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 취향이었던 시락국
음식관련 글은 귀찮아서 잘 쓰지 않는데 여긴 앞으로 통영-하면 생각나는 곳일 것 같아 기록해두고 싶어졌다.
시락국은 시래기를 넣어 끓인 '시래기국'의 경상도 사투리.
내게 시래기국은 엄마가 가끔 해주실때 먹지만, 있어서 먹지 밖에 나가서 돈 주고 사먹진 않을 그런 존재.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
이날 시락국을 찾게 된 이유는 이렇다.
전날 통영 활어시장에서 싱시한 생선 회와 해산물 8만원어치를 사서, 내가 가져온 보드카 + 아이들이 가져온 와인과 함께 잔을 기울이느라 . 29년 인생 최악의 숙취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날 마신 알코올은, 다음날 오후까지 몸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전날 많이 먹고 마신 해산물, 술뿐만 아니라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육류 일체 전부 -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했다.
1차로 뼈해장국을(고기는 하나도 먹지 못했다), 2차로 설빙을 먹으며 정신을 좀 차린 후-
저녁은 시락국으로 결정.
우리가 간 곳은 통영 서호시장에 위치한 원조시락국.
택시기사분들께 식당 이름만 말해도 데려다주신다고 할 정도로 통영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 한다.
여기 근처에 주차를 하니 그때 시간이 오후 5시 40분쯤.
우린 그때 몰랐다. 당연 저녁시간까진 할지 알았는데 알고보니 영업시간이 오후 6시까지였다..^^
(영업시간- 4:30am ~ 6:00pm)
알고보니 여긴 이른 새벽 일찍부터 문을 여는 곳이었다.. 저녁보단 이른 아침먹는 곳,,
그래도 혹시 몰라 가보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며 안내해주셨다.
마감시간이어 그런지 손님은 우리 뿐이었다.
다양한 반찬들을 사이에 두고 긴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아침일찍 오면 혼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고 앉아 먹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메뉴는 시락국 단 하나이기 때문에 뭘 시킬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반찬들은 원하는대로 뷔페식으로 먹을만큼 가져다 먹으면 된다.
통영의 시락국은 멸치로 국물을 내는 보통의 시래기국들과는 달리 장어로 국물을 내고 된장으로 간을 한다.
흑.. 정말 속이 풀리는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었다. 자극적이지 않는 것도 취저.
정신없이 먹고나니 어느새 한그릇 뚝딱.
6시 마감인 걸 생각해서 빨리 먹으려 했던 것도 아닌데 너무 맛있어서 자리 앉은지 15분?만에 다 먹었다..
배가 고팠던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사는 곳에도 있었으면 좋겠는 곳.
벌써 일주일이 지난 오늘도 비가 오겠다, 한 그릇 생각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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