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5박 6일간의 블라디보스톡 여행계획은, 아예 세우지 않았었다.
비행기 표 달랑 하나 들고 일단 떠나기.
아, 생각해보니 계획을 미리 세운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주짓수 도장 방문하기 .
비행기표를 결제하자마자 ,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이 지역 도장을 찾아보고 미리 연락드리는 것이었다.
2월에 가는데 10월에 연락을 드렸으니.
기내 반입 가능할 정도의 작은 캐리어 속에 도복을 꾹꾹 눌러담을 때가 가장 설렜다.
덕분에 다른 예쁜 옷들이나 자질구레한 여행용품들은 도복이 차지하는 공간만큼 포기를 했다.
여행 경력이 늘어날 수록, 여행지에 가서 가져가는, 가져오는 물건들이 없어지고
물건을 담을 공간에 잊지못할 추억을 대신 가져오는 것 같다.
(저번에 간 후쿠오카 도장과는 달리 이번에 간 블라디보스톡 주짓수도장 관련 정보는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하나도 나오지 않아서,, 자세한 후기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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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갔었던 블라디보스톡 도장이름은 팀 스트렐라. (team strela. )
주소는 ultisa admirala fokina 1.
구글맵엔 팀 이름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직접 연락드려 받은 주소이다.
받은 주소를 구글맵에 치면 이렇게 잘 나오고
관광지인 아르바트거리에 있는 디나모 운동장 쪽에 있어서 접근성은 높지만 문제는.. 어떤 건물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크고 광활한, 드넓은 러시아 땅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여행해본 곳이 이곳 블라디보스톡뿐이어서,
러시아가 전부 그런건지 이 지역만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블라디보스톡은 정말 원하는 건물을 찾기가 어렵다.
웬만한 건물들은 간판 자체가... 없거나 너무 작고 눈에 띄지 않아 잘 보이지 않거나
그나마 있어도 러시아어로 작게 되어 있어서 무슨 용도의 건물인 건지도 알기 힘들다..
그래서 이곳 사범님께 또 연락해서 여쭤봤다.
구글맵이 알려준 위치에 가서 사진찍어서 보내고 뭐가 도장건물이냐고 ㅠ.ㅠ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코치님^^
(역시 건물에는 아무 간판도 없다고 하셨다. )
도장은 디나모운동장 입구를 정면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노란건물에 있다.
근데 저 정문은 보통 굳게 닫혀있어서
사진엔 없지만 좀 더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있는 쪽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바로 여기..!
운동 다 마치고 밤에 찍어서 깜깜하지만 그 노란 건물이다.
현지사람을 통해 알게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이 찾아가긴 힘들 것 같다.
1층엔 탈의실, 샤워실이 있고 주짓수도장은 계단을 좀 더 올라가면 있다.
완전 주짓수도장은 아니고 건물을 빌려서 시간에 맞춰서 수업하는 것 같았다.
주짓수는 월수금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라 했었으니까.
8시 전까진 '삼보'라는 러시아 전통무술을 하고 있다.
신기해. 진짜 위에는 도복 밑에는 반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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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체격들이 다 엄청 컸다.
슬프게도 여자는 초보자 딱 한명뿐이었다.
외국여자랑 스파링해보고 싶었는데 //
사진찍을 시간이 없어서 못찍었지만 스트레칭 시간은 따로 없었고
도장을 10바퀴정도 가볍게 뛰고 세줄로 서서 앞구르기 뒷구르기 같은 기본동작 드릴을 하며 몸을 풀었다.
코치님이 동작 어렵거나 너무 힘들면 말하라고 하셨는데
거의 도장에서 평소에 하던 것들이라 즐겁게 잘 따라할 수 있었다.
이날 배운 기술은 딥데라히바 스윕 베리에이션 4가지.
코치님이 영어를 엄청 잘하셔서 러시아어로 전체에게 설명해주신 다음에 따로 내 쪽으로 오셔서
영어로 한번씩 더 보여주셨다. 넘나 친절 ..!
수업 끝나고 숙소 돌아가기 전, 허락받고 찍은 영상.
기억력이 안 좋아서...
딥데라히바는 다리가 긴 사람이 걸기 좋아서 키 차이가 많이 나면 걸기 힘들다..
그래서 기술연습 파트너론 그 유일한 여성분이 아니면 그나마 나랑 체격 비슷한 사람과 시켜주실 줄 알았는데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짧은 머리의 친구를 붙여주셨다.
유일한 미국인이라 커뮤니케이션이 편할 거라면서.
알고보니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메리칸 러시안이었다.
이분도 주짓수 배운지 2년정도 되었다고 하셨다.
키큰 상대에게 딥데리히바를 걸기란 역시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다^^
그리고 스파링 시간.
5분스파링 하고 2분 쉬고 한 5라운드 했었다.
역시 스파링은..힘들지만 재밌다.
모두들 나보다 체격도 힘도 한참 위였지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매너 주지떼로들 !
그리고 그 또 다른 퍼플벨트 보조코치님과도 스파링을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힘도 안 쓰시고 부드럽게~ 날 넘기시는지 신기했다
이번에도.. 역시 갈길이 한참 먼 쪼렙이라는 걸 깨닫고 간다^^.
살아온 환경도, 언어도 , 외모도 다 너무 다르지만
운동 하나로 이렇게 통한다는 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마지막에 끝나고 넘넘 자상하셨던 코치님과 기념사진 :)
바지끈 다시 묶을 정신도 없었다.
쓰바씨바 ..
여행을 일상처럼 !!
정말 이번 여행은 장소만 바뀐 일상을 살아보는 여행이었다.
그중 가장 흥분되었던 경험 중 하나인 러시아 주짓수도장 체험기.
스파링을 너무 열심히 해 근육이 떨렸는데 이마저도 뿌듯했던.
다시한번 내가 이 운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꼈다.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8월말~9월이 최고라는데 9월에 한번 더 오고싶다 정말.
그때는 러시아어를 좀 공부해가야지 ..!
(러시아는 정말 딴건 몰라도 러시아어 읽는 것 정도는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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