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가을 날씨.
즐거운 토요일 주말.
진주유등축제를 보러 갔다.
매년 하는 축젠데, 이번엔 추석이랑 겹쳐서 특히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이젠 추석도 지나고 축제 끝물이니까, 사람이 별로 없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갔었지만,
웬걸. 제대로 걸어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진주성 촉석루.
오래전, 삼국시대에 세워진 이 역사깊은 이 곳.
어렸을 적, 부모님과 왔다고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겐 처음 와본 것 같은 이 곳을,
이번, 유등축제가 열린 겸 방문했다.
입장료는 성인 만 원, 학생 오천원.
입장료가 만원? 사설 놀이공원도 아니고?
왜이렇게 비싼가 했더니.
입장하는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돈이 정말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예뻤다.
카메라엔 잘 담기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훨씬 아름답다.
진주성으로 가는 다리. 물에 뜨는 플라스틱 통같은 걸 이어 붙여, 부력을 이용한 다리라서 ,
걸을 때마다 출렁출렁~ 흔들거린다. 아이를 동반하면, 아이 손 꼭 붙들고 가야할 것 같다.
우리 엄마는, 다리건너는 게 뭐가 그리 재밌으셨는지 계속 꺄르르 ~ 웃으셨다.
다리를 건너면서 볼 수 있는 , 강에 띄워진 거대한 유등(?)들.
진주의 유등축제의 유등은 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1. 수많은 왜적으로부터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 어두운 밤에, 진주성과 이어진 남강을 건너려는 왜적들을 혼란시키기 위해 남강에 유등을 띄웠다.)
2. 진주성 밖의 가족들에게 잘 살아있다는 안부를 전하기 위한 통신수단.
3.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렇게 수많은 유등들이 가지런히 정렬된 주황빛의 유등터널이 남강 옆으로 주욱-이어져 있는데,
유등 하나하나에 자신의 가족의 건강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이름과 고향이 써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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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리를 건너 남강을 지나면, 진주성으로 올라갈 수 있다.
병사모양의 유등들이 군데군데 위치해 있어, 현실감 있다.
모두 테마가 다르다.
쳐들어오는 왜적들로부터 성을 지켜내려는 대일본 전투테마,
조선시대 마을, 백성들,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옛 우리 속담들을 유등으로 만들어낸 테마 등등.
유등 하나하나 디테일이 뛰어나고, 정성이 느껴진다.
엄마는 동화마을에 온 것 같다고 하셨다. 이 곳을 걷는 내내 종일 소녀처럼 꺄르르~ 웃으시면서
이곳저곳, 사진찍기 바쁘셨다.
아래는 사진들. :)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게 훨씬 예쁘다.
왜장을 껴안고 남강으로 투신한 논개를 포함해, 나라를 위해 순국한 조선의 여인들을 표현한 유등.
안타까운 것은 한국어 설명만 있었고 영어는 없었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들도 엄청 많았었는데, 이들은 하나도 이해 못했을거다..
외국인 꼬꼬마가 엄마한테 What's this? What's that? Who's she? 했는데 엄마가 설명 못하는 거 보고 안타까웠다.
다른 건 몰라도 임진왜란같은 한국의 중요한 역사를 담고 있는 축제나 행사라면,
외국인 관광객들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게 영어로도 설명이 되어있으면 좋겠다.
볼거리도 이렇게 많고,
먹을 곳도 되게 많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뭐 사먹으려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
테이블에 앉아 먹는 곳 같은 경우엔, 앉을 자리도 없을 뿐더러, 너무 손님이 많아서 주문한 음식이 언제 나올지는 잘..모르겠다 .
우리는 여기 오기 전에 진주냉면을 너무 배터지게 먹어서 간단하게 오뎅탕에 막걸리만 한잔 했다 :)
밤이 되니 날씨가 꽤 추워져서, 뜨끈뜨끈한 오뎅국물을 후루룩 하고 진주막걸리를 한잔 딱!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왁자지껄 북적북적 기분좋은 축제 .
진주남강유등축제.
남자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같이 왔으면 진짜 좋아했을 텐데.
오빠도 긴 휴가를 보내고 복귀한 거라 연휴후유증이 많을 것 같다. 나도 이번 주 내내 추석연휴 후유증 때문에 새벽까지 잠 못자고 출근하느라 죽을 맛이었다. 그런데 오빠는 맛없는 군대음식까지 먹어야 하니 나보다 더하겠지..?
얼른 보고싶다. 휴가 나오면 맛있는거 먹으러 가야지.
여기는 꼭! 내년에 손잡고 같이 와야겠다.
재방문 의사 100%!인 이 곳,
정말정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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