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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승리 카톡, 정준영 동영상에 흐려지는 본질.

by Boribori:3 2019. 3. 15.

 

버닝썬으로 논란의 정점에 서있는 가수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다 발견된, 정준영의 불법 성관계 동영상 유포 사실.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동안 여성 10명과의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어

단톡방(승리를 포함한 다른 연예인, 지인들이 있는)에 공유한 정준영.

 

 

 

 

슈퍼스타K로 대중의 지지와 인기를 얻으면서 tv에 점점 자주 보이고,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는 연예인이라, 그 충격과 배신감은 정말 컸다.

 

또한 그가 저질렀던 짓이 한동안 빅이슈였던. 그리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몰카, 불법 촬영- 그리고 유포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정준영이 어떤 여자와 잤는지. 걸그룹이라 하던데 누구인지.

정준영이 유포했던 동영상과 사진들은 어디서 볼 수 있는지.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어 1, 2위는 '정준영 동영상'과 '정준영 동영상 걸그룹'.

정준영이라고 치기만 해도 연관검색어로 나오는 것들의 대부분이 동영상과 여자 연예인 관련.

       

 

 

 

 

.....이건 궁금증이 아니라, 더럽고 추악한 관음증이다.

 

언론들도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집중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들로 2차 피해를 가하며

대중들의 관심이 가해자에서, 영상에 등장하는 피해여성이 누구인지에 쏠리도록 만들었다.

 

                     (3/13일자 동아일보 기사)

 

정준영, 승리만 쓰레기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내게 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대중의 반응이었다.

 

정준영이 아무 죄책감 없이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고 유포했던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도 아무 죄책감 없이 그 영상을 찾아서 보고싶어 했다.

만약 영상을 운좋게 얻게 되었다면 그들 역시 친구들과 단톡방에 공유하며 희희낙락 했겠지.

얼마나 이런 영상들이 익숙하고 만연했으면.

 

솜방망이 같던 법이 바뀌어야 한다.

불법촬영물을 찍은 사람, 본 사람, 유포한 사람 모두 엄히 처벌해서 왜곡된 성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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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대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승리와 정준영.

이 두 명의 승승장구 하고 있던 인생은 끝이 난 것으로 보인다.

 

이 두사람과 관련 공범자들은 자기들이 저지른 추악한 짓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로 죄값을 치뤄야 하지만

이들에게만 시선을 빼앗겨선 안 된다.

 

진짜 중요하고, 알아야 할 사실들이 가려지고 있으니까.

빨리 잡아야 할 사람들은 대중들이 모두 이곳에 정신이 팔린 사이 그물망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으니까.

그럼 그렇지, 하면서.

승리와 정준영의 뒤에 서서 웃고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권력자'들이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다 밝혀진 승리와 정준영, 그리고 기타 연예인들의 범죄 행위들.

이들은 이 버닝썬사건의 핵심이 아니고 곁가지에 불과하다.

 

 

 

핵심은 마약이 조직적으로 어떻게 유통되고 거래되어 왔는지,

마약/약물을 이용한 성범죄에 연루된 자들은 누군지,

버닝썬 같은 클럽, 유흥업소가 그동안 어떻게 탈세를 해왔는지,

이들을 비호해주는 경/검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는 누구인지,

이들을 비호해주며 경/검찰이 얻은 것은 무엇인지,

그동안 어떤 범죄행위들이 묵인되고 가려졌는지.

연루된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언론인, 그리고 수사기관 등 대한민국 부와 질서의 핵심인 진짜 권력과 사회 지도층들의 부정부패를 밝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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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던 연예인들이 한순간에 타락하는 것을 보며 관심을 쏟는 사이,

권력자들은 열심히 범죄의 흔적을 ,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을 것이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승리, 정준영 등 연예인 몇명의 처벌로만 끝나는 것.

지시를 내렸던 경찰 고위층이 아니라, 상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부하 경찰의 처벌로만 끝나는 것이다.

아랫선 꼬리자르기 식으로 수사가 무마되었던 건 한두번 있던 일이 아니다.

 

장자연 사건도 처음엔 대중의 관심을 받는가 싶더니 여러 루머들, 지라시들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고 흐려지다,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종결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 오너가, 이 핵심 혐의자들은 수사도 제대로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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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정준영의 파문으로 흐려지고 있는 버닝썬과 장자연사건의 본질은,

지금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검찰조차도 믿을 수 있는지 의심이 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며,

'성접대'라는 단어가 애초에 왜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여성을 성적 도구화 시키는 폭력적인 성문화가 아주 만연한,

또한 '국산야동'이라는 이름으로 넘쳐나는 수많은 불법촬영 영상이 인터넷에 넘쳐나도,

걸려봤자 솜방망이 처벌인 우리 사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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