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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더나 1차 접종 3일차: 가슴 두근거림, 심전도 검사 후기

by Boribori:3 2021. 11. 20.

(뭐지..  모더나2차 후기 올리다 뭘 잘못 눌렀는데 이 글 올린날짜가 오늘자로 바뀌어버렸네ㅡㅡ;;)

2021년 9월 14일, 모더나 1차를 맞으러 병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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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접종 받기 전까지 엄청난 내적 갈등이 있었다. 백신 접종 예약일 약 한달 전부터, 남자친구의 '백신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류의 엄청난 설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거의 매일, 잊을만하면 코로나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기사들 (특히 사망기사)을 보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였다.

사망이나 중증 이상반응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물기도 했고 백신접종 완료증도 탐나기도 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주 3회는 실내 체육관에서 주기적 운동을, 최소 주 5회는 점심시간때 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외식을 해야하기에 백신을 맞아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심적으로 훨씬 안심이 되니까,였다.

그리고 임상증상별 신고현황에서 가장 흔한 두통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은 면역력 형성과정에서 보통 일어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것이니 그리 걱정도 되지 않았다
평상시 기저질환 앓고있는 것도 없기도 했고.

이상반응 신고현황/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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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모더나 1차 접종의 날.
오후 4시에 접종예약이 됐었는데 지각하면 민폐일까봐 주차를 한큐에 성공하고 10분 일찍 도착했다.
병원에 가니 예비 피접종자들이 우왕좌왕하지 않게 곳곳에 안내문구들과 화살표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5층으로 가세요~"
"네~"

5층으로 가니 카운터에서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과 접종할 백신 확인을 하고 목에 큼지막한 명찰을 달아주셨다.

저 모더나 맞아요~ 간호사들 헷갈리지 않기 위해 단 명찰


그리고 대기실로 들어가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하라 했다. 작성하는 동안 간호사분들이 체온 체크를 한번 더 하셨다. (병원입구에서도 했었다)
더블 체크 좋다

그리고 혈압을 쟀다.

혈압이 꽤 높게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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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재고 또 2층으로 내려가서 내과 의사에게 간단한 질의응답과 진찰을 받는다. 청진기로 몇번 갖다대시더니 투약 허가가 떨어졌다.
그리고 한 10분 정도 대기하니 주사맞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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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2021.09.14 16:15경)
주사는 살짝 따끔했다!
드디어 코로나 백신을 맞아보는구나..

그리고 병원 대기실에서 15분 정도 대기하고 집 가기전 까페에 들려 아이스 생생 딸기 라떼를 테이크아웃했다. 힐링포션같은 느낌이다. 정말 맛났다.

평소 잘 먹지 않는 딸기라떼가 오랜만에 땡긴 날

그리고 갑자기 타이레놀을 사야하는 게 떠올라 근처 약국을 들렸는데 타이레놀 품절이란다.
그래서 성분 같은 다른 약을 샀다. 이름 자체가 아세트아미노펜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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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1시간 30분 후 (17:50~)
어떤 친구는 백신 맞고 돌아오는 길부터 접종맞은 팔이 아프기 시작해서 운전도 힘들었다는데 나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고 내일은 늦잠자도 되는데(백신휴가) 뭐하고 놀까나~했을 무렵쯤 추워지기 시작했다.
헉 올것이 왔구나. .. 근데 보통 7시간 후부터 아프다던데 뭐이리 빠르지..싶었다.
아까 산 아세트아미노펜 한알 먹고
그리 춥지 않은 날씨였음에도 긴팔 긴바지 갈아입고 이불덮고 바로 누웠다.

접종 후 컨디션 경과를 알기 위해 쓴 카톡기록 


뭐가 그리 졸린지 15시간 정도 수면을 취했다. 일어나니 충분한 잠의 효과인지 몸살기운은 사라졌고 대신 전날엔 아프지 않던 접종부위 팔의 통증이 시작되었다. 팔쪽이 팅팅 부으며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엄청난 .. 고통이 찾아왔다.
이 증상은 충분히 예상했었기에 그러려니했다.

엽떡을 먹으며 백신 후유증을 잊어보기로 한다.


#접종 후 24시간 경과 (2021.09.15 16:30)
자고 일어나니 접종부위 조금 아픈 거 빼고 아프지 않아서 오~이대로 지나가다보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백신 접종 24시간 쯤 지나니 가슴 두근거림이 시작되었다.
(열이나 근육통, 팔다리 저림 등등 다른 이상증상은 하나도 없었다.)
내게 심장이 존재하는구나~를 정말 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이게 계속되니 불쾌했고 점점 무서워졌다.

