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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정보

경구피임약(사전피임약)의 원리 및 복용법, 생리 미루기

by Boribori:3 2019. 8. 21.

 

3일째 먹고있는 피임약. 까먹지 말라고 요일까지 적혀있다. 21정에 8,000원.

피임약을 난생 처음 먹어보게 되었다.

물놀이 일정이 대부분인 곧 다가오는 여행에, 생리를 하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태 '호르몬'약이라는 생각에 부작용이 있을까봐 거부감이 들어 먹지 않았는데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르는 멋진 여행계획을 피의 날들로 보내기 싫어 고민에 고민을 하다 결국.

 

고등학교 때는 물론, 대학교 때도 전공과 관련되어 잘 알고 있었지만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 가물가물해져서..

피임약 처음 먹어본 기념으로 다시 기억도 되살릴 겸 - 피임약의 원리에 대해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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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않는 임신을 피한다는 의미의, 피임.

피임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다.

정관수술, 난관수술 등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영구적 수술,

사정된 정액이 여성의 체내로 진입하는 걸 차단하는 콘돔 등 피임도구 사용,

먹는 피임약, 질외 사정 등등.

 

#피임약 종류

그 중 먹는 피임약은 피임 실패율이 0.1~2%(복용을 제때 제대로 했다면)정도로 매우 낮은 피임법이다.

크게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약 두 종류가 있는데

사전피임약이 관계 전, 예방을 목적으로 피임을 하는 목적으로 먹는 약으로 의사 처방 없이 약국가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비해

사후피임약은 관계 후, 피임을 하지 못하고 관계를 가졌을 시,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관계 후 최대 72시간 이내 복용해야하는 약이다. 이 약은 호르몬 함량이 일반 사전피임약보다 10배 이상이 높아 부작용 위험이 높으므로 산부인과 등 병원에 가서 의사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다.

참. 약국에서 파는 사전피임약은 관계 후 먹으면 효과가 없다.

 

이 글에서는 사전피임약에 대해서만 정리하겠다. (사전피임약은 경구피임약이라고 더 많이 불린다. 사후피임약 역시 먹어서 투약하는 '경구'피임약 임에도.. 아마 사전피임약 이용률이 훨씬 많아 그런 것 같다.)

 

사전피임약

#복용 목적

피임약은 단어 자체로만 보면 임신을 막는 약이라는 뜻이지만 생리주기를 바꾸거나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혹은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등 다른 목적으로도 많이 쓰인다.

이는 피임약이 곧 '여성 호르몬제'이기 때문.

 

#피임약 원리

임신을 예방하는 약이라는 사전피임약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여성의 생식 주기와 이를 조절하는 호르몬들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여성의 생식 주기는 약 28일을 주기로, 난자가 1개씩 배란되어 첫 생리를 하는 초경기~ 생리가 끝나는 폐경기까지 진행된다.

 

1) 생리(월경)의 원인

계속 정자를 만들어내는 남자완 달리,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난소 속에 난자가 될 세포(제1난모세포)가 정해져있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 때가 되어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이 세포들은 하나씩 성숙해 1달에 한번 배란(난소에서 자궁으로)이 된다.이때 난자가 정자와 만나 수정되어 자궁벽에 착상되지 못하면 수정란을 기다리며 두꺼워졌던 자궁벽이 무너져 월경을 하게 된다.

(난자들을 다 배출하면 생리가 멈추는 갱년기가 오는 것. 남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정자를 계속 만들어내지만 여자는 태어날 때 정해진 난자들을 다 배란하고 나면 끝. 임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난모세포를 성숙시켜 한달에 한번 배란을 유도하고 -

임신이 가능하도록 자궁벽을 두껍게 만들고 - 하는 것들은 모두 '호르몬' 때문이다.

여성의 생리주기에 관여하는 호르몬엔 크게 4가지 호르몬이 있다.

(호르몬엔 여러가지 역할이 있지만 여기선 생식과 관련한 내용만 쓰도록 한다.)

 

1. FSH(여포자극 호르몬)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된다.

-FSH는 여포(제1난모세포가 들어있는 곳)를 자극하여 제1난모세포가 성숙한 난자가 되도록 한다.

 =새로운 난자의 성숙을 돕는다.

-여포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합성, 분비 자극

 

2. 에스트로겐

-FSH가 여포를 자극하면 여포에선 에스트로겐이 분비된다.

-난소 속의 여포, 황체, 태반에서 분비된다.

-FSH 분비 억제 -> 새로운 난자가 성숙되는 걸 막는다.

-LH 분비 촉진

 

3. LH(황체형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자극을 받아 분비된다.

-여포 속에 성숙한 난자를 배출시킨다. (난자가 배출된 빈 여포를 황체라 부른다.)

- 황체를 자극하여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촉진한다.

 

4. 프로게스테론

-LH의 자극을 받고 황체에서 생성된다.

- 자궁 내막을 두껍게 유지해 수정란(난자+정자가 결합한 세포)이 착상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 여포의 성숙을 억제해 난자 형성을 막고 배락을 억제한다.

