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핵심과제였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이틀 전 - 2019년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체 의원 295명 중 176명이 참여했는데, 찬성 159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본회의 통과.
#공수처가 뭐길래 필요할까?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준말로, 말 그대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조직이다.
현재까지는 고위공직자든 누구든 수사는 검찰이 도맡아서 했는데 (경찰도 수사를 하긴 하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게 있으니까) 왜 이런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단 말인가?
간단하다.
검찰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몰려있어 그 권한을 이용해 왕처럼 군림하며 부패한 검찰인간들이 많아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검찰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수십년간 쌓여온 기득권층의 부정 부패의 산물이지.
특히 검찰은 이러한 부정부패를 저지른 자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라고 존재하는 조직인데 이들이 오히려 정/재계와 유착하여 스스로 적폐임을 자처하니,
적폐청산을 하기 위한 첫 단추가 검찰개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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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가지고 있는 많은 권한 중에 많은 고위공직자, 재벌들도 검찰 눈치를 보게 만드는 것은 '기소권'.
여태까지는 검찰이 기소를 해야만 법원에서 재판절차가 시작되었다.
=검찰이 기소를 안 하면 재판이 시작되지 않는다.
이 말인즉슨, 실제로 죄를 지었어도, 경찰이 수사를 열심히 해 여러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갖다 바쳐도 검찰에서 기소를 하지 않아버리면 무죄라는 것!
이는, 고위공직자들은 물론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기술을 시전하면 어떠한 잘못을 해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재판을 해야 유죄 여부를 가려내고 처벌할 수 있는데 재판 자체가 불가능하니.
유명한 사례로 '별장 성폭력 사건'의 피의자 김학의씨(검사장 출신인 전 법무부 차관이자)는 딱 봐도 본인인 증거 영상 등 혐의를 입증하는 거의 확실해 보이는 증거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감옥 밖에서 잘 살고 계신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이 김학의의 성접대 및 합동강간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기 때문이다.
뉴스에 나오는 증거들로만 봐도 국민인 우리가 보기엔 증거가 아주 충분해보였는데
검찰의 불기소 이유는 증거 불충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죄가 없어 보여도 수사하고 싶으면 먼지털기식으로 다 털어내서 기소하고 혐의가 확실해도 수사하기 싫으면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며 불기소하고.
이 힘을 분산시키자는 게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의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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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고위공직자들, 즉-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에 대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이중 여태까지 수사기관이었던 검사,경찰과 재판을 담당했던 판사에게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도 할 수 있다.
검찰과는 다른 조직이지만 기소권을 갖는다는 것이,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왔던 기소권한이 분산된다는 게 핵심.
그리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공수처 업무에 관여할 수 없다.
예전에는 검사가 죄를 지으면(특히 선배 검사이거나 자기보다 높은 위치의 검사라면) 제 식구 감싸자며 자기들 검사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불기소 처분을 내도- 기소권을 검찰만 가지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
공수처가 생기면 공수처가 그 검사를 기소하여 수사할 수 있는 것.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해왔었으니 65년간 검사는 치외법권 놀이를 할 수가 있었다. 그 검사뿐만 아니라 그 검사와 친한 사람들은 모두.
일반인과 검사가 같은 죄를 짓고 같은 증거가 나온다 해도 일반인이면 기소, 검사면 불기소..!!
검찰은 안 그래도 동기와 선후배 사이가 끈끈한 연결집단.
다른 사건들이면 몰라도 검찰 내부 비리 역시 검찰들이 수사하고 처리해왔었고 그 어이없는 수사 결과들을 보며
국민들은 더 이상 검찰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공수처법 통과를 두고 국회가 얼마나 마비되었는지 생각하면..
그걸 지켜보며 한숨만 내쉬었던 걸 생각하면.. 이번 소식은 정말 반갑다.
무소불위의 검찰들이 권력을 남용하며 설치는 판국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국민들의 분노가 만들어낸 것.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 반대 이유.
물론 이번 공수처법 통과에 모두가 기쁘진 않다. 물론 공수처가 생기는 걸 가장 싫어할 집단은 검사들일 것이다.
돈과 명예가 높은 사람들조차 자신들보고 '아이고 우리 검사님'하며 굽신거릴 수 있었던 지금까지 누려왔던 권력이 작아질 테니까.
