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람을 살게 하는 것.

by Boribori:3 2018. 6. 1.
친척오빠를 만났다.

어릴 땐 나와 동생들을 놀리고 혼내면서 참 자주 울렸던. 그래서 우리가 조금은 무서워했었던, 사촌오빠.

친척 언니오빠들 중 가장 나이도 많고 힘도 세고 싸움도 잘했던 오빠.( 그렇게 느껴졌다..)

그 오빠가 벌써 마흔 살이다.

웃는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쫑쫑쫑 걸어다니는 귀여운 딸도 있는 아빠.

오빠는 얼마 전부터 화물차를 운전하며 먼 곳에 화물을 전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운전을 해야해서 허리가 아프다는 오빠.

장거리 운전.
그것도 느리고 일정한 속도로 검은색 도로로 죽 이어진 고속도로를 긴 시간 달려야하는 화물차.
그렇다고 자주 쉬었다 가기엔 도착시간이 있어서 그럴 수 없는 일.

세상에 쉽고 재밌기만 한 일이 거의 없다지만 생각만 해도 힘들 것 같았다.
얼굴도 팔도 많이 타서 거뭇해졌다.

그런데 오빠 얼굴에선 웃음이 가득하다.
 딸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나 닮았지?하면서.
영락없는 아빠미소.

오빠가 그랬다
힘들어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고.
아.
정말 행복해보였다.

오늘도 너무 고생했을 오빠의 어깨를 주물러주는데 그 어깨가, 그렇게 멋있어보였다.

그 어깨에서 우리 아빠도 그랬겠구나.
 우리 아빠도 힘들어도 이렇게, 자식들 생각하며 웃으며 견뎌내셨구나 싶었다.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힘든 일도 이겨내게 하는 것.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사람을 살게 하는 것.


사랑 .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