- 자궁 내 점액을 증가시켜 다른 정자의 침입을 막는다.

 

 

2) 피임약 원리

출처-Alesse 홈페이지

 사전피임약의 원리는 쉽게 말하면 '호르몬 조절을 인위적으로 하여 몸이 임신한 것처럼 착각하게 해 1.난자의 성숙/배란을 억제한다, 2. 자궁경부 점액을 끈끈하게 하여 정자의 운동성을 저하시켜 난자와 만나기 어렵게 만든다' 할 수 있다.

(배란이 되지 않으면 정자가 들어와도 수정할 난자가 없으므로 임신이 되지 않겠지?)

위에 언급했듯이 피임약의 주성분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계열의 에티닐에스트라디올(ethinylestradiol)이 대표적인 성분이며, 프로게스테론 계열로는 게스토덴(gestodene),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 등이 있다.

(따라서 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엔 약 복용 전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꼭 해야하며

피임약은 혈전을 쌓이게 할 수 있으므로 혈관 관련 질환이 있거나 과거에 있었던 사람 역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복용법

피임약은 대부분 21정(한 달용 패키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복용법은 아래와 같다.

출처-머시론 홈페이지

1)피임 목적

a) 피임약을 처음 복용할 경우 (지난 달에는 먹지 않다가)

생리가 시작되는 첫날 당일부터 하루에 한 알씩 21일간 빠뜨리지 말고 매일 먹어야 한다.

'생리 시작 = 여포 속의 난모세포를 난자로 새로 성숙시키기 시작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생리가 시작함과 동시에 피임약을 먹어야만 피임약 속 호르몬제가 난자를 성숙시키지 않는다.

3주(21일)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한알 씩 복용 후 1주일은 약을 먹지 않는 않는 휴약기를 가진다.

(휴약기간 동안 생리를 하게 되는데 보통 약을 중단한지 3일 이내에 생리가 시작된다.)

b) 그 다음달도 피임약을 먹을 계획일 때

휴약기 7일동안 약을 복용하지 않다가 8일째 되는날부터 다시 복용을 시작한다. 역시 21일간 하루에 한알씩 일정한 시간에.

 

그러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으면 좋겠지만 깜빡 잊어 제때 먹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는??

A) 복용시간을 놓친지 12시간 이내일 때:

즉시 한알을 복용하고, 그 다음 날들엔 원래 먹었던 시간에 그대로 한알씩 먹으면 된다.

B) 복용시간을 놓친지 12시간이 지났을 때:

 생각난 즉시 한알을 먹는다. 그 후 같은 날이라 하더라도 원래 먹던 시간에 약을 1알씩 복용한다.

이 시기를 놓쳐 생리 시작후 며칠 후에 약을 먹으면 확률은 낮지만, 여포 속 난모세포가 난자로 성숙되어 배란이 일어날 수 있다. (약 복용을 그만두면 뇌하수체에서 위에 설명했던 여포자극 호르모인 FSH가 분비되어 난자를 성숙시킬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 따라서 확실한 피임을 위해선 일주일 정도 콘돔이나 질외사정 등 다른 피임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아래는 복용을 잊었을 때 대처방안에 대해 개인 상황에 맞게 쉽게 보여주는 링크이다.

http://www.mercilon.co.kr/learn/forget.asp

 

머시론 홈페이지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www.mercilon.co.kr

2)생리 미루기 목적

중요한 약속이나 여행 등을 앞둬 생리를 미루고 싶은 - 이번에 나와 같은 경우인데

최소 생리 예정일 7일 전부턴 약을 매일 일정시간에 한알씩 복용해야 한다. 약 복용은 생리를 미루고 싶은 날까지 휴약기 없이 지속적으로 먹어야 한다.

약에 들어있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계열 성분이 자궁 벽을 두껍게 유지하여 생리혈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약 복용을 그만두고나서 수일 내로 생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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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3일째 복용중인 피임약 ..

약을 먹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상시보다 기분도 왔다갔다 하는 것 같고 피곤하고 뭘 먹은 것도 아닌데 배가 고프지 않고 더부룩하다.

호르몬이나 혈전 관련 질환이 있는 게 아니니 부작용은 웬만하면 없겠지만,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는데(생리주기가 매우 규칙적인 편이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제를 먹는다는 게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다. 한편으론 이 약를 먹음으로써 몸을 착각시켜 생리를 미룰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호르몬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나 크구나!!

예전에 시험을 위해 공부했던 내용들을 현실의 궁금증을 위해 다시한번 보니까 새록새록 재미있다. 

여행이 9/1일에 끝나니 그때까지는 먹어야 하지만-

음.. 이 약이 만들어지게 된 주 목적인 '피임'을 위해서 이렇게 약을 먹진 않을 것 같다. 아무리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해도 인위적으로 자연적인 현상을 멈추고 미루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감사하다.

이러한 인위적인 약에 의존하지 않고 내 몸에서 정상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되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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