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4~2022.07.31 꿈꾼것만 같았던 몽골여행,,을 다녀온 후기#3 !!
몽골 가기 전 가장 걱정했던 것, 그리고 역시나 갔다와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는 화장실이었다. 몽골로 여행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말들에 화장실이 빠지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 말들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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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총 7박8일 일정 중 몽골 공항에 도착한 첫날 하루는 울란바토르 호텔에서 자고 나머지 6박7일(a.k.a.실투어)은 고비사막+테를지코스로 다녀왔다.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수도이자,, 인구 대다수가 모여사는 - 한국으로 치면 서울같은 대도시라 화장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는 문명도시.
그런데 문제는 수도 울란바토르를 벗어난 이후이다.
우린 남쪽에 있는 고비사막을 향해 하루 평균 7~8시간을 차타고 달렸다.
대자연을 향해..
정말 말 그대로 대.자.연.이다.
도로와 우리가 탄 차 외에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이라곤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밤이되면 길을 비춰줄 가로등도 없으며 심지어 어느 방향으로 가라는 뜻인 표지판, 이정표조차 없음. 게다가 고비사막쪽에 가까워지면 도로조차 없어지고 그냥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라서 대자연과 차 속의 우리뿐이다ㅋㅋ
#화장실
그러므로 화장실 역시 없다..
그래도 사람사는 곳인데 화장실은 있겠지~하는 생각은, 고비사막을 여행하려는 관광객들은 버려야한다. 사막 가는 길들은 사람들이 살지 않는 허허벌판이기 때문이다.
달리다 용변이 급하면 잠깐 차를 세워 우산이나 돗자리를 펼치고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놓은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선 계산을 잘해야한다.
<문명 화장실 타이밍>
-점심때쯤 들리는 식당이나 마트 들릴때
-저녁무렵 도착하는 게르/여행자캠프 도착할때
마트/식당 들릴땐 무조건 !!! 별로 마렵지 않더라도 일단 화장실 들려서 방광 혹은 장을 쥐어짜내고봤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 한국에선 그러지 않는데 몽골에서의 실투어 6박7일 동안엔 난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화장실부터 가 장을 비워냈다. 지금 가지 않으면 이따 곤란해진다는 것을 뇌가 장에게 경고를 한 건지.. )
운이 좋으면 식당/마트에 딸린 화장실은 변기가 있는 수세식이며 화장지도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고비 근처 화장실은 이렇게 생긴 곳도 있다.
(비록 사진은 찍지놓지 못했으나 뇌리에 강하게 남아 그려본당.. 이게 나한텐 가장 인상깊었던 화장실이며 다른 나무화장실은 이것보단 덜했음 ㅋㅋㅋㅋ 그치만 사용하진 못했다.. 들판이 나아.. )
두둥..!!
마트 들리는 타이밍에 마트 점원에게 화장실 어딨는지 물어봤는데, 옆에 있던 터기(우리 가이드님!!)가 말했다.
"음..나무화장실이라 이따 초원으로 가는 게 나을 거에요ㅎㅎㅎ "
그렇다...
이곳은 나무화장실이라 부른다. 나무로 만들어진 화장실.
푸세식이라 일단 밑바닥에 축적된 용변들로부터 나는 냄새도 당연 감내해야하지만 내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따로 있었다.
나름 사람이 만든 화장실이기에 지나다니는 타인으로부터 용변을 보는 행위를 보이지 않도록 가려줘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몇몇 나무화장실은 3면만 막혀있고 나머지 1면은 시원하게 뚫려있었다(도대체 왜때문에..?!!!) 가림막 하나두 없이~~ 뚫려있는 곳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향해있다.
게다가 나무판자 두개만 덩그러니 놓여져있는데 저걸 밟으면 혹여나 부서져서 밑에 빠지진 않을까... 심히 걱정스러웠음.
그래서 가이드님께 말했다,,
네.. 마을 벗어나서 초원에서 내려주세요 ㅠㅠ
대자연 속에서 우산 펼치고(같이가는 친구가 펼쳐줌^^) 새파란 하늘, 혹은 별들로 가득찬 하늘 아래서 쉬를 하는 기분은 처음에는 현타가 오지만 익숙해지면 정말 서슴없어진다.. 게다가 동지애(?)가 절로 생긴다.
