다.

기존 교과서들을 종북이라 하며 역사교과서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국정화시키려 했다.

북한에 대한 혐오, 갈등을 조장하며 안보 문제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던 이들.

한반도 긴장상태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

.

.

.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남은 오랜 분단의 시대에서 평화로 나아가는 발판이다.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곧 우리 자신이 주체가 되어, 주인공이 되어 얽혀있던 남북문제를 풀어보자는, 의지이다.

 

고립되어 있던, 트럼프와의 막말대결로 한반도 전쟁위기설을 촉발시킨 김정은이

세상 밖으로 나와 손을 내밀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불과 1년 전.

 

한반도는 전쟁 문턱까지 갔었었다.

그런데 도둑처럼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손을 잡고 평창 올림픽을, 판문점 선언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평양공동선언을 함께 했다.

70여년의 차가운 바람이 불었던 분단사에서 오랜만에 불어온 반가운 봄바람이었다.

판문점엔 무기가 사라졌다.

DMZ에 초소가 철거되고 남북을 잇는 평화의 오솔길이 생겼다.

(사진 - 통일뉴스)

.

.

.

든 정치적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밖에 없고 ,

이들이 대립하고 서로의 주장이 맞다고 우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평화는 아니다.

평화는, 이념과 상관없이 모두가 지향해야 할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남북 평화무드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들 이익에 반대되니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평화에는 좌우가 없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다쳤고, 헤어졌던 6.25전쟁은 ,

 오랜 시간 남북한이 서로를 증오하고 없애야 할 존재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전쟁이 끝난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증오, 혐오의 감정은 많이 남아있다.

분단 이후의 긴장상태가 70여년이라는 세월에 고착되어 지금의 변화보단,

예전의 대치 상황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북한이란 믿어선 안 될 주적이라 생각하는 자들도 많다.

이러한 악감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지율로 먹고사는 정치인이, 그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언론이, 기업이, 아니라면.

(아마 그들은 전쟁이 나면 제일 빠르게 도망갈 것이다.)

 

답방을 하는 대신 조건으로 '비핵화'를 달고와야 한다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잘 말이 안 되지 않나.

크게 싸워 몇십년을 증오하며 절교를 했던 친구와 용기를 내어 서로 손을 내밀어 보려는데,

날 만나려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네가 가진 가장 크고 소중한 그것을 포기하고 와라? 

.

.

 

 두 나라 사이에 평화가 오기까진 여러 절차들이 필요하다.

종전선언, 평화협정, 비핵화, 정치/군사분야 합의 등을 제도적으로 법적 효력이 있게 대내외적으로 합의하는 형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 형식들만큼 중요한 것은 상호 소통과 이해라 생각한다.

단절되어 왔던 세월이 수십여년인 만큼, 그동안 쌓여왔던 불신과 오해가 가득할 텐데

교류와 소통이 있어야 오해가 있으면 풀고, 신뢰도 쌓고 할 것이 아닌가.

 

이러한 점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남한 방문, 개인적으로 정말 환영하고, 좋은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