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있는데 아빠가 들어오시더니 내 옆에 누우셨다. 같이 보자고.
.
아니나다를까.
10분도 안 되어 잠에 빠지신 아빠.
새근 새근 숨소리가 아이같았다.
보던 영화를 잠시 멈추고
옆으로 돌아누워 아빠가 자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사실 처음이었다.
아빠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오래, 자세히 본 건.
까만색으로 염색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그새 나온 흰머리 곱슬이들, 눈가에 주름들, 오늘 아침에 깎으신 듯한 수염.
막내가 똑닮은 얇은 입술.
까끌까끌한 수염 때문에 아빠가 술 마시고 들어오셔서 얼굴을 부비부비 하면 따가워서 질색했던 기억이 났다.
언젯적 기억인지도 가물가물.
그땐 이렇게 주름들이, 흰머리들이 없었던 것 같은데, 피부도 더 탱탱했었던 것 같은데.
기분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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