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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디다스마이런부산. 난생 첫 10km마라톤 완주.

by Boribori:3 2018. 4. 18.

2018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마라톤대회에 참여하였다.

 

10km 완주를 목표로.

사실 이 대회 참여 전에 단 한번도 10km라는 거리를 뛰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욕심은 있어가지고.. 목표는 B그룹으로 신청해놨었다.

(B그룹은 10km를 1시간 10분 이내로 완주해야 한다 ㅠ.ㅠ)

 

그래도 4만원씩이나 내고 참여한 마라톤인데 중간에 포기하기도 싫고 다리에 쥐나기도 싫으니

사전에 연습은 조금이라도 하고 나가자! 했지만..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대회나가기 전 연습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나가게 되었다.

 

게다가 마라톤이 일요일이라,

마라톤 겸 부산여행 하려고  토요일날 부산행을 했기에.

친구들과 오랜만의 1박 2일 여행에 잔뜩 신나서 음주를 조금 하였다.

덕분에 아침에 머리아프고 울렁거리고..

머무른 숙소는 이전에 한번 갔을 때 너무 만족해서 또 오게 된 지니게스트하우스.

광안리 해변이 한눈에 보인다.

 

이른 아침의 광안리해변. 이번 마라톤의 도착지점. 행사준비가 되어있는데 아직 휑하다.

 

7시 반까지 출발지점인 벡스코로 모이라해서,

5시간정도 자고 일어나 숙취에 힘들어하며.. 이 상태로 어떻게 뛰지?

암울한 심정으로 벡스코로 향하였다.

지하철은 무슨. 지하철 역까지 가는것도 힘들어서 택시를 탔다.

 이른 아침에 택시들이 참 많이 한 곳으로 행하고 있었는데 손님은 거의 에메랄드 아디다스티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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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힘들게 일어나 7시 반까지 택시타고 간 것이 무의미해졌다

어차피 가봤자 그냥 짐 맡기고 타투, 악세사리같은거 받고 9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시간이라도 더 자고 나올걸~  살짝 후회되었다..

 

 

아디다스 측에서 준 아템 착용. 우리 셋다 커플로 글라스 선택.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였다.

 이름과 기록측정용 칩이 붙은 종이를 티셔츠에 붙이고 달려야 완주하고 문자로 기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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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함께라서 즐거웠다.

오랜만에 젊은 사람들 많은 곳에 모이니 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도 받고 좋았다.

토요일날 비가 와서 아침에는 좀 쌀쌀했는데,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와서 너무 추웠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벡스코건물 안에 들어가있었다.

 

교복 입던 고등학생 때 만난 우리. 마음만은 18세 소녀이다. 그게 벌써 10년전이라니..ㅎ

 

그리고 9시..

단체로 스트레칭을 하고 가장 잘뛰는 울트라부스트 그룹이 첫번째,

그리고 A,B,C,D그룹 순서대로 출발을 한다.

우먼스 8K참가자들은 맨 마지막.

우린 이 중 B그룹이었으므로 출발이 빨랐다

연예인들도 보였다

하하씨.. 중딩 때 mbc방송국 복도에서 지나가며 한번 봤는데 그게 벌써 14년전?

ㅎㅎㅎ 근데 하나도 안 늙으셨다. 방부제 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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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활기찬 사람들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마라톤

 

마라톤이 원래 이런가?

아님 약간 축제성?마라톤이라 그런가 모르겟지만

이번 마라톤에는 1km도 안가 걷는 사람도 많았고 중간중간 멋진 부산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뛸 때 잘 보고 뛰어야 한다 안 부딪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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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라는 장거리를 달려보긴 처음이었고 사실 우리도 사진 찍고 추억남기는게 목적이었었다

그래도 뛰다보니 욕심과 오기가 생겨 사진은 포기하고 뛰는데만 집중했다

한번 걸으면 발이 땅바닥에 붙어 안떨어지는 기분이라 왠만하면 잘 안 걸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검은색 옷을 입고 노란 풍선을 들고 달리시는 b그룹 페이스메이커 분을 안 놓치게..

 

엄청 힘들지 알았는데

좀 뛰다보니 심장도 안정돼고 호흡도 차분해지고 괜찮았다 . 이건 진짜 인체의 신비다..

무슨 호르몬이 나와서 그렇다는데.

 

다만 잘 쓰지 않는 달리기용 근육은 무리해서 뛸수록 아파왔다..

그래도 참고 뛰었다.

킥복싱과 주짓수대회가서 힘들었던 걸 생각하며.

조금만 더 버티자고..

 

그래도 안쓰던 근육과 폐를 쓰려니 너무 지쳐 점점 페이스메이커 분들과 격차가 벌어졌는데

피니쉬라인이 보이니 마음에 힘이 생겼다..

비록 몸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음이 자꾸 채찍질하니까 몸에서 숨겨놨던 힘을 끌어내 막판스퍼트를 가능하게 하였다..

정말 인체 정신력의 신비..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피니쉬라인을 통과했다

인도 동생이 연사로 찍어준 우리 사진들.. 그녀는 우리가 완주했을때쯤 일어나셨다

 

사실 함께 뛴 친구들이 없었으면, 조금만 더 참고 달리자고 등을 밀어주고 손을 끌어준 친구들이 없었으면

이번 마라톤. 이렇게 좋은 기록은 못 나왔을 것 같다.

피니쉬라인 밟으면 기록 결과 문자가 오는데

1시간 9분 30초.

와..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해냈구나 싶었다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걸..

인생 첫 10km 마라톤 완주, 게다가 목표달성이라니

진짜 너무 기쁘고 뿌듯했다.

완주 메달. 감동적이야.

다 달리고 나니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앗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이 맛에 사람들이 마라톤을 하는구나 싶었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며 그때 힘들었던 걸 생각하니 당분간은 마라톤..... 생각도 안 할 것 같다 ㅠㅠ

 

 

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옆에서 응원해주는게 이렇게 큰 힘이 되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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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에서 광안대교를 통과해 10키로 뛰어 골인지점이 광안리해수욕장

우리 숙소가 있는 곳..

에메랄드 티셔츠로 가득 찼다

처음 티셔츠 받았을 땐 소화하기 힘든 색이라 별로였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상큼해..  

간식도 나눠주고 맥주도 주고 뭐 상품같은것도 줄서면 주던데

간식만받고 말았다 .

줄설 기운이 없었기 때문이다

 

완주 끝낸 사람들도 많이 앉아있다. 난 아예 드러누웠다 너무 힘들어..

숙소에서 바라본 완주하고 줄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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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 더 의미가 있었던 이번 마라톤대회.

고마운 친구들.

언제가될진 모르겠으나 다음 마라톤때는 좀 더 연습을 해서 나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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