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로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다?에 대한 생각.

캬. 운동 끝나고 차가운 맥주 한캔 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오늘도 주짓수 갔다와서 땀으로 절은 몸을, 집에 와서 시원한 물로 빠른 5분 샤워를 하고 나서 맥주 한병 중이다.

 

약간 나른해진 몸에 쌉사름한 홉의 풍부한 향과 함께 탁 쏘는 탄산감에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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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 취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금전적인 여유가 된다는 것,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참 행운아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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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운동인 주짓수에 대해, 여성의 입장에서 쓰려고 한다.

주짓수로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나 라는 질문에 대해서.

(참고로 나는 작은 체격의 여성이며 중간에 잠시 쉰 기간을 빼면 주짓수를 배운지 약 8개월 정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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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가 주짓수를 배우게 된 이유를 생각해 봤다.

대부분의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필 주짓수를 배우게 된 이유 ?

 주짓수가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는 말들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호신술 용도로 배우게 된 게 큰 것 같다.

힘을 역이용 해, 상대의 관절을 꺾거나 숨통을 조임으로써 상대를 싸움이 불가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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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8개월 정도밖에 배우지 않아 섣부른 생각일 수도 있는데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은 NO 이다.

여기엔 가정과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여성이- 주짓수를 10년 넘게 꾸준히 배우고 익혀온 블랙벨트 정도 실력이 아니라는 가정,

     체격과 힘이 일반 남성들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가정을 두겠다.

 

 

(만약 상대 남성이 주짓수 같은 그라운드 기술을 아예 모르고, 체격이 마르고 키 작은 여성처럼 작다면, 그리고 여성이 주짓수 기술과 운동신경이 뛰어나다고 가정한다면 이길 수도 있겠다. )

 

 

그런데, 남성이 그라운드 기술을 좀 알고 있고, 체격이나 힘이 일반 남성 평균 이상이라면-

정말 웬만해서는 이길 수 없는 것 같다.

아니- 그라운드 기술을 잘 모르더라도 주짓수 룰만을 적용한 주짓수 스파링에서가 아니라

 

아무 룰도 적용받지 않는 그냥 싸움이라면, 남성이 그라운드 기술을 잘 몰라도 여성이 남성을 이기거나 제압할 수 있는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어떤 무술이든 체격과 힘 차이가 너무 크면 상대를 이기기 위해선 그 체격과 힘 차이만큼 큰 기술력과 그 기술을 제 때 이용할 수 있는 운동신경, 자신감이 필요할 것이다. .

 

그래도 주짓수는 다른 무술들보단 비교적 그 신체, 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주짓수 시합/경기에 체중 제한이 없는 앱솔루트 대회같은 것도 있는 거겠지.)

그런데 체중 제한은 없앤 주짓수 시합이 성별 제한은 없애지 않는 걸 보면.. 여성이 남성을 이길 확률이 매우 적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주짓수를 배웠다고 이를 너무 믿고 충분히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인데 강도나 성폭력범 같은 사람들에게 대항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극한 상황이 일어났다면, 도망갈 수 있거나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할 수 있거나- 급소를 정조준, 강하게 가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이미 폭력/성폭력을 당하고 있고 위의 방법이 불가능한 상황이면, 잘 익혔던 주짓수 기술을 시도할 수 있다.

상대가 주짓수 기술에 대해 무지하길 바라며...

 

도장에서 남성 회원들과 스파링을 하며 느낀 거지만,

정말 웬만해서는 내 기술 , 잘 먹히지 않는다. 체격이 꽤 차이난다 싶은 한참 어린 중고등학생 남학생들에게도 역시- 잘 먹히지 않는다.

(그들이 힘조절을 안하고 마음먹고 버티면 , 통하지 않는다..)

깔려있는 것 자체가 숨이 막히고 아무리 힘을 줘도 벗어날 수가 없어서 좌절감이 느껴진다.

 

분명 다른 여성 회원들에게는 엄청 잘 통했던 기술인데.

 

내 실력이 아직 초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스파링을 하면서 느꼈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남자를 이기기 힘들겠구나. 하고-

 

사실 이것도 주짓수를 하면서 배운 교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남녀 힘차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었다. (가끔 생각해본다. 블랙벨트의, 10년 넘게 주짓수를 배운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여성 평균 체격인 여자와 100키로가 넘는 거구의 남성 화이트벨트(1~2그랄 정도?)의 스파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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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주짓수 역시 실력차이가 엄청나지 않는 이상 웬만해서는 여자가 남자를 이기긴 힘들다는 것.

약간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멋진 실력을 쌓다 보면-

불가피한 위급 상황에서 나를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는게 가장 좋겠지만 , 사건은 언제 어디서 생길 지 모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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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다..!!^^

기술 자체도 엄청 다양하고 어떤 자세, 포지션이냐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도 참 다양하고

아무 생각없이 무념무상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운동들과는 달리

계속 연구하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깔려있는 위치에서 스윕을 통해 반대로 상대를 깔려있게 만든다든지 만약 배우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불리한 포지션에서의 반격방법을 익힐 수 있다. 너무 재밌지 않은가.

 

 

고마운 운동 주짓수@

운동 마치고 기분이 좋아 너무 두서없게 쓴 것 같다.

오늘은 이만.  내일의 출근을 위해 자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