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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자/중동지역

트럼프: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선언이 문제되는 이유.

by Boribori:3 2017. 12. 8.

2017년 12월 6일.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인정선언'의 원문 중 일부를 옮겨본다.

(트럼프 선언 전문은 링크를 참조→http://www.bbc.com/news/world-middle-east-42264868)

 

트럼프: "It is time to officially recognise Jerusalem as the capital of Israel. .. Today, I'm delivering I've judged this course of action to be in the best interest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pursuit of peace between Israel and the Palestinians. This is a long overdue step to advance the peace process and to work towards a lasting agreement. ..It's nothing more or less than a recognition of reality". It is also the right thing to do. .. Above all our greatest hope is for peace."

→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적으로 인정해야할 때다. ..오늘, 나는 미국의 최대 이익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추구를 위해 이 방침을 결심했다는 것을 연설한다. 이는 평화 협상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협약을 달성하기위해이미 행해졌어야 할 조치이다.  이는 현실을 인정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평화이다.

 

????????

평화?? 평화를 위해서??? 많고 많은 명분중에서 평화라니. 트럼프는 분명 평화가 무슨 뜻인지 모르시나보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 내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준비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 선언에 기뻐하는 국가는 이스라엘밖에 없어보인다..

 

 

 

..기쁨에 가득찬 이스라엘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주변 아랍국들은 격분했고, EU를 포함한, 수많은 나라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선언에 우려와 비난을 표했다.

팔레스타인에선 대규모 반미,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렸고 이스라엘 경찰들은 이에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섰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6일부터 사흘간을 분노의날로 선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트럼프가 전쟁을 선언했다며 인티파다(이스라엘에 저항하는 아랍권 민중봉기)를 촉구했다.

 

 

(시카고에서 시위중인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진-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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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을 원래 이스라엘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을 텐데,

트럼프의 이 선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  왜 논란을 일으키는지 글을 써본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썼던, 예루살렘 관련 글들 참조.)

                                   ↓

2017/05/15 - 중동전쟁 1차~3차: 아랍vs이스라엘 전쟁 정리

2017/04/29 - 중동전쟁(팔레스타인전쟁/ 아랍-이스라엘전쟁)의 배경 및 원인 정리

2017/04/20 - 예루살렘 - 통곡의 벽(Western wall). 왜 통곡의 벽인가

2017/04/19 - 예루살렘 :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의 공통 성지.

2017/02/07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공통점/차이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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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중심부에 위치한,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이렇게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들의 공통 성지이다. 한 뿌리에서 나왔으나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세 종교의 공통 분모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 곳의 차지를 둘러싸고 예로부터 늘 분쟁과 논란의 중점에 서 왔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자신들의 도시이자 '수도(capital)'라고 주장해왔고, 이 곳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수도는 서울,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인 것과는 달리, 예루살렘=이스라엘의 수도, 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반대하는 나라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사실 대외적으로 인정된 이스라엘의 수도는 경제, 산업, 문화의 중심지 텔아비브.

 (즉,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강제로 점령하고 자신의 수도라고 주장했으나, 국제적으로 인정은 받지 못한, (그러나 이스라엘은 입법, 사법, 행정기관 등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수도로서의 역할을 하게끔 했다.) 현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분쟁과 논란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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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수난 가득한 역사.

 

(1) 고국 땅을 떠나,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진 유대인들, 그리고 그땅을 채운 팔레스타인 사람들.

예루살렘의 역사를 돌아보면, 기원전(Before Christ)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예루살렘은 이 땅에 수천년 전부터 살았던 유대인들의 영원한 고향이자 신이 선물하신 매우 신성한 땅이었다. (다윗이 고대 이스라엘왕국의 수도로 삼은 곳)

그러나 결코 평화롭지 못했던 곳이다.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 이 세 종교를 국교로 가진 민족들은 늘 이 곳을 두고 정복하고, 빼앗기고 다시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이스라엘 땅에 살고있던 유대인들은 바벨론 유수, 알렉산더의 유대인 강제이주,  폼페이우스 장군의 유대인 로마 강제이주, 십자군 등의 박해를 피하기 위한 탈국 등으로 자국을 떠나 전세계로 뿔뿔히 흩어지는 수난을 당했었다.

