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주나 지난 스페인 여행.
그 중 절대 잊을 수 없던 좋은 추억은 역시나 주짓수 도장에서 운동했던 것.
사실 여행 전 짐을 싸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도복을 가져갈 것인지 말 것인지였다.
열흘 넘게 계획된 유럽여행, 그것도 겨울에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도복 부피와 내가 가져가는 조그마한 기내용 캐리어 수납공간..(여행시 짐의 최소화를 추구한다.)도 고민이었지만 사실 이 정도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별 걱정없이 가져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 테마는 가족여행이었고 일주일동안 마드리드~바르셀로나까지 렌트카로 한바퀴 돌아야하는 빡빡한 일정이었으므로 과연 운동갈 시간이 있을까- 라는 고민이 가장 컸다.
그래서 온갖 변수를 생각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일단, 띠랑 스포츠브라, 레깅스만 챙기자! 운동할 시간이 생긴다면 현지에서 도복을 사자! 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정말 이 결정이 현명했던 것은
마드리드-톨레도-그라나다-발렌시아-바르셀로나 이 루트 중, 여행 5일차인 그라나다까진 운동 갈 여유따윈 아예 없었다!
그리고 여행 6일차 발렌시아.
그라나다~발렌시아까지 장거리 운전 + 여행의 피로에 지친 가족들은 발렌시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낮잠+휴식모드에 들어갔다. 오. 좋은기회. (사실 발렌시아는 9시간 정도 소요되는 그라나다-바르셀로나 운전코스가 너무 빡세서 중간에 하루 묵으며 여유롭게 쉬는 곳으로 지정해놓은 곳이다..)
혹시 몰라서 구글맵으로 가고싶은 도장들에 별표를 해 놓은 나는 당장 도장에 연락했다.
도장 이름은 Michal Adamczak bjj academy.
먼저 내 소개를 간단히 하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시간표를 보니 기(도복입고 주짓수), 노기(도복 없이그래플링) 둘다 하는 곳인 것 같길래- 먼저 그날 주짓수 수업이 있는지, 있다면 몇시에 있고 방문해도 되는지를 여쭤봤다.
그랬더니 6시 30분부터 8시까지 그래플링(노기) 하니 도복 안 가져와도 된다고, 크리스마스 주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거라고 그래도 원한다면 와서 같이 운동하자고 허락하셨다!
헉 노기라니..
사실 노기수업은 주짓수 3년정도 배우면서 딱 2번 배운 게 다인데,,
그래서 기 주짓수밖에 모른다고 노기는 안해봤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는데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재밌을 거라고 오라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ㅠㅠ Gracias!
우리 도장이 노기수업을 안해서 그렇지 늘 배워보고 싶었었는데 !
허락을 받자마자 또 미리 봐두었던 발렌시아 주짓수도장 파는 매장에 갔다.
파이터쇼츠나 래시가드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려고..
숙소에서 40분 도보거리라서 가볍게 걸어갔다. (아니 거의 경보로 빠르게 걸어갔다 ㅜ.ㅜ)
발렌시아는 관광지는 아니고 현지인들이 사는 큰 도시느낌!
걸어가면서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신호가 너무 많아서 거의 1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12월 23일의 발렌시아도 그리 춥지 않아서 매장까지 패딩을 걸쳐메고 걸어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복은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고 (브랜드는 거의 타타미나 베넘이었다. 근데 타타미는 도복에 일장기 그려져있고 일본풍이라서 싫었고 마음에 들던 파이터쇼츠는 다 사이즈가 너무 컸다)
어쨌든 하나도 못 건지고 다시 도장으로 고고.
기능성 반팔과 스브, 레깅스를 챙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
도장까지는 지각할까봐 세정거장 되는 거리를 지하철 타고 갔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타보는 지하철. 렌트카 여행이라 대중교통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타보네
발렌시아의 지하철도 역시 사람이 많았다,,
그렇게 열심히 움직여서 도착한 도장!
두근두근,,
도장 문은 잠겨있어서 딩동벨을 누르고 들어가야했다
스페인에서 주짓수라니! 엄청 설렜다 체급 비슷한 여자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다.
(그렇지만 1명도 없었다 ㅠ)
엄청 친절하셨던 관장님!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셨다.
폴란드 사람이라고 하시는데 스페인어, 영어도 엄청 잘하셨다. 수업 끝나고 이야기하면서 알게됐지만
영국에서 수년간 살다가 스페인 여행을 갔는데 스페인에 반해서 여기서 살아야겠다 ~ 마음을 먹고 정말 실행에 옮기셨다고. 그때가 28살 때였다고 하셨다.지금 제 나이때네요, 하니까 나한테도 하고싶은 거 도전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 하라고, 젊을 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시며 스페인에서 살 생각 없냐고 하셨다. 스페인 너무 좋다고 .
네 저도 스페인이 좋아서 또 여기로 왔답니다.. !
.
.
이날은 한 20분 정도 스트레칭과 드릴 동작으로 몸을 풀고 30분 정도 기술 연습을 했다.
이날 배운 기술은
1. 버터플라이 스윕
2. 버터플라이 가드 -> 엘보우락 서브미션
맨날 도복 입고 하다가 노기 기술을 쓰려니 엄청 어려울 것 같았는데 -
그래도 같은 기술을 소매나 깃 안잡고 팔목, 목, 다리 등 신체 붙잡고 하는 거니까 금방 따라할 수 있었다
(사실 잘 못따라하면 관장님께서 오셔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며 알려주셔서 금방 이해가 되었다 )
그렇지만
스파링은.. 정말 힘들었다ㅠㅠㅠㅠ
별이 보였다.
관장님과 스파링 한 이후론 너무 어지러워서 더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관원들과 관장님이 스파링 하는 모습을 구경했는데 관장님,, 정말 날아다니신다 사뿐사뿐.
여행하는 동안 운동 못해서 엄청 많이 하려고 마음먹고 갔는데. 저질체력이 빛을 발하는 날이었다.
역시 체력이 받쳐줘야 뭐든 할 수 있다. 2020년엔 체력을 더 많이 키워야지!
너무너무 즐거웠던 발렌시아에서 주짓수하기!
버킷리스트 하나 완료 :-)
Muchas Gracias ! 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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