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6 금요일
코로나 때문에 반년만에 돌아온 승급식 날.
어느덧 내 블루벨트에 흰 줄이 3개나 생겼다.
처음 시작했던 게 2016년 8월,, 정도이니 벌써 이 운동과 함께한지 4년이 다 되어간다!
중간에 터전을 옮기고, 학원다니느라 쉬었던 기간 빼도
운동하며 부상을 당했다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겨 쉬진 않았으니
3년 반은 넘게 꾸준히 한 것!
이건 정말 자랑스럽다.
스파링 하다보면 다치는 분들이 꽤 계신다. 보통 인대나 관절 쪽이 다치기 때문에 한번 부상을 당하면 최소 2~3달은 운동을 쉬어야 한다.
나는 몸이 유연하기도 하고, 일단 체격이나 힘차이가 많이 나거나 세게 빠르게 움직여 다칠 것 같은 상대와는 스파링할때 극도로 조심한다.
몇번 해보고 정말 아니다싶은 상대는 피하고.
처음 시작한 건 남자를 이길 수 있다는 무술이라 들어서 호신용으로 배우게 되었지만
배울수록 그러긴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주짓수 배운지 1년도 되지 않았던 주린이 시절, 쓴 글이 있어서 불러와본다.
2017/06/28 - 주짓수로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다?에 대한 생각.
그때도.. 체격과 힘차이가 큰 남자는 이기기 힘들거 같다고 썼었네.
그때는 흰띠 주린이 시절이라 좌절감이 덜 했는데
블루벨트가 되고, 거기에 감겨진 흰 스트라이프들이 늘어나고, 할수록 힘/체격 차이로 느껴지는 좌절감은 더 커졌다.
요즘 도장에서 난 가장 주짓수를 한지 오래된 선배들 중 한명이다.
어떤 날은 나 혼자 유색벨트이고, 전부 화이트벨트 후배들이기도 하다.
예전엔 뭔가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젠.. 모두 내려놓았다 .
주짓수 배운지 1.5~2년정도 되는 어느정도 다닌 체급차이 많이나는 흰띠 남자사람들에게
이제 나는..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무한 탭을 받을 수 있는 쉬운 상대가 되었다.
초보 남성들에게나 써먹을 수 있지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체격 차이, 근력 차이가 나면 안 되는 구나~
느꼈다.
체격이 작은 편이고
+게다가 다른 여자들에 비해 근력도 없어서
이런 체격/힘차이에서 오는 무력감, 좌절감을 많이 느꼈고 여기서 슬럼프가 온적도 많았다.
그래도 내려놓으니 편하다
선수되려고 하는 거 아니라 다른 사람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운동이 재미있고 좋아서 - 취미로 하는 거니!
지금처럼 다치지만 말고 즐기면서 하자.
주짓수를 배우며 정말 여러가지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이 운동은 ..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없어지고 (흰띠 2~3그랄때가 가장 자신감 뿜뿜하던 시절이었다)
모르는게 더 많아지는 것 같고
어려워지는 운동같다.
그래서 더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참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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