(유대인들을 쫓아내고 그 땅을 점령했던 세력들의 국교는 기독교(로마), 이슬람교(아랍인들)였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땅은 이 세 종교 모두의 성지.)

그리고 유대인들이 흩어지자, 그 땅은 주변에 있던 아랍인들이 살게되었다.(약 1300여년동안) 1900년 당시 인구의 94%가 아랍인이었다고.

 

(2)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가자! 시오니즘 운동.

 그동안 유대인들은 다른 국가에 가서 피난민으로 살면서 온갖 박해, 차별을 당하며 가슴 속에 울분을 삼키며 묵묵히 힘과 부를 쌓아간다. 그렇게 남의나라에서 박해를 받으며 그들은 이를 갈며 언젠간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나라를 세워야겠다고 다짐하고 이는 시오니즘 운동으로 번진다. 이는 유대인들이 권력과 부를 갖기 시작했을때 더욱 거세진다. 전세계에 퍼진 유대인들은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고국 가나안땅에 자신들의 나라를 세워야한다는 마음은 하나였다.

(시오니즘은 시온이라는 예루살렘 중심부의 '약속된 땅'으로 돌아가 유대인 민족국가를 세우자는 민족주의 운동. )

 

(3)제1차 세계대전, 통치권을 위임받은 승전국 영국의 일구이언.

 

그러다 1910년대,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유럽 강대국들은 예루살렘에까지 손길을 뻗친다.. 당시엔 이 땅을 오스만튀르크(구 터키)가 점령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이 오스만튀르크의 패배로 끝나고 승전국 중 하나인 영국이 이 땅을 차지하고 UN에게 팔레스타인 지역 통치권을 위임받는다. 그런데 영국은 곧 유대인의 국가건설을 지지한다.(밸푸어선언, 1917) .

 

왜 영국이 유대인들을?

명목은 많겠지만, 주요 목적은. 돈이 많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갑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 자기들 연합국(주축: 영국 프랑스 러시아)을 지지하도록 만들어 전쟁에 더 유리해지려고 이겠다. 

 

(그러나 이는, 2년 전, 1915년 10월에  영국이 아랍인들에게 약속한 스만제국 내 영토였던 팔레스타인땅에 아랍인들의 국가를 세운다는 것을 지지한다는 맥마흔 서신 모순되는 내용의 선언이었다. 그래서 아랍인들은 더욱 분노한다. 왜 한입으로 두말하나!)

 

어쨌든, 팔레스타인 땅을 위임통치하던 영국이 한 '벨푸어선언'은 나라를 세우려는 유대인들과 그곳에 오랜시간 정착하고 있던 아랍인들과 충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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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차세계대전 후, 건국을 준비하는 유대인들.

 

1930년대엔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가 유대인박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인종청소라는 명목하에 수없이 많은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그러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나치독일과 일제의 패망으로 끝나면서(1945년) 수많은 유대인들이 고향 땅으로 대거 이주한다. 더 이상 박해와 차별을 당하지 않을, 자신들만의 나라를 세우겠다고 돌아와보니, 아랍권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기들' 땅에 살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뿌리박고 살고있던 팔레스타인사람들과 크고 작은 분쟁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5)건국 전부터 주변세력의 극심한 반대에 시달린 이스라엘, 그러나 강대국들은 유대인의 편.

골치가 아파진 영국은, 팔레스타인 위임통치를 끝내겠다고 하고 이들의 운명을 유엔에게 떠맡긴다.

그리고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인지역과 팔레스타인지역으로 분할하자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채택한다.

 이를 유대인들은 환영했고, 아랍인들은 반대하였지만. (당연하다. 분리안 채택 당시의 팔레스타인 지역 내에 인구 비율만 봐도 전체 인구 67% 이상이 비유대인. 유대인은 33%로 불과했고, 소유지 면적은 7%도 채 안 되었다고 한다..)

