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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토리톨

강아지 양파중독, 혈뇨 후 혈액 검사

by Boribori:3 2023. 6. 24.

 
 
23.06.17.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 이것저것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다. 다 놀고 잠깐 엘레베이터까지 친구들 배웅을 나갔는데.. 돌아와보니 분명 접시에 있었던 음식이 다 사라져있었던 것이었다. 
분명 먹다 남은 막창 / 양파들이 있었는데 설거지라도 된 듯이 깔끔하게 사라져있었다.
 
막창 밑에 양파가 꽤 깔려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생양파 아니고 구운양파니까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하면서 그때서야 인터넷 정보들을 찾아봤는데 굽거나 삶거나 양파의 독성 성분은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있어 똑같이 위험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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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양파는 특유의 강하고 자극적인 향때문에 보통, 강아지에게 줘도 잘 먹지 않지만- 익히면 달콤한 향과 맛이 나고 특히 고기와 함께 조리된 양파는 식탐이 많은 강아지들이 먹으려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양파중독 원인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
n-propyldisulfide라는 양파에 있는 성분은 강아지의 체내에서 적혈구를 파괴시킬 수 있는 반응성이 높은 산화제 기능을 한다. 전신에 산소 공급을 해주는 적혈구가 파괴되면 , 빈혈(혈액이 조직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 이 일어나고 심할경우 사망할 수 있다.
양파 뿐만 아니라 마늘, 파 같은 식물에도 유기황화합물 성분이 있어 강아지에게 위험하고, 이 성분은 가열을 하더라도 파괴되지 않기에 조리된 양파도 똑같이 위험하다. 
강아지 체중에 따라 치사량은 달라지지만, 소형견의 경우 15~30g 정도만 섭취해도 위험.   
견종, 건강상태, 나이 등에 따라 달라지긴 하나- 보통 강아지 체중 kg 당 5g이상 섭취했을 경우(체중의 0.5%이상)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증상 & 대처
- 양파의 독성 성분이 적혈구가 파괴되면 몸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눈 점막이나 잇몸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어지럼증 / 구토 / 무기력증 / 식욕감소 / 가쁜 호흡 / 혈뇨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은, 강아지가 양파를 어느정도 먹었는지 파악하는 것.  얼마나 먹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거나, 몸집에 비해 많이 먹었다면 지체말고 병원에 데려가자. 
- 양파중독 증상은 양파를 먹은지 보통 1~2일 이후에 발현되기 시작한다. 양파가 소화되어 양파 내 독성이 적혈구를 파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
이 때문에, 소화되기 전에 먹었던 양파를 토하게 하는 것이 좋으나 - 전문가가 아닌 경우 반려견의 위/식도/폐 등을 손상시킬 수 있어 더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과산화수소는 위, 식도 점막에 매우 자극적인 화학물질이라 토하게 하려다 오히려 장기를 손상시켜 더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병원에 갈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특히 양파 삼킨 정도면) 병원 데려가자...  (동물병원 가면 구토유도 주사를 놔주는데, 수분 내로 구토를 한다고 한다.)

=> 결론: 양파가 체내에 흡수되기 전, 토하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나,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경우 -  혈액 검사를 하여 상태를 보고 괜찮으면 자연 회복.  처치가 필요한 상태라면  수액(정맥 주사로 투여) , 더 심할 경우 수혈을 해야한다.
지방의 작은 동물병원 들은 특히 - 수혈 가능한 혈액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 사랑하는 강아지를 한순간에- 하늘나라로 떠나보낼 수도 있다.
 
#혈뇨 증상
토리는 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활발하고 밥도 잘 먹음) 오후 2시쯤부턴 소변 색이 전보단 확연히 붉게 변하였다. 어제 새벽1시쯤 양파를 먹었는데 아침에 본 소변 색까진 멀쩡했었다 심장이 철렁, 하고 내려앉아 당장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양파먹은 후 / 소변이 조금 붉어졌다.

 
#토리 혈액검사
동물병원에 데려가 먼저 체중부터 쟀다. 우리 토리 겨우 5kg.. 

5kg도 안되는 쪼끄만 녀석이 아프니까 더더욱 걱정됐다 .

우리 토리..겨우 5kg..

 
수의사님께 어젯밤 있었던 상황과 현재까지 토리 상태/증상을 말씀드리니,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피를 뽑고 원심분리 결과가 나올때까지 20~30분 정도 대기했는데 제발 괜찮았으면,,마음 뿐이었다. 그래도 수의사님께선 토리 증상만으로 봐선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켜주셨다. (이미 양파를 먹은지 12시간 이상이 지났으나 밥도 잘 먹고 활발하고, 소변 색 조금 붉어진 것 말고는 특이사항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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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검사 결과.
왼쪽이 토리의 피고, 오른쪽이 정상인 개들의 피 상태라고 하셨다.
토리 피는 확실히 혈장이 붉어보인다.  혈액을 원심분리했으니 가장 위에 뜨는 혈장은 정상적이라면 투명해야 하는데.. 양파 독성이 적혈구를 파괴해 저렇게 보이는 거라고 하셨다. 

왼쪽이 토리 혈액.

또 한번 가슴이 쿵.. 
그리고 이번에 기름기 많은 막창/양파를 먹고 일시적인 상태일 수도 있으나 혈액에 기름이 많이 끼어서, 이게 일주일 후 (정상적인 식사 유지 후) 혈액검사시에도 같은 상태가 나온다면, 심각한 고지혈증일수도 있다고 했다. 평상시 사람 음식을 먹이는게 아니라면 이번에 배달음식 훔쳐먹고 나온 일시적인 상태일 거라고 하셨다. 그러나 확실히 확인하고 싶으면 다음주에 와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심.
 

허연 색이 혈액 속 기름..

 
울 토리의 혈액 분석치 결과.
정말 다행히도 - Hematocrit(적혈구 비율)과 Hemoglobin수치가 꽤 높게 나와,, 따로 치료는 필요하지 않고 상태 지켜보며 자연회복 하면 된다고 하셨다. 

토리 혈액검사 결과

정말정말 다행이야..!!!
집에 돌아가서 소변이랑 강아지 상태(활력, 식욕 등) 잘 지켜보며 이상 없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다.
 
#진료비용
일요일 주말진료 + 혈액검사비 + 해열제 주사까지 해서 총 11만 2천원 나왔다.  
#사람음식 NO
우리 토리 정말 죽을 뻔했다..
토리 키운지 7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진짜 다행이야,,  살아줘서 고마워 토리야- 좀더 주의할게 내가.
한꺼번에 많은 양의 양파를 먹는 것도 위험하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에는, 특히 웬만한 한국음식에는 양파/마늘류가 거의 기본으로 들어간다고 보면 돼서- (양파가 보이지 않는 국이나 찌개 역시 금물) 강아지가 먹고싶어한다고 조금이라도 절대 주면 안 된다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보쌈류도 누린내 잡는다고 마늘넣고 끓이고 하니까  특히 몸집 작은 소형견에겐 이런 것들이 쌓이면 치명적일 수 있다.
 
토리야 한눈 안팔게...살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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