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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바사태 정리

by Boribori:3 2018. 12. 21.

요즘 삼바사태, 하면서 말이 많은데 여기서 삼바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줄임말이다.

삼바사태...

역시 BBK사건처럼 여러 회사들이(다른게 있다면 같은 삼성그룹 내 여러 회사들..)들어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건 같은데 주관적인 내 시각으로 봤을 땐 에버랜드전환사채 사건 시즌 2일 뿐이다.

색깔은 같은.

삼성을 물려받고 싶긴 한데 상속세를 안 내고 최대한 싸게 물려받고 싶어 벌인 짓..!

몇천억도 아니고 혈세 몇조원이 왔다갔다한 거대한 사건인데 놀랍게도 언론들은 잘 다루지도 않고

뉴스랭킹에 올라왔다하더라도 빠르게 사라지는 삼바 관련 기사들. .

실제로 관심 갖고 검색하지 않는 이상 접하기가 힘든 소식이고 매시간 최신 정보만 업데이트되는

일반 기사들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리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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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산하기관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고의적 분식회계'를 했다는 최종 결정을 내리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얼마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의 압수수색을 시작했고 열심히 수사중이다.

무슨 일일까?

 (사진- 참여연대)

좀 많이 복잡한데 일단 한 줄로 정리하면 

삼바 사태의 쟁점은,

2015년 말 상장 직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종속 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꾼 것을 두고

이를 '고의적 분식회계'인지 아닌지의 여부이다.

 

그렇다면 분식회계는 무엇일까.

 

#분식회계란?

 분식회계는 적거나 없던 매출을 늘리거나 만들어서 기록하고, 소모한 비용은 줄이거나 없애는 식으로

재무재표 (회계상 재무현황을 기록하여 보고하기 위한 문서. =기업의 가계부)를 부풀려

기업의 재정상태를 실제보다 좋아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영어로는 window dressing settlement. 윈도우 드레싱은 우리말로 쇼윈도, 즉 겉만 화려해보이는 겉치레라는 뜻.

한 마디로, 분식회계 = 재무제표 뻥튀기.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즉, 증선위는 삼바가 기업가치를 뻥튀기를 했다고 , 좀 더 나쁘게 말하면 사기를 쳤다고 보는 것이다.

 

 

# 삼바사태 정리

- 삼성은 삼성전자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글로벌 기업이 되었지만

 반도체/전자기기 말고도 회사를 계속 꾸려나갈 수 있는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생각한 새로운 먹거리가 바이오 분야.

 

 - 2011년, 그렇게 삼바가(a.k.a. 제약회사) 설립되었는데 제일모직(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음)의 자회사*였다.

(*자회사: 子회사. 다른 회사에 의해 지배, 종속되고 있는 기업. 종속회사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2012년, 미국 바이오젠사와 합작 투자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삼바의 자회사로 세운다.

  즉, 제일모직(구 에버랜드) - 삼바 - 에피스로 연결되어 있었다.

 

- 그리고 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개발하자는 목표로 세운 회사이다.

(왜 하필 약을 개발하는 회사였을까.. ? 라는 의문에,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좋다'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A라는 약을 개발해서 이게 곧 앞둔 임상시험만 통과하고 하면 1억에서 1조가 될 거라고 뻥을 쳐도 뭐라 아니라고 바로 반박하기 힘든 게 바이오 신약이니까.)

삼바라는 회사의 존재조차도 잘 몰랐던 사람들도 많을 텐데 난 대학시절 생명공학을 전공했어서

삼바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선배, 친구들이 많아서 매우 익숙하.  

- 바이오젠은 미국의 바이오회사로, 삼바와 함께 에피스 공동 설립했고,

에피스 지분을 15%만 투자(삼바는 나머지 85%)했는데 설립 당시 콜옵션*을 부여받았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에피스 지분을 49%까지 늘릴 수 있게끔.

삼성은 여태 약을 개발해본 적이 하나도 없었으니, 바이오젠의 도움을 받는 대신,

나중에 회사가 좀 커지면 주식을 싼값에 준다는 것.

바이오젠 입장에선 삼바가 신생업체이기에 지분을 조금만 투자해 위험부담은 줄이지만

기회를 보다 에피스가 크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한 것.

(*콜옵션: 미리 정한 가격에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 =주식매수청수권)

 그런데 당시 삼성은 이 사실을 숨겼다, 콜옵션 계약 존재 자체를 공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들은 모두 에피스가 삼성의 것인줄로만 알고 있었지

나중에 바이오젠이 원한다면 절반을 그 회사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 설립 이후 삼바는 매년 80억~140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해보지도 않은 바이오 사업을 갑자기 하려니 그럴만도.

