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 천사같았던 화랑이를 심장사상충증 치료 도중 하늘로 떠나보내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내가 조금만 더 공부했더라면, 수의사를 덜컥 믿고 별다른 의심없이 아이를 맡기지 않았더라면 ..
하는 후회로 미칠 것 같다.
심장사사충증에 걸린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하기 전에 꼭 알고갔으면, 하는 마음에 공부했던
현재 심장사상충 치료제로 거의 유일한 약물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한다.
나중에 화랑이 다 나으면 완쾌 후기를 꼭 기록으로 남겨, 심장사상충에 걸린 반려견을 치료할지 고민하는 ,
혹은 치료중에 있는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싶어 사진으로 찍어둔 약물, IMMICIDE에 대한 이야기이다.
#별이 된 작은 생명, 화랑이.
산책을 너무나도 좋아했던 화랑이.
화랑일 데리고 다니면 집을 나설때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때며 항상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킁킁거리며 힘차게 앞서걷던 아이가 점점 지치는 기색이 많이 보였다.
처음엔 화랑이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었다. (화랑 나이 8살)
그런데 동물병원에 데려가기 하루 전엔 심지어 산책 중 주저앉았다. 침을 흘리고, 기침을 했다.
뭔가 이상해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단을 받았고, 수의사는 심장사상충 3기라는 결과를 들려줬다.
보통 심장사상충 감염 초기엔 겉으로봤을때 보이는 증상이 거의 전혀 없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증상을 보여 동물병원에 데리고 올때쯤이 2기 이상일 때라고.
약물 치료과정이 강아지에게 무척 고통스럽고, 치료비용도 상당히 들며 약이 독해서 드물긴하지만 심하면 치료 도중 사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화랑이 정도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그런데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몸속에 기생하는 심장사상충들이 점점 번식하여 100% 죽을 거라고 했다.
치료받지 않으면 무조건 죽는다니, 아직 8살밖에 안된 화랑이를 이렇게 죽게 놔둘 수 없어.
고민하고 어쩌고 할 것 없이 당장 치료를 시작해달라고 했다.
성충을 죽이는 주사를 3일 연속 24시간 간격으로 맞고 그 다음 한달여간 가루약을 먹이는 방식으로 치료는 진행된다고 했다. 주사가 무척 독하기에, 첫 1~2주는 무척 힘들어할 거라고 했다.
그래도 1일차, 2일차 주사를 맞힐때까진 - 3일차 주사를 맞기 바로 전까진 화랑인 밥도 엄청 잘 먹고 정말 잘 버텨주었다. 특식은 물론, 사료도 잘 먹었다.
수의사 역시 원래 주사 맞고 나면 밥도 안먹고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누워서 힘들어하는 개들이 많다고 했는데 우리 화랑인.. 너무 잘 버텨주었다.
그렇게 3일째 되는날 마지막 주사를 맞히러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수의사는 화랑이가 전보다 더 좋아보인다고, 좋은 징조라고 했다.
그렇게 세번째 주사를 맞혔는데.
화랑이는 주사맞고 약 40분만에 죽었다.
집으로 데려가는 차 안에서부터 엄청 고통스러워했고, 집에 도착하고 20여분간을 미친듯이 고통스러워하며, 죽었다.
그러니까 한달간의 치료과정에서 3일만에, 2020년 9월 16일, 오후 12시 40분. 화랑인 하늘나라로 떠났다.
너무 이상했다. 2번째 주사까지만 해도 너무 잘 버텨주었던 화랑이가 마지막 주사를 맞고 이렇게 떠나다니.
마음의 준비도 전혀 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너무나도 충격적인 이별이었다.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30년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크기의.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혼자 있을때면, 자꾸 화랑이가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마지막 죽기 전 왕. 왕. 짖는 목소리가 들리고.
장면들과 목소리가 떠오름과 동시에 눈물샘이 고장난 듯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쥐어짜듯 아팠다.
미안해. 미안해. 얼마나 아팠니.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그땐 몰랐었다.
그 3일차 주사만 맞히지 않았어도 화랑이는 죽지 않을 수 있었을 거라는 걸.
정신이 좀 돌아오고 , 화랑이를 급사하게 만든 약물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과잉투여로 급사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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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심장사상충증 치료제, IMMITICIDE.
화랑이가 3일 연속 맞은 주사 약물 이름은 IMMITICIDE.
Merial사에서 만든 개 심장사상충 D. immitis를 죽이는 용도로 만들어진 약물이다.
IMMITICIDE는 Merial사가 만들때 내놓은 상품명이고 실제 유효성분의 화학명은 Melarsomine dihydrochloride.
