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오빠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들었다.
부산~파주.
61세의 나이에- 국토를 종단하는 마라톤대회에 참여하시다 음주차량이 덮쳐 사고를 당하셨다고 했다.
아침에 봤던 충격적인 뉴스 속 사망자 중 한명이
일주일 전에도 함께 국밥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던.. 사촌오빠네 가족이었던 것이다.
500km가 넘는 멀고 먼 거리를 밤낮없이, 온몸으로 뛰어내는 대회를 준비하며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설레어 하셨을까.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그 누가 알았을까.
많은 감정과 생각이 들었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분노와,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인생의 허망함.
그리고 가장 크게 든 생각.
나와 내 가족,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그제도, 어제도, 오늘 하루도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 사실 참 얼마나 운이 좋은 것이며 감사한 건지.
운이 좋음의 연속이 겹쳐 30년이란 긴 세월을 무사히 살아낸 나는,
오늘 역시 운이 좋아 이 시간에도 이렇게 건강히 깨어있다.
내일은 여태 살아왔던 것처럼 운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일을 통해 다시한번 정말 절실히. 느낀다.
언제 어디서 이 생을 마감하게 될지 모르니 하루 하루를 후회없게, 즐겁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욱 사랑하며 살자고.
운이 좋았던 어제들이 선물한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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