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El salvador)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로,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의 크기 뿐인 작은 나라이다.
아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고, 엄청 작은 나라라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여담으로 난 7여년 전.. 수개월동안 함께 숙소를 공유했던 홈메이트, '니카라과'와 '과테말라'출신 친구에게 where are you from?하고 물었다가- 그들은 분명 대답을 했는데 몇번이고 다시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친구들에게 처음 들었던 나라가 엘살바도르.
세계 곳곳 여행을 좋아하던 내게 위험하다고 절대 거긴 가지 말라고 당부했었던 곳이 이 나라였다.
el salvador라는 단어를 영어로 직역하면 'the savior'. 우리말론 '구세주'라는 뜻이다.
스페인의 페드로 장군*이 이 땅을 정복하며 구세주께 감사하며 지은 이름이라 한다.
이 나라의 풀네임은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지역'. (Provincia De Nuestro Señor Jesus Cristo, El Salvador Del Mundo = Province of our Lord Jesus Christ, the Savior of the World)
(페드로 장군은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중미 지역을 정복해 식민지로 만든 중미에서 악명을 떨쳤던 인물)
그런데 나라의 이름과는 달리 이 나라는 'ㅇㅇㅇ'으로 가장 유명하다.
ㅇㅇㅇ= 살인률.
엘살바도르는 살인률로 전세계 1위를 기록하였다.
이 나라는 오랫동안 쿠데타, 독재, 내전을 거치며 수만명의 국민들이 국가폭력에 학살당했던 가슴아픈 역사가 있는 나라인데 지금은 국가폭력이 아닌, 조직 폭력에 국민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한다.
10만명 중 약 62건의 살인사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살인 범죄율.
그 중 60%는 갱단의 활동과 관련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사람은 작년 2019년 6월 1일에 취임한 나이브 부켈레라는 엘살바도르의 새 대통령이다.
그는 범죄율을 줄이겠다고, 특히 갱단과 관련한 조직폭력을 3~4년 내로 뿌리뽑아버리겠다고 공약하였고 취임 이후 살인죄, 갱단 등의 범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줄어들던 살인율.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보안요원들이 코로나 전파를 억제시키는데 바쁜 틈을 타 지난 4월 말 주말-
금~일. 이 3일 사이, 50명이 넘는 사람이 살해당했던 적이 있었다.
이에 부켈레 대통령은
살인한 것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며 경찰과 군대에 범죄자들을 범죄자들을 진압할 살상 허가권한을 주었고
라이벌 갱단들을 같은 감옥을 쓰게 하며 24시간 내내 - 감옥 봉쇄령을 내렸다.
또한 트위터엔 쇠창살 내에서도 범죄를 지시하는 갱단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린다.
그리고 공개된 사진들.
(누가 몰래 취재해 올린 게 아니고 대통령이 직접 공개하라 지시한 것)
머리가 빡빡 밀린 팬티만 입은 죄수들이 손을 뒤로 묶인 채 빽빽이 밀착되어 앉아있고 이를 중무장한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다.
감방 안에서도 범죄를 지시하는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교도소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강경 정책,
을 위한 과정에서 나온 사진.
www.youtube.com/watch?v=Jx6mUKvCVR4
그런데 공개된 이 사진들, 영상들은 전세계 언론 , 인권단체, 인권옹호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저렇게 대해도 되나?
너무 비인간적이다, 믿을 수 없다...
.
.
실제로 앞뒤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사진만 보고선 그런 생각이 들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사진을 보며 처음 든 생각이, 끔찍하다- 였지만
그 나라가 처한 현실을 알게 되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인구 64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나라에 갱단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들이 6만 4천여명이라 한다.
인구의 1%가 범죄 조직에 가담하고 있는 것.
특히 ms-13, 18스트리트- 이 두 갱단이 이 나라 전체를 장악하며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마약과 총기 운반은 물론, 중소기업, 노점상들부터 버스운전기사들까지 갱단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상납해야 한다. 순순히 말을 듣지 않는 경우 그냥 죽여버린다.
운이 나빠 그들 눈에 거슬려도 죽임을 당한다.
위 사진은 갱단 구역 경계에 있는 공원에서 놀다가 살해당한 11살 소년의 무덤이다. 그의 시신은 고문당한 흔적으로 가득했고 칼에 찔려있었고 목은 참수당해 없었다.
어딘가를 걸어다니는 것도 살해/강간/강도당할 것을 두려워해야하는 곳.
경찰들 역시 갱단의 보복으로 공격, 살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들도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하는 나라.
www.theguardian.com/world/2019/nov/22/el-salvador-a-nation-held-hostage-a-photo-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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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보고 나니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범죄 소탕 정책이 이해가 되고 80~90% 정도 되는 그를 향한 높은 지지율이 이해가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생각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지은 죄에 비해 형량이 우스울리만큼 너무 적다.
피해자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가해자.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야하나?
피해자의 인권은 ??
실수나 정당방위도 아닌,
계획적으로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내켜서, 아무 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버린
사람들을 과연 '사람'일까?
그들에게 인권을 보장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쓰레기만도 못한 놈들에겐
우리나라 교도소에서 사는 무기징역도 사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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