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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69

엄마, 마마, 마더. 엄마라는 이름 정숙. '끓여놓은 곰국은 얼렸나 모르겠네' 건강이 좋지 못해 입원한 상황에서도 정숙은 딸 집에 끓여놓은 곰국을 얼렸는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린다. '짐승의 애미든 지 자식한테 해끼치는 놈은 백리 밖에서부터 알아. 근데 애미는 지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 해.'(연쇄 살인마 용의자 흥식에게)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위험에 처해있는 딸을 생각해 정신을 놓지 않았고, 죽기 전 딸에게 꼭 하나는 해주고 가야 한다고 수백번, 수천번을 되뇐다. 덕순. '너 오늘 내 아들 알타리 뽑기 했니? 니가 용식이 건들면 나는 멧돼지가 되는거여. 너 앞날에 쑥대밭이 되기 싫으면은 어서 차키 찾어. ' (다친 아들 용식이에게 고된 일을 시킨 이웃에게 경고) 붕어즙, 도라지즙, 유황오리 백숙. 몸에 좋다하는 것은 늘 챙겨줘.. 2019. 11. 9.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는 요즘이다. 회사에 있을 때도 정신 차리면 점심시간, 또 정신 차리면 퇴근시간. 그리고 도복 챙겨 주짓수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10시 반. 씻고 잘 시간. 피곤해도 운동은 꼭 가야한다. 그래야 하루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되어 다음날 다시 출근할 에너지가 생긴다. 그렇게 정말 정신없이 월~금을 보내면 주말이 다가온다. 주말엔 평일동안 사무실 안에 있느라 할 수 없었던 일, 바깥 공기를 마시며, 햇살을 즐기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싶다.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 재밌는 미드를 정주행 하고싶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나 분위기 좋은 까페에 가서 향긋한 차,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글들을 정독하고 싶다. 넘쳐나는 기사들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 이 공간에 기록해.. 2019. 9. 6.
세부 여행가서 느꼈던 것들. 주말이 오기가 무섭게,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 이곳저곳 정말 많이 찾아다녔던 이번 여름. 올 여름의 마지막 물놀이는 필리핀 세부에서. 2019년 8월 27일~8월 31일. 여행엔, 특히 물놀이가 위주가 되는 여행엔 날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체크했다. 결과는 여행 일주일 전 월~일 전체 주간에 비 비 비 비 비....!! 표시였고 여행일정 그 주간엔 싸이클론 경보에 일정 내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올거라는 정말 우울한 내용이었다. 일기예보가 틀릴 수도 있길 간절히 바라며 - 매일매일 희망을 가지고 일기예보를 확인해보았지만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8월엔 우기니까.. 모르고 비행기 예약한 것도 아니잖아.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그래서 모든 걸 .. 2019. 9. 3.
자연이 주는 위안, 여름 올해엔 이곳저곳,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특히 이번 여름은 정말 주말마다 역마살이 끼었는지. 7월 초부터 시작해 8월 말이 가까워지는 오늘까지! 주말엔 타 지역의 공기좋고 물좋은 곳으로 이리저리 . 그러고보니 신기하다. 사람 많은 왁자지껄한 곳에서 놀땐 몇시간만 있어도 빠르게 피곤해지는 내가, 그렇게 놀고 나선 다음날엔 무조건 집에서 하루종일 쉬어줘야하는 내가, 이렇게 주말마다 나다녔다니. . . 자동차소리, 사람 많은 곳, 도시 속 화려한 빛이 만들어 내는 야경보단 자연이 내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개구리소리를 좋아하며 그리고 햇볕의 따사로움과 달빛, 별빛의 은은함을 좋아한다. 어릴적부터 나와 동생들을 주말마다 강과 바다, 논밭, 들판에 데려가 그곳에 사는 물고기, 올챙이, 게 등의 생물을 함께.. 2019. 8. 26.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님께. 2019년 5월 31일 - 6월 1일. 1박2일 가족여행. 전날- 경남 남해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하루를 보내고 둘째날은, 김해로 향했다. 김해 진영읍에 위치한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나고 자라고 숨졌던 곳. 지난 5월 23일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던 만큼, 올해 가족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를 이곳으로 정했다. 모두 흔쾌히 따라주어서 고마웠다. 약 8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 여전히 작은 시골마을. 서거 10주기라 그런지, 작은 시골마을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 . . 노무현 대통령님께. 8년 전 한번 찾아뵙고, 다음에도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이제서야 지키네요. 당신께서 돌아가셨던 해,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당신이 숨진 2009년 5월 23일, 저는 수능을 몇.. 2019. 6. 6.
이름 모를 들꽃 날씨가 좋아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얇은 외투만 걸친 채로 그저 걸었다. 생각해보니, 늘 출퇴근 거리를 운동가는 길을 운전해서 다니기에 하루 중 걷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예전에 수도권 쪽에 살았을 땐 늘 지하철, 버스를 타고 다녔으니 많이 걸어다녔었는데 이곳에 살고부턴, 가끔 어디 여행을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정말 걷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시간을 내서 걷는데 이상하게 느껴졌다. 매일 차타고 지나가는 그 거리를. 분명 어제도, 그저께도, 엊그저께도 지나갔던 그 거리를 두 발로 걸으니.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을 머금은 봉오리들이, 길가에 풀꽃들이 보였다. 하루하루 따스해지는 날씨로 봄이 왔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연둣빛 생명들이 길거리에 흙 속에서, 보도블록 틈새 속.. 2019. 3. 20.
아무것도 하지 않아보기. 날씨가 너무 좋았던 이번 주말, 일요일. 오랜만에 혼자 집에서 푹 쉴 계획이었지만, 완연한 봄날씨가 , 이제 푸르기만 해도 고마운 하늘이 나를 이끌었다. 이날의 감정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어딜 가지. 조용하고, 공기 좋고 물소리가 흐르는 곳. 혼자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멍~때릴 수 있는 곳. 계곡과, 그 곳에 있던 까페. 매년 여름마다 찾아가는 그 곳이 불현듯 떠올랐다. 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갔었던, 왁자지껄 신나게 놀다왔던 곳이었는데, 혼자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 혼자가 아니지. 탄이와 토리도 함께. 탄이 데리고는 첫 드라이브. 차에서 난리칠까 걱정했는데, 의젓한 탄이는 안전벨트를 맨 양, 아주 가만히 잘 있어주었다. .. 2019. 3. 20.
서울, 지하철을 기다리고 타면서 든 생각들. 열일곱살 때부터 학교, 직장 등의 이유로 이곳저곳 터전을 옮겨 살았기에 딱히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 정이 별로 없다. 정을 많이 주었던,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은 이곳에 있지 않기에. 그래서 주말이 되면 종종 버스에, 기차에 몸을 싣는다. 이번 주말에 향한 곳은 서울. 버스로 4시간 거리. 어렸을 적부터 명절이면, 멀리 떨어진 할머니집에 가기 위해 6~7시간은 기본으로 차안에서 버텨야 했었기에 , (네비도 없었던 그 시절, 운전대를 잡은 아빠, 새삼 존경스럽다.) 인천에서 대학교에 다닐때도 집에 가려면 4시간은 기본이었기에, 특히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그 순간들을 좋아하기에 장거리 버스나 기차를 타는 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되게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소중한 사람을 보러가는.. 2019.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