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도소세트장 구경을 하고 나오니, 오후 2시였다.
춥고 배가 고팠다.
뭔가 출소했으니, 두부를 먹어야 할 것 같았으나,
춥고 허기진 날엔 역시 국밥을 먹어야 한다.
내 3대 소울푸드.
특히 추운날이면, 이 음식이 그렇게 땡긴다.
그래서 익산에 있는 국밥집을 찾았다.
이번에 간 곳은 정순순대.
익산시 중앙동, 중앙시장 골목길에 있다.
건물 외관은 매우 오래된 듯 한 느낌이 든다. 몰랐는데 백종원 3대천왕이라는 tv프로에도 나왔나보다.
이런 시장가 골목에 있는 곳을 어떻게 알고 촬영을 오는건지 신기했다.
여기는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우리 엄마는 싫어할 게 분명하나 이 땐 엄마가 옆에 계시지 않았으므로 문제될 게 없었다.
.
.
오후2시가 넘어서 갔는데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
낮술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런 구수한 분위기 정말 좋다.
이번에 나와 아빠가 시킨 메뉴는
암뽕순대, 순대국수, 순대국밥 이렇게 3개.
(메뉴도 순대국밥, 국수, 피순대, 암뽕순대 이렇게 4개밖에 없다. 메뉴가 너무 다양하면 선택장애가 와서 힘든데, 조촐하니 좋았다.
가격도 국밥이 6천원, 국수가 5천원으로 요즘 식당가에 비해 저렴하다.)
암뽕순대는 아빠가 시키셨다.
일반 당면이 들어간 쫄깃한 찹쌀순대가 아니었다. 피순대, 그리고 저 하얀 건 암뽕인듯 하다.
피순대도 고소하고, 비리지 않은게 딱 막걸리안주하기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저 옆에 있는 하얀 것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있다.
그런데 궁금해서 이게 뭐냐고, 암뽕이 어떤 부위냐고 하니까 아빠는 대답해주시지 않으시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라고 하셨다
알아보니. 암뽕은 새끼보. 아기보라고도 불리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암퇘지 자궁이다.
..
이를 알고 나서 더 먹지 못했다.
나는 가끔 모순적인 것 같다.
왜 같은 동물의 살, 창자는 먹으면서 다른 부위일 뿐인 자궁은 먹지 못하는가.
어차피 죽으면 한낱 고기덩어리에 불과한데.
요즘엔 고기를 먹을 때마다 가축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낀다
이렇게 암뽕순대는 패스하고..
나는 내가 시킨 순대국수를 먹었다.
다행히도, 매우 만족.
순대국밥에 밥 대신 국수가 들어갔는데 별미이다. 풀어진 국수가락처럼 추위에 굳어있던 내 마음도 사라락 풀어진다.
아빠는 국밥을 드셨는데 내 국수를 탐내셨다.
좀 먹다가 깍두기 국물을 넣어먹으면 최고다.
전 날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해장되는 기분.
국밥이나 국수를 시키면 순대는 별로 들어가있지 않다. (대신 내장이 많다. )
그래서 순대를 좋아하는 사람은 순대를 따로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
추운 겨울날엔 역시 국밥이 최고인 듯 하다.
시간이 있으면 국밥투어로 전국을 도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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