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 여름 가을 겨울69

눈물이 슬픔을 만든다 눈물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전엔 눈에서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심장이었다 심장이 펌프질해 올려낸 물처럼 투명한 피. 눈물은 왜 나오는 것일까 전엔 슬퍼서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눈물이 슬픔을 만든다 밥을 먹다가 음악을 듣다가 운동을 하다가 책을 읽다가 자려고 누워있다가 거리를 걷다가 샤워를 하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나온다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눈물이 눈물을 밀어낸다 눈물이 슬픔을 만든다 2018. 5. 2.
2018 아디다스마이런부산. 난생 첫 10km마라톤 완주. 2018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마라톤대회에 참여하였다. 10km 완주를 목표로. 사실 이 대회 참여 전에 단 한번도 10km라는 거리를 뛰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욕심은 있어가지고.. 목표는 B그룹으로 신청해놨었다. (B그룹은 10km를 1시간 10분 이내로 완주해야 한다 ㅠ.ㅠ) 그래도 4만원씩이나 내고 참여한 마라톤인데 중간에 포기하기도 싫고 다리에 쥐나기도 싫으니 사전에 연습은 조금이라도 하고 나가자! 했지만..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대회나가기 전 연습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나가게 되었다. 게다가 마라톤이 일요일이라, 마라톤 겸 부산여행 하려고 토요일날 부산행을 했기에. 친구들과 오랜만의 1박 2일 여행에 잔뜩 신나서 음주를 조금 하였다. 덕분에 아침에 머리아프고 울렁거리고.. 머무른 숙소는 .. 2018. 4. 18.
봄비 내리는 식목일. 딸기 심기. 식목일. 무언가를 땅에 심고 싶어서 뭘 심을지도 모른 채 무작정 시장에 갔다. 한번도 산 적은 없었지만 묘목들과 모종들을 파는 것을 언젠가 스쳐지나가면서 봤던 기억 때문이다. 어제는 장날이 아니라, 시장이 열리지 않았는데- 씨앗과 기본 농기구를 파는 작은 가게는 다행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씨앗은 가게 아저씨 추천을 받아 금방금방 자라 키우기도 쉽고 맛도 있다는 찰옥수수 씨앗을 샀고 모종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딸기를 샀다. 그렇게 딸기를 좋아하면서 왜 여태 딸기를 심을 생각은 못했을까? 우리집은 마당이 있어 웬만한 채소들은 모두 직접 키워서 때가 되면 뜯어먹는다. 근데 늘 그 작업은 늘 부모님이 하셨고 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딸기를 직접 심으면서 - 왜 사람이 살아 숨쉬는 자연 속에 있으면 치유가 .. 2018. 4. 7.
봄. 만남, 그리고 헤어짐. 추운 겨울동안 누렇게- 죽은줄로만 알았던 잔디밭에서 연두빛 생명이 꿈틀거리고 올라온다. 여기 저기 하나 둘.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몽우리가 생기더니, 곳곳이 노랑, 분홍, 하양의 색들과 제각각의 향기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늘 거기 있었던 모르고 지나쳤던 그 나무가 맞는지. 어쩜 이렇게 때가 되면 꽃망울을 터뜨리는지. 산 속의 꽃나무들도 꽃을 피웠다. 멀리서 바라보니 산에 흰머리가 난 것 같아. 막 튀겨낸 팝콘처럼 팝팝. 그리고 벌써. 꽃들이 지고 있다. 한순간에 만개한 벚꽃들의 꽃잎은 바람 한 숨결에 파르르- 날아간다. 꽃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곧 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인가가 영원하다면 그 소중함을 잘 모를 것 같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가 생각나는 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 2018. 4. 5.
그들의 삶. 그들의 삶. 여행의 묘미는, 평소엔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것, 듣고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줌에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9시간을 날아와 내린 인도라는 국가의 땅. 9시간 떨어진 이 나라는 언어도, 사람들 외모도, 문화도 다 너무너무 달랐다. 어딜가든 쉽게 볼 수 있는 사방에 널린 쓰레기들, 그러나 이에 대비되는 맑고 푸른 하늘. 나뭇가지 주으러 다니는게 하루 일과인 사람들. 물건을 사는 사람들. 사람들을 구경하는게 좋다.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 손잡이 하나 잡지않고 그냥 걸터앉아 가는 여자아이들. 쓰레기가 가득한 곳에 무얼 먹을게 있다고 뒤적거리는 소. 인도 전역 어디에나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아무곳에서나 잠자는 개. 목줄없이 자유로운 곳. 그만큼 개똥.. 2018. 2. 16.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이전에 다녔던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벌써 그곳을 다닌지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강산도 변한다던 10년이 지났는데도, 대부분의 것들이 그자리 그대로였다. 자주 가던- 남녀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로 꼽혔던 빵집, 최고의 맛을 자랑했던 국밥집들, 마을 내 거의 유일했던 치킨가게, 분식집, 은행, 미용실, 슈퍼까지, 그대로였다. 슬로시티, 창평. 당시에도, 지금도 유일했던, 유일한 빵집. 인테리어도, 빵들도 그대로였다. 빵 하나에 행복이 있었던 때. . . 힘들고 아팠던 , 당시엔 고통스럽고 처절했던 기억들도 조금 시간이 지나고나면 그리운 추억으로 변하는 것 같다. 처음으로 부모님 품을 떠나 생전 한번 가보지 못한 타지에서, 처음보는 친구들과 24시간을 함께해야 했었던 그때. 기숙사 호실을 난생 처음-.. 2018. 1. 9.
2018년 새해결심, 사람다운 삶. 날이 가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 어느덧 2018년이 되었다. 사람은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에 단위를 부여하고, 시계와 달력을 만들어 무심코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하며 기념해왔다. 2018년 1월. 한장 남은 17년도 12월의 달력을 마저 떼어내고, 새로운 달력을 걸어두는 날. 새로운 달력과 함께, 새로운 결심으로 나와의 약속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 날. 이렇게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소중함을 알기에 지나가버린 시간을 뒤돌아보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하는 건, 사람밖에 할 수 없는 것 같다. 2018년, 이 시작되는 12월 31일 자정, 나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는, 평소 다니던 교회에 있었다. 새로운 해를 맞아, 신께 기도드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해.. 2018. 1. 3.
이천 호국원,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 2017년 12월 16일. 우리 외할아버지 돌아가신지 5년째 되는 날. 부모님과 할아버지 뵈러 갔다 왔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국립 호국원. 차에서 내리니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르렀던 하늘과 차가운 공기가 반겨주었다. 정말, 구름 한점 없이 푸르렀던 하늘. 할아버지 돌아가시던 해, 이곳에 왔을 땐 그렇게 눈물을 멈출수가 없이 슬프고 가슴이 아려서 미칠 것 같았는데. 5년이나 지난 지금은, 슬프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 육신이 놓여있는 곳에 온다 생각하니. 차에서 내려, 국화 꽃다발을 사고 할아버지 계신 곳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수많은 참전 용사들의 뼈가 묻혀있는 곳.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행위같다. 일으키는건 지도자가, 희생은 국민들이... 2017.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