그런데 검사들 못지 않게 공수처가 싫은 집단이 있다.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여태껏 공수처법 반대를 위해 장외집회는 물론 추운 겨울날 머리칼도 밀고 단식도 하며 총 사력을 다해서 싸워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할 본연 임무인 국회 일들은 처리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
(이번 공수처법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평화당 + 대안신당까지 4+1 협의체의 합의안으로 표결됐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정권이 하는 일 중 가장 막고 싶었던 건 검찰 개혁. 검찰 개혁의 핵심과제가 공수처 설치였으니 한국당은 골치아프다.
왜 이들은 공수처법에 반대할까?
왜 이들은 국회법을 무시하고 국민들의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공수처법 통과를 막으려 했을까?
이승만정권때부터 차곡차곡 형성된 , 돈과 권력을 모두 움켜쥐고 있던 자신들의 현재 기득권을 지켜주고 지원해주던-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이 무너질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법이 돈 많은 재벌들과 고위공직자들(자신들을 포함한)에겐 유독 관대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카르텔이 흔들릴까봐.
반대하는 이유로 대는 명분은
'공수처는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드는 것이며 현 정권의 좌파독재를 돕는 칼날이 될 것이다.'
'정부가 자신이 불리해지니까 검찰의 힘을 빼려고 공수처를 들고 나온 것이다.'
'공수처는 친문 은폐처이자 반문 보복처이다.'
진작 이루어졌어야 할 권력의 분산을 좌파 독재라고 우기는 건 과거 수십년동안 이전 정권들이 검찰의 넘볼 수 없는 높은 권한을 이용하여 시민들을 억압해왔던 사실을 숨기려는 말장난일 뿐.
또한 이번에 법안 통과된 공수처는 9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 정권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공공연히 다루어졌던 화두였다. 현 정권이 정치보복을 하려고, 좌파독재를 하려고 만들려 한다니. 지나가는 멍멍이가 웃을 소리이다.
고위공직자의 비리 폭로됨 -> 공수처 설치 여론 폭발 -> 관련 법안이 쏟아져 나오며 발의됨 -> 자유한국당/새누리당/한나라당의 결사반대 -> 법안 국회통과 무산
의 무한 도돌이표였다. 새누리당/한나라당때는 여당이어서 그렇다 쳐도 야당인 지금까지 이러는 것 보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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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의 독립성이 의심되면 여러가지 보완/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협의해 좀 더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내면 될 텐데 한국당은 그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귀를 틀어막고 무조건 반대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따로 없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설치 표결 때도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그리고 공수처법이 결국 통과되자 '불법 날치기!!!'라며 의원직 총사퇴(소속 의원 108명 전원 사퇴)를 결의하셨다.
그런데 의원직을 사퇴하려면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회의장에겐 비회기* 땐 사퇴를 허가할 권한이 있고 회기 땐 사퇴와 관련한 안건의 본회의 상정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있기 때문이다.
(*회기: 국회는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개회되는데 그 기간이 회기라 하고 그 기간을 제외한 날들을 비회기라 한다.
회기 동안 국회는 법률안 등 안건을 심사 및 처리하는 등 활동을 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회기가 아닐 때는 현 문희상 의장의 결재가 필요하다.
문 의장이 과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있는 - 한국당 의원들의 사퇴를 받아줄까?
본회의 표결에 상정된다 해도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한국당의 눈꼴사나운 정치투쟁을 도와줄까?
(사퇴를 하려면 본회의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김영우 의원의 말마따나 비호감1위의 정당의원들의 사퇴라..
문희상 의장이 해줄 가능성도 없겠지만 한다해도 총선 4개월 남은 지금 무슨 의미가 있을련진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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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도 통과되고, 총선도 곧 다가오고. 한국당의 몰락을 기대해본다.
부디 2020년엔 우리나라에도 건강한 보수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
국민들은 이제 언론이 하는 소리에 놀아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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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의 핵심은 검찰 개혁.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깊은 불신이 만들어 낸 대안 조직일 뿐.
검찰이 정말, 제 역할을 잘 해냈다면 공수처 설치 요구는 이처럼 뜨겁지 않았을 것이다.
공수처는 검찰을 무력화시키려는 정부의 보복성 권력기관이 아니라 제 기능을 하지 않는 국가 사정기관 시스템을 다시 돌려놓기 위한 조직이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끝이 아닌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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