이럴때면 정말 우산도 없이 서서 쉬할 수 있는 남자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여자들은 바지 내리고 쭈구려앉아 궁딩이를 까야하니까 ^^
낙타나 말타기 체험할때 애들이 자꾸 걸어가면서 대소변을 눠서 으 더러워...했었는데 우리 인간도 먹으면 배출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동물이구나 싶어짐.
#몽골에서 생리.. / 탐폰챙기기!!!!
몽골여행이 이렇게 화장실 사용을 걱정해야 하는 곳이므로 여성 여행자들은 한가지를 더 생각하고 가야한다.
바로 한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경.. 생리 그분..
나도 여행일정 중간부터 생리예정일이 겹쳐 피임약을 먹어 생리주기를 미룰지 어쩔지 고민을 엄청 많이했었는데, 그냥 부딪쳐보기로 했다. 피임약 먹고 생리를 미루면 그 다음 찾아오는 생리날 고통이 2배가 되었던..과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몽골에서 생리하기란.. 엄청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어떻게 잘 지나갔다 ,, 탐폰(삽입형 생리대)의 덕이었던 것 같다.
탐폰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탐폰 사용법을 익히고 가길 추천한다.
하루 이동시간이 엄청 길고 제대로된 화장실가기가 어려운 몽골에선 생리대보다 탐폰이 훨씬 유용하다. 찝찝함도 덜하고 혹여나 생리양이 많을 경우 탐폰+생리대를 해야 출혈양 과부하로 인한 팬티/바지로의 누혈을 예방할 수 있다 ㅠㅠ
특히 다수의 일행들과 함께 한차에 다닥다닥 앉아가야하므로 탐폰을 쓰는 게 피냄새에 대한 신경쓰임이 훨씬 덜하다 (쓰고나니 슬픈 가임기 여성의 삶)
그리고 몽골 마트에선 탐폰은 안팔고 생리대만 팔아서.. (마트 들릴때마다 확인했는데 탐폰 파는 곳 없었음) 미리 한국에서 충분한 양 가져가는 게 좋다.
타이레놀이나 이지엔 등등 본인에게 효과 좋은 진통제와 뒷처리용 마이비데, 휴대용 화장지 등도 넉넉히 챙겨가기.
#샤워시설
샤워시설 역시 전혀 기대하지 말고 가야한다. 그래서 우린 혹여나 씻지 못할 사태를 대비해서 물티슈를 많이 가져갔다.
실제로 첫날 머물렀던 게르에서 일행 중 1명은 물티슈로 대충 닦고 잠을 정했다. 나머지 4명은 정말 졸졸졸.... 나오는 수압이 많이 약한 샤워기 하나에 의지하며 겨우 씻었음. 물론 따뜻한 물 안나옴.
따뜻한 물은 6박중 딱 2박 나왔고 나머지 4박은 찬물+ 몇줄기의 약한 수압이었다.
따뜻한 물은 미리 물탱크에 데워져있는 물을 쓰는 형식이라 앞서 샤워한 사람들이 물을 많이 쓰면 뒷사람은 못쓴다.. 그래서 게르캠프에 여행자들이 많으면 말없는 샤워경쟁이 펼쳐진다.
(특히 한국인들은,, 씻는 것.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족이고 게다가 얼마나 부지런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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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정말 작은 것, 사소한 것에 감동하게 되는 곳이다.
수세식 화장실이라는 것에 감동하고, 수압이 세다는 것에, 따뜻한 물이 나온다는 것에 너무나도 행복해지는 곳이다.
몽골여행은 같이가는 일행들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몸이 편하지 않은 여행이라 예민하고 부정적인 성격의 사람은 힘들다, 왜 여기왔는지 모르겠다며 불평불만을 말하기 너무 쉬운 환경인데 (실제로 그런 일행들 때문에 여행이 힘들었다는 후기도 많이 읽었음.)
우린 이런 경험들 하나하나가 다 너무 재밌었고 즐거웠다. 또 언제 이런 걸 경험해보겠어!! 다 예상하고 왔던 건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데? - 하며 완전 긍정파들이었음 ㅋㅋㅋ
사실 우린 최악의 경우들까지 미리 한번씩 상상을 해보고가서 그런지 실상 마주친 현실들이 상상에 비해 엄청 괜찮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화장실도 그중 하나였다. 그때도 재밌었지만 지나고나니 더 웃음이 나오는 재미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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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어딜가든 상상 이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너무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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