백신 부작용 중 하나가 심낭염, 심근염이고 백신 맞고 죽은 사망자 중 대부분이 심근경색 등 심장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수차례 봤었기 때문이다.ㅜㅜ
게다가 가족 포함, 지인들 중 상당수가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도 나같은 증상은 없었더래서 더욱 걱정이 되었다.

#심장 두근거림, 저림 증상
딱히 긴장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기분나쁘게 크게 느껴졌다.
왜이러지? 하면서 재밌는 영상을 보거나 책을 보며 두근거림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계속 신경이 쓰이도록 두근거렸고, 간헐적으로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롤러코스터 타다가 고점에서 갑자기 수직낙하할때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쏴~하게 짜릿한 느낌..?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엄마 자궁속 태아시절부터 죽기 전까지 평생을 뛰는 심장, 평소엔 너무 당연한 존재라 존재자체를 잊고있던 심장이라는 장기의 존재가 나 여기있소! 하고 제 위치를 알려주는 거 같았다.

마음은 아무일도 아닐거야~ 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노력하는데도 ㅠㅠ 몸은 그게 아니었다.
이날 잠을 설쳤다. 자고싶은데 가슴이 너무 두근대고 쏴한 느낌이 계속돼서.
다른 곳에 집중하려고 책이나 영화를 봐도 집중할만하면 심장 저린 느낌이 나타나서 흐름을 계속 끊었다.
웬만해선 병원에 잘 가지 않는 내가 (1년에 1~2번 정도 감, 건강검진 포함) 심장 쪽이 이러니 너무 걱정이 됐다.

# 접종 후 약 41시간 경과: 병원 1차 방문 (2021.09.16. 09:00)
그리고 아침에 병원 문 열자마자 달려갔다.
접종받았던 그 병원!
가서 의사와 상담했다.
이러이러한 증상이 있어서 어젯밤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은 그래도 괜찮은데..
한숨도 잘 수 없었어요.

담당 의사님 왈.
"저도 백신 맞고 3일동안 잠 못잤어요"

아하..

의사는 청진기를 가슴쪽에 갖다대고 소리를 듣더니 진찰결과 전혀 이상은 없다고, 검사를 받아봤자 현재 증상이 없으면 결과도 정상으로 나올 거라고 증상 있을때 와야한다고 하셨다. 아니 분명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힘들었는데..
그리고 정밀검사를 받고 싶으면 순환기내과가 있는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며 날 돌려보냈다. 진료실을 나가려는데 의사분께선 한마디 추가하셨다.
"정말 증상 있으셔서 오신 거 맞죠? 하긴.. 그래도 귀중한 시간 내서 여기까지 온 걸 텐데 없는 증상을 있는 것처럼 하고 오시진 않겠죠"
..????? 아니 , 나 같이 가슴 두근거린다며 왔는데 실제로 맥박 재보면 정상인 사람이 많아서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건 알겠는데.. 그런 생각은 입밖으로 꺼내지 말고 혼자 생각하시면 안되나요?
1차 맘상.
그리고 의사는 뒤에서 이걸 이상증상으로 신고해야할지 말지 고민하는 간호사에게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뭐, 이건 의사 입장에선 본인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증상을 환자의 주장만으로 믿을 수 없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



#접종 후 약 50시간 경과: 병원 2차 방문(2021.09.16. 17:30)
오후 17시까지 직장에서 정신없이 열일하느라 두근거림을 잠시 잊은건지 아침~낮 사이엔 가슴에 증상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신경쓰이는 정도?
그래도 또 저녁~밤이오면 찾아올 수도 있는 그 증상이 너무 무서워 다른 병원 한곳을 더 가보기로 결심했다.
차타고 30분을 달렸을까?

