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사는 친구네 집에 오랜만에 놀러가 3일을 함께 지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생각하게 된 것.
'편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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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 살아서 자주 보지 못해도, 자주 연락하지 않고 지내도,
늘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함께있는 시간이 즐겁고 편한 사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사람.
할말이 없어도 , 서로 침묵하는 그 순간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도 있다.
매일 보는 관계이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웃고 떠들고 할 수 있지만 나와 둘만 남으면 불편해서,
어떤 말을 해서 그 시간을 어색한 침묵없이 이어나가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 사람,
가끔이라도 시간을 내서 밥이라도 먹어야지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
이렇게 함께 있든, 함께 있지 않든 자주 연락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나와 관심사가 다르든 같든 내게 있어 사람은 , 두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
편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땐 - 불편한 사람이라도 자주 보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좀 더 다가가려고,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하나 둘 나이가 더 늘어가고 일을 시작하니,
고작해야 저녁이나 주말밖에 내 시간이 없다보니
그동안의 의미없던 관계와 만남을 유지하려고 소비했던 시간들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월~금이 정신차리기 힘든만큼 빨리 지나가버리고, 주말은 그 10배의 속도로 사라져버리고
정신차리면 계절이 바뀌어있고 지금은 2018년의 절반이 훌쩍 지나가있는 걸 보니.
.
그러면서 점점 느끼는 것 같다.
편한 사람이 좋다고.
그런데 이, 편하다는 감정은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해온 가족이나 어릴 적 친구처럼 오랜 시간을 봤다고-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
알게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오래 알고지냈던 것처럼 편하고, 함께 있으면 무얼 딱히 하지 않아도 재미있고-
더 함께있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친구들도 사실 생각해보니 겨우 4달동안만 가까이 살다 이후 내가 이사를 가서 물리적으론 엄청 멀어진 친구들.
이를 결정하는 게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성향과 가치관, 그리고 배려심.
이 세가지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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