  그런데 놀랍게도 2015년, 4년만에 갑자기!! 1조 9049억원의 순이익 발생한다.

 

- 어떻게???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이다.

(*종속회사는 말그대로 A,B회사를 같은 회사로 보아 종속회사B의 자산, 매출, 부채 등이 모두 지배회사 A의 재무제표에 합해져 평가된다.

지배회사A는 종속회사B의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관계회사는 관계만 있는 회사라 A,B 두 회사의 재무제표는 별도로 작성된다. 다만 손익만 '지분율'을 시장가격으로 반영하여 더한다.

일반적으로 지분이 50%를 넘으면 종속회사, 20~50%면 관계회사로 본다.)

 

 

어쨌든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후 에피스의 가치도 덩달아 4621억원에서 4조 8085억원으로 급증한다.

 에피스 역시 누적 적자가 아주 상당했던 회사였는데 말이다.

그리고 삼바의 시가총액은 약 32조로 크게 뛴다.

 

- 증선위는 애초에 바이오젠과 콜옵션 조건을 달고 계약을 했을 때부터 에피스는 관계회사였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애초에 관계회사였기 때문에 이번에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며 추가된 가치 4조 8000억여원은 고의적 분식회계 결과물이라 보는 것.

- 이에 대해 삼성은, '바이오젠의 콜옵션행사로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어 회계처리 기준을 이렇게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피스를 세울때도 바이오젠의 존재는 말하지 않았던 (고의적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삼성의 갑작스런 커밍아웃.

바이오젠이 우리 에피스 50% 가져갈 수도 있어서 ...! 어쩔 수 없었따..! 하면서.

그럼 왜 그땐 콜옵션 존재를 공시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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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삼성은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연기 사실을 미리 알고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 내부문건을 공개한 것.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 ,  자료-한국일보)

음..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를 연기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 이는 쉬쉬하고 회계분식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에피스의 절반을 바이오젠에게 줘야한다는 사실을 공지 못한 건 실수라고 쳐도 (아무리 봐도 고의같지만..)

그럼 이 문건은 뭐라 설명할 것인가.

 

# 논란 이유

설립 이후 매년 적자이던 삼바와 에피스가 갑자기 조 단위의 순이익을 발생하는 흑자기업이 되었던 2015년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있었다. 제일모직은 에버랜드가 2015년 이름을 바꾼 회사.

(여기서 에버랜드가 내용 이해에 중요한데, 아래에 설명해두었다.)

합병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가치 비율은 1:0.35.

즉, 제일모직이 삼성물산보다 가치가 3배는 높았었다.

주가로 평가하면 제일모직이 3배 위지만 회사 규모로 치면 삼성물산이 훨~씬 컸다. 제일모직 매출 5조원, 삼성물산 매출 28조원.

그런데 주가는 제일모직이 3배나 큰 이유는?

 '바이오신약'을 다룬다는 제약회사의 미래가치와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잘 크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그런데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회사였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제일모직의 대주주인 이재용이 이 합병된 회사를 가지게 될테니

삼성생명도 지배할 수 있고, 삼성생명은 또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곧 삼성그룹에서 가장 비싼 삼성전자 지배력도 높아진다는 의미.

제일모직-삼바-에피스 였는데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삼성생명, 삼성전자에까지 지배력이 커지는 것 물론 그 지배자는 이재용..!

상속세, 증여세 안 내고 삼성그룹을 안정적이게 지배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물론 합병에 반대했다.

주가가 높다고 해도 비상장 회사고 주가는 언제 어떻게 떨어질 지 모르는데

물산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회사랑 갑자기 합병한다고 하면 어떤 주주가 좋아할까.

이때 국민연금(삼성물산 최대주주)은 '삼바의 미래성장가치'를 근거로 대며 이 합병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이 내는 세금을 먹으니 돈이 많을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회사의 2,3대 주주다.

그런데 국민연금도 걱정이 많다. 갈수록 고령화가 심해져서 세금 낼 사람은 적어지는데 연금 받아먹을 사람은 많아질 것이기에.

그래서 나중에 세금을 낸 젊은 국민들이 노인이 됐을 때 연금을 줄 수 있게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야 한다.

어쨌든..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을 한다. 그런데 합병 관련 회의한 것을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우리 세금으로 모은 돈이면서.