운전하고 가는 길, 갑자기 심장이 또 미친듯이 쿵쿵대고 뜨겁고 저릿저릿한 느낌이 시작되었다. 옆에 차가 쌩쌩달리는 고속도로라 더욱 긴장이 되어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조금 어지럽기도 해 젖먹던 힘을 짜내 운전에만 정신을 집중하도록 노력했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119를 불러야하나 생각도 계속 했지만 안타깝게도 가는 길에 정차할만한 갓길이 없었다 ㅠㅠ
엄마한테 전화해 병원으로 태우러 와달라고 했다. 다시 운전해서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의사와의 만남.
오늘 아침에 만났던 첫번째 의사에게 말했던 증상을 말했다.
추가로, 운전하며 병원 오는 길에 특히 심장이 쿵쿵대서 너무 무서웠다고. 근데 지금은 또 좀 괜찮아진 것 같다고.
그러니 맥박을 재보더니 지금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하셨다.
"원하신다면 심전도검사 받아보셔도 됩니다. 결과는 정상으로 나오겠지만. 요즘 이런 증상으로 진료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검사하면 다 정상나왔어요. "
나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나보다.

어쨌든 이 병원에 오기 위해 30분이나 운전해서 (중간에 어지러워서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왔고 실제 정상이라는 검사결과지라도 받아야 안심이 될 것 같기도 해서 바로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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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심전도 결과는 이상이 없네요.갑자기 아프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ㅇㅇ병원 순환기내과 응급실로 가세요~특히 젊은 여성분들이 그런 증상으로 많이들 오시던데 ^^ 다들 검사하면 아무런 이상이 없으셨어요. "

그리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 말을 추가하셨다.
"이걸로 코로나 이상증상으로 보상 못 받으세요. 인정 안 돼요. "

지극히 사무적인 말투와 표정이었다.. ㅎ 내가 예민해서일까?
마치 여자들이 별 것 아닌 걸로 엄살을 피운다 + 코로나 이상증상 보상을 받기 위해 증상 있는 것처럼 왔다
라는 뉘앙스로 느껴졌다..
의사분들도 많은 환자들을 받기 위해 피곤하시겠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되어 찾아온 환자들에게 보여주는 태도가 굉장히 별로라고 느껴졌다. 다시한번 느끼는 태도의 중요성.
아마 선택권과 시간이 많다면 앞으론 다른 의사에게 갈 것 같다.


그래도 ^친절하신^ 의사분들 덕분에 이 정도 이상반응 증상신고, 보상 관련된 내용을 알게 되었네 ..아예 생각치도 못했었는데.
어쨌든.. 그냥 상담과 내가 원해서 받은 심전도검사만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의료비는 정말 놀랍다. 이 정도 진료에도 (10분 상담 + 심전도검사) 미국같은 곳은 20만원 정도 나왔을 텐데 고작 만 이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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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22:00)
어제 밤에는 살짝 만지기만 해도 엄청 아팠던 주사맞은 팔의 통증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가슴 두근거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데 다른 거에 집중하며 이 불쾌감을 이겨내보려 노력하고있다.
어젠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방영하는 동물들의 세계에 빠졌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온갖 동물들의 라이프를 구경.

깡다구 최고인 벌꿀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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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3일차: 이상반응 보고하기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걱정되어 찾은 병원에선, 이상반응 보고를 해주지 않으니(일단 검진했을 때 증상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당연한 것일수도.) 직접 하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알림이 왔다.
한번은 카톡으로, 한번은 문자로 두번이나 왔다.


모더나/화이자 맞고 심장 두근거림, 불편감, 통증 등이 있으면 진료 받으란다.
그래서 진료받으러 갔더니 의사들 태도에 맘상만 당하고 ㅠㅠ
어쩄든.. 병원에서 이상반응으로 인정을 안해주니 직접 겪은 나라도 신고를 하자 싶어서 아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들어가서 신고했다.


http://www.코로나19예방접종.kr/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누리집

www.xn--19-9n4ip0xd1egzrilds0a816b.kr

들어가서 메인화면에 있는 '건강상태 확인하기' 아이콘 누르면 된다.

입력하라는 정보, 증상들 다 입력하고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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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기나 할까..? 싶었지만
접수한지 2시간도 되지 않아 지역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상태 확인과 증상이 계속되거나 악화되고 있는지 몇가지를 물어보셔서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접종 4일차인 지금은 그래도 어제보단 두근거림이 많이 좋아졌다!!
다행이다.

그래도 2차는 맞지 않을 거 같다. 다른 곳도 아니고 심장쪽에 문제가 있으니 너무 무서웠고, 실제로 더 좋지 못한 상황이생겨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걸 이번 병원 방문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분명 느끼는데도 병원에서 감지하지 못하면 증상이나 이상반응으로 인정이 안 된다는 것..!
이해는 되도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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