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지만 주말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평온하고 규칙적이던 일상이 근 열흘간은 뭐 이리 바빴는지?
.
덕분에 모처럼 맞은 고요한 일요일 .
왁자지껄 신나게 토욜 밤을 함께 했던,
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던 얼굴들이 떠나고나니
더 조용해진 것만 같은 내 방.
원래대로 돌아왔을 뿐인데.
.
그래도 오랜만에 온전히 혼자있을 시간이 생겨서 내심 기뻤다.
.
분명 나한텐 여러 얼굴의 인격이 존재하는 듯 하다.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여럿이 함께 어울려 시끄럽게 노는 걸 좋아하는, 종일 집에만 있으며 쉬는 게 최고라 생각하는, 어디에도 묶여있지 않고 여러곳을 떠돌며 방랑자처럼 나다니는 걸 좋아하는,,
.
폭풍같던 일주일의 마무리 일요일 어제.
혼자 영화보면서 맥주 홀짝이기를 하려고 , 커피 마시며 책을 읽고
밀려있던 혼자만의 시간 즐기기를 하려고 잔뜩 신이 났었는데
밥을 먹다 뜨끈한 방바닥에 잠깐 누워있는다는 게 잠이 들어버렸다.
도중에 깨니 새벽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불도 키고 잠들었는지 환해서, 아침인가 싶었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깨니 아침 8시. 그렇게 13시간이 넘게 잤다.
정말 죽은 시체처럼 .
여유부릴 새도 없이 출근준비 하고 나오니, 주말은 저리 먼 데로 도망가 있고 월요일 아침.
허망한 기분이란 이런 것이구나.
원치 않은, 의도치 않은 잠 충전에- 너무도 빨리 와버린 월요일 아침에
덧없음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의 시작.
벌써 11월을 앞두고 있다.
내일은 크레이지리치아시안,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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