그래서 여기에 의혹이 생긴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청탁하며 대가로 뇌물을 주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

=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

실제로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부장은 이 혐의로 구속되었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장)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제공한 혐의로 2017년 구속기소된 이재용)

 

이래서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논란이 있는 것이다. 물론 삼성이 이렇게 아니라고 반박하니까 어디까지나 의혹일 뿐이지만!

 

아무튼, 삼바의 입장은 이렇다.

'모든 회계처리를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고 확신한다,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시정 요구나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 효력을 멈춰달라.'

 

#삼성 상속자 이재용, 그러나 상속세는 내기 싫어!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사건은 이건희 이재용 부자의 에버랜드전환사채 사건을 배경으로 알면 더 이해하기 쉽다.

이 사건은 삼성 오너 이건희가 사랑하는 이재용을 포함한 아들딸들에게

삼성을 세금 안 내고 물려주고 싶어서 벌인 본격적인 사건이다.

 (이재용이 삼성 경영권을 정상적으로 상속, 증여받으려면 약 7조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데 이것이 내기 싫었던 것이다.)

예전에 써둔 글이 있어 링크를 건다.

(2017/11/18 - 이것이 탈세다: 이건희/이재용, 에버랜드전환사채 다시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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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정리하면

때는 1995년.

삼성그룹을 아들 이재용에게 최소한의 돈만 내고 물려주고 싶은 이건희 회장은 에버랜드!(우리가 아는 그 놀이동산!)를 준다.

그리고 삼성생명 주식의 20%를 에버랜드가 아주 싼값에 가져간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아주 많이 갖고 있었다.

즉, 에버랜드는 싼값에 삼성생명 주식을 사면서 자동적으로 삼성전자의 주식 7%도 갖게 되었다.

(자료 출처- 비디오머그)

 

물론 참여연대나 아는 것도 의심도 많은 지식인들이 가만 있을리 없었다.

물려주고 싶으면, 법대로 , 제대로 세금 내고 물려줘라고, 삼성 수상한 점 많다고 고발을 한다.

그리고 이는 노무현 정부때(2003.02~2008.02)부터 재판에 들어간다.

재판은 길어지고 늘어지고 하다가, 10년만에 결국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결론은 무죄. 이 판결은 2009년 나왔다. 이명박 정부때. 법적으로 에버랜드 전환사채사건은 무죄!

삼성 측 변명은 이랬다.

' 이건희와 이재용은 의도가 없었고, 몰랐다. 이 모든 건 에버랜드 사장이 알아서 벌인 일이었다..!'

일개 직원이 회장님 회사를 회장님 몰래 회장님 아들에게 넘기려했다는 이 어이없는 변명에 대법원은 설득당했고

이건희 혐의는 무죄가 되었다..!

                             (2008년, 에버랜드 배임죄가 무죄라는 항소심 선고를 듣고 환하게 웃으며 법정을 빠져나가는 이건희 )

 

2009년은 이명박 정부가 시작했던 해.

마침 이명박정부는 친재벌 정부였고 돈을 굴릴 좋은 기회!!

어떻게 더 돈을 굴릴까 생각하던 삼성은 곧 삼바를 차린다. 2011년.

그리고 이 4년동안 삼바는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갑자기 2015년 약 2조의 순이익을 발생한다.

이 2015년에 에버랜드는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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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복잡하지만 어찌보면 참 간단한 삼바사태,, 에 직접적 증거는 아직 없다.

증선위에선 정황 상,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한 돈 안내고 부의 세습을 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하지만

이재용 측에선 그건 모두 억지 추측이다, 어쩌다 보니 타이밍이 그렇게 되었다, 하면 되는 것이다.  

혹은 에버랜드전환사채 사건 때처럼, 나는 모른다, 몰랐다!! 모두 우리 임직원들이 알아서 벌인 일이다, 하거나.

 

최근 있었던 카슈끄지 피살사건이 생각난다.

정황상 모든 근거가 사우디 왕실이 시켰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사우디왕실은 아니라고, 우리가 시키지 않았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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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그런데 정말 이재용에게 삼성을 세습하기 위해 고의적 분식회계를 한 것이라면.

뻥튀기를 하기 위해 회계장부에 손을 댄 것이라면.

이재용은 물론이고 이재용일가를 위해 일한 국민연금, 금융,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상상도 잘 안 되는 숫자인 몇조원씩을 해먹어도 그 정황은 거의 확실하지만 감옥에 넣기는 힘든 나라에서

이번과 같은 삼바사건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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