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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69

흑맥주가 땡기는 날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피곤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바닥에 늘어붙은 찰떠억처럼 팔다리 주욱 뻗고 늘어져 있어도 시간은 같은 속도로 무심하게 흐른다. ..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는 흑맥주가 땡기는 날 . 그리고 옥수수가 귀여워 고른 새로운 맛의 감자칩 비라도 시원하게 쏴아 왔으면 좋겠다ㅡ🌧 2018. 8. 17.
작별 인사 여느 때처럼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 이상했다. 쎄한 느낌이 들었다. 아닐거야, 아니겠지. 발걸음을 돌려 옆집으로 향했다. 가까워질수록 더욱 이상하게 발을 떼기가 어려웠다. 머리는 얼른 가보라고 별일 없을 것이라 했지만 이상하게 느낌은 아니었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옆집 개가 누워있었다. 자신의 집 옆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왜 가만히 있는거지. 왜. 날 보면 그렇게 발발거리고 관심좀 가져달라 끼잉끼잉 칭얼거리며 난리부르스를 췄던 강아지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다. 미동도 않는다.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있었다. 따뜻하고 말랑거리던 발바닥은 차갑게 굳어 딱딱했고 움직여지지 않았다. 싸늘한 주검. 미안함에, 다시는 이 아이를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심장이 큰 돌로 짓눌리는 .. 2018. 8. 3.
편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 멀리사는 친구네 집에 오랜만에 놀러가 3일을 함께 지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생각하게 된 것. '편한 사람'. ///먼 곳에 살아서 자주 보지 못해도, 자주 연락하지 않고 지내도, 늘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함께있는 시간이 즐겁고 편한 사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사람. 할말이 없어도 , 서로 침묵하는 그 순간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도 있다. 매일 보는 관계이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웃고 떠들고 할 수 있지만 나와 둘만 남으면 불편해서, 어떤 말을 해서 그 시간을 어색한 침묵없이 이어나가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 사람, 가끔이라도 시간을 내서 밥이라도 먹어야지 관계가 끊어.. 2018. 7. 23.
구례 피아골: 피아골 계곡 그리고 까페 '라'. 2018.07.14-2018.07.15 구례 피아골 .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이번 모임은 구례에서. 구례는 가는 곳곳에 가로수길이 있어 드라이브하기도 너무 좋은 곳이다. 나뭇잎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게 예쁜 곳.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근처 계곡으로 나왔다 지지난주에 비가 많이 와서인지, 물도 많고- 마침 날씨도 맑아 푸른하늘에, 계곡에서 놀기 딱 좋은 날이었다. 몇년전에는 평상도 많고 긴 검은 천?같은 게 쳐져있어 그늘져서 더 놀기 좋았었는데 이제 사라지고 없다 한쪽에 다 치워져 있었다 아 저런 평상같은 것 대여비는 없다. 광양 주요 계곡들은 대여비만 몇만원 하던데 -.. 비온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물이 꽤 많았다. 발이 안닿는 곳도 있어서 헤엄치기 딱 좋았다. 양반 두덕 사진을 보기만 해도 그 시원.. 2018. 7. 16.
러시아월드컵, 축구 최강국 독일을 꺾은 대한민국. 이번 독일을 상대로 축구경기를 하기 전 조롱이나 우리나라 셀프디스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모두들 어차피 질 텐데 내기나 잘 해서 돈 좀 따보자 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고 한국이 독일을 골득실 2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나올 수 있었기에 다른나라도 아니고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 0개였던 우리나라가 감히 피파랭킹 1위인 독일을 상대로 ?7:0으로 져서 망신이나 안 당했음 좋겠다 , (실제 몇 도박사이트에선 우리가 이길 확률보다 독일이 우릴 7-0으로 이기는게 배당률이 더 낮았다고 한다..)이렇게 독일의 디딤돌이 되어주는구나,얼마나 발리는지 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으니 본방사수하겠다등 등.. 상대가 다른나라였음 모르는데 축구최강국 독일이었으니 . 그래도 나는 스웨덴.. 2018. 6. 28.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제주. 매일 보는 같은 풍경,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서 잠시 떠났다. 제주행 비행기. 뒤늦게 빠진 로스트라는 ,비행기 추락씬으로 고립된 섬에 갇히는 드라마를 보다보니 비행기를 탈 때마다 추락해서 죽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지금 이렇게 죽는다면 난 후회하지 않을까? 언제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싶어서 , 난 지금 이렇게 비행기 안에 있구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아래에선 바쁘고 악착같은 삶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5살인가 ?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꼬꼬마였을 때 부모님 손잡고 갔던 제주도. 이후로, 제주도에 놀러간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해외여행은 많이 다녔었는데. 이 곳은 언제든 쉽게 떠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서 미뤄두고 미뤄뒀다. 그러다 20년이라는 세월이 넘어서 보게 된 제주도 바다. ... 2018. 6. 27.
누군가에겐 걱정도 사치. 당장 오늘 뭘 먹지? 당장의 배고픔을 어떻게 채우지? 하고 걱정하며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쁜 사람들에게, 6개월 후에 죽는 시한부 사람들에게 1년 후의 걱정은 쓰잘데기가 없다. 내일 모레까지 제출해야 할 보고서가, 일주일 후의 시험이, 졸업 후 뭘 할지, 은퇴 후 뭘 먹고 살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은 수많은 누군가에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치일 수 있다. . . 차가 싱싱 지나다니는 길, 차 바퀴에 밟힐까 걱정될 정도로 찻길 가까이 누워 자는 수많은 인도의 노숙자들을 보며. 2018. 6. 6.
사람을 살게 하는 것. 친척오빠를 만났다. 어릴 땐 나와 동생들을 놀리고 혼내면서 참 자주 울렸던. 그래서 우리가 조금은 무서워했었던, 사촌오빠. 친척 언니오빠들 중 가장 나이도 많고 힘도 세고 싸움도 잘했던 오빠.( 그렇게 느껴졌다..) 그 오빠가 벌써 마흔 살이다. 웃는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쫑쫑쫑 걸어다니는 귀여운 딸도 있는 아빠. 오빠는 얼마 전부터 화물차를 운전하며 먼 곳에 화물을 전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운전을 해야해서 허리가 아프다는 오빠. 장거리 운전. 그것도 느리고 일정한 속도로 검은색 도로로 죽 이어진 고속도로를 긴 시간 달려야하는 화물차. 그렇다고 자주 쉬었다 가기엔 도착시간이 있어서 그럴 수 없는 일. 세상에 쉽고 재밌기만 한 일이 거의 없다지만 생각만 해도 힘들 것 .. 2018.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