 

아랍인들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독립선언은 1948년 5월 14일, 그대로 이루어졌다. 이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오랜시간을 살아온 팔레스타인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겠다.

 

이렇게 아랍인들이 극구 전면반대했음에도, 영토 분할안이 빠르게 채택된 것은 

당시 유엔이 미국의 주도하에 있었고 미국은 미국 내에 살고 있는 돈많은 유대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아랍국들은 미국을 더더욱 불신하게 됐다.

 

(6) 이스라엘 VS 아랍 - 중동전쟁, 이스라엘의 승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강제점령

  그리고 곧....길고 긴 피비린내나는 1차 중동전쟁이 시작된다. 아랍VS이스라엘의 싸움이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전쟁이라고도 한다.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이 전쟁은 미국의 지원으로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고 이스라엘의 영토는 점점 확장된다. 그리고 예루살렘도 이 때 동서로 분단된다. (이스라엘이 서쪽 예루살렘 차지)

이후 이스라엘은 제 2차, 제 3차 중동전쟁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독립 초기의 8배가 넘게 영토를 확장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서예루살렘에 이어 동예루살렘마저 점령하고, 이 지역에 유대인 거주자들을 늘린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수도로 삼고자 하는 곳이다.)

 미국과 유럽 강대국들의 물적, 정보적 지원이 없었어도 가능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1980년에는 'basic law: jerusalem' 이라는,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라는 내용의 법을 만든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는 국가는 거의 없었고(각국의 대사관들이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예루살렘을 두고 분쟁이 많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지금까지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독립국가 수립을 요구하고 있으나 ..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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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폭탄선언.

이렇게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 양국간의 - 역사적으로 길고 긴 분쟁, 갈등의 해소는 커녕, 국제적으로도 누구편을 들어줘야 하는지 해결되지 않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 땅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 이런 선언을 해버린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그렇다면 텍사스를 저 멀리있는 일본이 갑자기 멕시코땅이라고 인정해~하고 공식선언하면 과연 미국이 가만있을까?

 

그리고 트럼프의 측근인, 친이스라엘 인사들을 보면, 정통 유대인들이다.

트럼프 큰딸의 남편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이자 백악관의 선임고문. (트럼프 큰딸도 유대교로 개종)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문제 등 중동정책을 담당한다고. (뉴스위크에 따르면, 쿠슈너가 지난 8월, 이스라엘총리를 만나 미국의 예루살렘대사관 이전문제를 논의했다고 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측근이자(트럼프 변호사 출신) 백악관 국제협상 특별대표인 제이슨 중동특사도, 정통 유대인. 쿠슈너와 함께 중동 평화 계획을 고안한다고 한다.

또한  주 이스라엘 대사인 데이비드(역시 트럼프의 측근이자 변호사 출신)는 극우성향으로 대사로 지명됐을 당시부터 예루살렘에 대사관 이전 의향을 노골적으로 밝혔다고.

 

이분들은 트럼프의 이번 선언에 큰 역할을 하셨다고 감히 추측해본다.

(예루살렘 통곡의벽에 손을 대고 기도?하는 트럼프.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사진-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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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트럼프의 이번 선언으로, 아랍국가들은 물론, 수많은 나라들, 심지어 자국민들에게도 심한 비난과 우려, 심지어 보복선언을 받고 있다. 끔찍했던 중동전쟁의 도화선이었던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민감한 사안을 건드리다니.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몇몇의 아랍권 이슬람 테러단체들에게 또 하나의 테러명분을 주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선언했을까.. 트럼프는 교활하다.

대신 그는, 공화당 핵심세력인 복음주의 기독계세력과 경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유대인 갑부들의 지지를 얻었다.

(미국 인구의 약 2%밖에 되지 않는 약 700만명의 유대인들이, 미국의 경제, 언론, 정치계를 장악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평화의마을'이라는 뜻인 예루살렘.

그러나 평화는 어디갔을까?. 종교적, 역사적으로 신성하다는 이 땅은 사람들의 탐욕으로 더럽혀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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