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늦은 밤에서 새벽 무렵이 좋았는데 이젠 해가 떠있는 환한 아침과 낮이 좋아졌다.
예전엔 주말이면 해 뜰 무렵에 자서 해가 중천에, 아니 그 이상 넘어갔을때까지 죽은 듯 자곤 했었는데,
이젠 아무리 새벽 늦게 잠자리에 들더라도 아침 10시 전엔 눈을 뜨게 된다.
저 위에서 내리쬐는 햇볕만이 주는 - 인위적이지 않은 따사로움. 그 밝음이 반사되는 잔잔한 강물의 빛,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빛을 보는 게 행복하다.
주말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
일어나서 쭈욱- 기지개를 펴고 마당으로 나간다.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꼬리를 미친듯이 흔들며 발가락을 핥아대는 탄이, 봉순이, 토리를 한번씩 안아주고
아이들 밥을 주며 아침 햇살을 쬔다.
좀더 추워지면 이마저도 할 수 없으니 가을이 가버리기 전 충분히 즐겨야 한다.
미세먼지 없이 푸르고 화창한 날이 - 두꺼운 겉옷의 옷깃을 여미지 않아도 될 만큼 차가운 바람이 매섭지 않은 날이-
일어나기 바쁘게 후다닥 출근하기 바쁘지 않아도 되는 날이 흔하지 않기에 아니, 너무나도 귀하기에 이런 날이 너무도 소중하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파란 하늘이, 가을에만 피는 그 꽃이, 꽃이 지고 맺히는 열매가 , 나뭇잎이
귀엽고, 예쁘고 감동이 크다.
예전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한 일들들들들들 (6) | 2020.05.13 |
---|---|
할아버지 장례식, 느낀 것들 (5) | 2019.12.30 |
엄마, 마마, 마더. 엄마라는 이름 (2) | 2019.11.09 |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1) | 2019.09.06 |
세부 여행가서 느꼈던 것들. (0) | 2019.09.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