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여행/한국

서귀포, 백년초박물관! 백년초에 대한 오해.

by Boribori:3 2020. 11. 13.

 

2020년 11월 2일의 제주의 아침은 그 바로 전날 햇살 쨍하고 파랗게 맑았던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잔뜩 흐렸다. 

파란 하늘이 고맙게 예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날처럼 흐리고 우중충한 날도 있기 때문.

 

그래도 흐린 기운의 제주도 그만한 매력이 있었다. 

이날의 날씨는 '얼죽아'로서 평소 같았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뜨거운 커피를 주문하도록 만들었다. 

김이 뫼락뫼락 나는 커피를 들고 천천히 제주 올레길 산책. (커피가 뜨거워 빨리 걷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20.11.02. 흐린 제주도. 범섬과 새끼섬이 보이는 제주올레길.

 

1시간정도 되었으려나.

걷는 걸 좋아하지만 많이 걷는 건 좋아하지 않는 나는 내가 먼저 걷고싶다고 이끈 산책길을 역시 내가 먼저 걷는 건 이정도면 됐으니 차를 타고 이동하자고 했다.  

사실 우리의 목적지는 따로 있었다.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외돌개'라는 곳.

 

그리고 외돌개로 가는 길. 차타고 달리는데 웅이가 건물 하나를 발견했다. '백년초 박물관.'

차마시는 걸 사랑하는 웅이는 빨리 구경하고 딱 한잔만 마시고 가자고 잠시 차를 멈춰세웠다. 

(역시 관심이 있어야 보이나보다.)

물건이나 작품들을 건물 안에 전시해놓은 박물관, 미술관 같은 정적인 곳은 내 취향과 반대되는 곳이었으나,, 특히 짧은 일정으로 여행까지 와서 가는 것은 내 사전에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평소 같았으면 굉장히 반대했겠지만. 이날은 웅이의 생일이었기에 알겠다고 했다.^^

 

딱 한잔만 마시려고 가던 길을 멈췄던 우리는 이곳에서 2시간은 머물렀던 것 같다.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지루한 박물관의 모습을 하고있지 않았다.

백년초와 귤나무들이 가득한.

초록초록한 - 식물들이 광합성하며 만들어내는 산소들로 숨만 쉬어도 건강해질 거 같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이곳에 오니 흐렸던 하늘이 맑게 개기 시작했다.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식물들로 가득한 곳이기에 이국적인 느낌도 느낄 수 있어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곳 대표님의 백년초에 대한 열정이었다. 

대표님 성함은 '김제국.'

40년 이상을 백년초  보존, 연구에 힘써오신 분이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 나는 물론, 웅이도 백년초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백년초가 선인장처럼 생긴지도 몰랐었다..^^  내 상상 속 백년초는 깊은 산속 절벽같은 곳에서 꽃을 피워내는 풀이었다.

'백년초'라는 이름은.. 가끔 제주도 갔다 온 사람이 기념품으로 사오는 백년초 그림이 들어가있는 베어 물면 보라색이 보이는 초콜렛이나 크런치같은 간식거리에서 본 것이 다였다. 

아래는  백년초 전문가 김제국 대표님이 말씀해주신 내용들. 

.

.

김제국 대표님과 웅이.

- 백년초는 1,000여년 전부터 제주에 살던 우리 조상들이 몸이 아프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민간요법으로 사용해온 제주 자생식물이라고 한다. 옛날엔 제주 지역에 수없이 많았지만 주택개발이나 태풍 등으로 사라져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그걸 김제국 대표님이 보존, 증식시키고 있다고 한다.

- 백년초는 기본적으로 300년 이상 살 수 있는 식물이고 영하 20도에서도 얼지 않고 1년 365일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곳 백년초박물관엔 300년 이상 된 백년초가 실제로 있다.)

서귀포 백년초박물관에만 볼 수 있다는 300년 넘은 백년초

- 백년초는 '손바닥 선인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이유는, 손바닥처럼 생긴 줄기에 또 줄기가 5개 정도 나서 손처럼 보이기 때문.

사람 손바닥처럼 생겼다

- 전 세계에 선인장은 'Opuntia(오폰티어)'속 300여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서귀포백년초는 국내 식물학계에 제대로 보고가 되지 않았었음. 

(아래 자료는 이 박물관과 제주대에서 연구하여 만든 논문자료) .

Unrecorded Species of Opuntia in Korea_논문자료.pdf
0.80MB

-  "제주 백년초 신품종 제국백년초 종자등록 특허증 "

10-2019-68963-특허출원서-김제국.pdf
0.88MB

- 그런데 현재 많은 업체들이 팔고있는 백년초 관련 상품들은 사실 진짜 백년초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멕시코에서 유입된 선인장과 제주의 자생종인 서귀포산 백년초는 생김새도, 효능도 하늘과 땅 차이다.

-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이 서귀포백년초와 멕시코산 선인장은 비슷하게 보여 구별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선인장과 보라색 열매를 백년초로 오용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라색 열매는 오히려 성분에 독소가 있어 몸에 해롭다. 

- 멕시코산 선인장은 키가 1.5m 정도고 수명은 7~9년밖에 되지 않고 잔가시가 많다. 열매는 진한 빨간색으로 크기가 작다.   서귀포 백년초는 수명이 300년 이상, 키는 5~10m 정도까지 자라며 잔가시가 없고 꽃이 노랗고 열매가 자주색.

백년초 꽃. 예쁘다.

 

.

.

김제국 대표님의 인생 2/3 이상을 바친 현재진행형 백년초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진행중.

차마시는 곳에 가면 백년초와 관련한 인증서, 특허증이 많다. 

장영실상

 

 

지금은 다른 농가들에 제국백년초를 고부가가치 특작물로 기를 수 있도록 보급해주고 있다고 하신다.  

이렇게 본인 분야에 몰두하여 전문가가 되신 분들,, 너무 멋있으시다. 

김제국 대표님을 응원한다.

앞으로 백년초 이야기 나오면 지인들에게 꼭 이번에 알게 된 이야기들을 해줘야지.

입장료는 인당 5천원. 

백년초로 만든 차
차마시는 공간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이쁘다 진짜..

5천원내고,, 백년초로 만든 아이스티와 따뜻한 차도 마시고 

이번 3박4일 제주여행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구렇다..

이곳. 백년초박물관의 또 하나의 큰 매력은 . 백년초도 백년초지만 제주 하면 딱 떠오르는 귤나무들이 많아서 제주감성 가득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싱싱한 귤을 따서 먹어볼 수 있다는 것 !!

새콤달콤 기분이 좋아진다.

개발중이라는 왕귤. 아직 품종 이름이 없음.

 

 

 

역시 여행의 묘미는 계획하지 못한 곳에 숨어있다. 

이렇게 멋진 곳을 가게될 줄이야!

https://m.place.naver.com/place/34139532/location?entry=ple&subtab=location

 

백년초박물관 : 네이버

리뷰 5 · 매일 09:00 - 18:00, 연중무휴

m.place.naver.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