1병엔 50.0mg의 melarsomine dihydrochloride과 33.75mg의 glycine이 들어가있다.
함께 제공되는 2.0mL의 주사용 멸균수와 섞어서, 척추쪽 근육에 놓는 주사로 강아지의 체내로 주입된다.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며 체내로 주입된 즉시 아주 빠르게 흡수된다.
이 약의 유효성분인 Melarsomine dihydrochloride은 독살에 많이 쓰이는 비소계열로,
독성이 아주 높아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면허있는 수의사에게만 유통된다.
적정 투여 허용량을 조금만 초과해도 강아지가 죽을 수 있고 주입 후 부작용으로 인해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거나 심할 경우 역시 사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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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사상충증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따라 immiticide 를 사용한 치료법도 다르다고 한다.
(Immiticide는 심장사상충증 1기~3기에만 사용하고 더욱 심각한 4기부턴 물리적으로 충들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을 해야한다. 증상이 심한 4기 증상부턴 사용을 금한다고 약품 사용서에 쓰여져 있다.)
그런데.. 정기 검진을 받지 않는 이상 강아지가 심장사상충에 걸려도 초기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는 알 수 없다.
보통 2기 말~3기 정도가 되어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던 산책을 가도 피곤해하고 금방 지치고, 기침을 해서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 데려가면 .. 이놈의 기생충들이 아주 많이 자라고 번식했을 때이다.
#심장사상충 3기 치료법
1~2기인 강아지들을 IMMITICIDE로 치료시 , 24시간 간격으로 2.5mg/kg 용량으로 주사를 2회 맞히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져 심장사상충증 3기로 넘어갔을 땐 주사 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치료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한다.
약물 안내서엔, 심장사상충증 3기에 해당하는 강아지들에겐
강아지 체중 1kg당 2.5mg의 주사를 1회 맞히고, 1달 후에 2.5mg/kg용량으로 24시간 간격으로 2번 맞히라고 또렷하게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화랑인
3일 연속으로 저 독한 약물 주사를 맞았다.
그것도 너무 확실한 용량 초과로.
#투여량
독한 약이기에,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약물 투여량.
강아지의 체중을 정확히 재고, 1kg당 2.5mg를 투여해야 한다.
(2mL의 멸균수에 섞어 주사하므로 액체로 따지면 0.1mL/kg.)
즉, 50mg 약병 2개가 20kg~40kg정도 나가는 개들에게 쓰이고 3병이 40~60kg나가는 개들에게 쓰인다고 써져있다.
우리 화랑이는 12kg밖에 되지 않았다.
근데 그 수의사는 화랑이에게 IMMITICIDE 50mg 약병 2개분을 3일동안 다 맞혔다.
화랑이가 10kg미만이었으면 약병 하나만 까도 괜찮은데, 12kg여서 2병을 까야하니, 남은 약물이 아까우니 맞히자고 했다.
아. 물론 그때 내가 수의사를 믿어,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고 이렇게 용량계산도 해보지 않아 얼마나 초과되는지도 몰랐고, 초과된 용량을 맞히면 효과가 더 있겠거니 - 하고 믿었다.
심장사상충 질병 자체가 개에게 있어 꽤 흔한 질병이니까, 그리고 이런 강아지 치료 경험을 여러번 겪어온 전문가이니까 믿고 맡겼다.
의사에 대한 그 바보같은 믿음은, 분명 살 수 있었을 화랑이를 죽음으로 이끌었다.
아이가 죽고나서야 죽음에 이르게만든 이 약물에 대해 알아보고 , 너무 늦어버린 계산을 했다.
화랑이에게 쓰일 적정 용량을 쓰기 위해선 1회 주사량이 12kg*2.5mg/kg=30mg, 이므로
24시간 간격으로 2회 맞추려면 30mg*2=60mg이 필요하니까 2통을 깐다는 거였다.
= 40mg 초과 .
60mg만 맞아야하는 아이한테 40mg를 더 맞게 한 거였다.
그것도 증상 3기인 아이한테 3일 연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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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말랑했던 화랑이는 너무 빠른 속도로 차갑고 딱딱하게 변해 이 세상을 떠났다.
왜 내가 수의사를 믿었을까. 왜 의심하고 좀더 알아보지 않았을까.
후회는 너무 늦게온다.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을 때.
아래 첨부파일은 이미티사이드 한글 설명서와 영문설명서이다.
영문이 훨씬 자세하다.
부디,, 수의사를 너무 믿지 말고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맡기기 전 최대한 알아볼 수 있는 건 전부 알아보고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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