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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토리톨

[반려견 목줄]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안 물어도 필수다.

by Boribori:3 2017. 10. 24.

 보리가 저 세상으로 떠난 지 3년이 넘었다.

보리는 지금도 너무 많이 생각나고 보고싶은 10년이 넘게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던 내 반려견이었다.

아직도 보리의 살랑거리는 꼬리와 구수한 냄새가 잊혀지지 않는다. 보리는 어디가 아파서 , 병을 앓다 죽은게 아니었다.

목줄이 풀려 돌아다니던 이웃의 개한테 물려서 죽었다. 그렇게 사랑하는 반려견 보리를 가슴 속에 묻었다.

 

 

 

 

이런 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갔는데, 닭장 안에 있어야 할 닭들이 없는 것이었다. 남아있던 것은 하얀색 깃털들 뿐.

알고보니, 목줄이 풀린 이웃의 개가 - 닭장의 틈새를 물어뜯어 들어가, 닭들을 모조리 죽여버린 것. 그 개는 사람에겐 매우 순하고 착한 개였다. (처음보는 내게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댔던 개였으니.) 그 개는 그렇게 마을을 돌아다니며 우리집 닭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집 닭들까지 몰살시켰다...

 

 

그리고 이건 최근 겪었던 일.

- 평소 지나치는데 엄청 순한 개가 있었다. 주인은 그 개가 순해서 그런지, 풀어놓고 키웠다. 그 개는 나를 처음보는데도 꼬리를 살랑거리며 반겼고, 그래서 거길 지나갈 때면 종종 그 개와 인사를 하곤 했다. 그 개는 화랑이(내가 키우는 진돗개)와 산책할 때에도 화랑이를 반겼을 정도로 풀어놔도 아무 문제 없어 보였다. 개의 크기는 진돗개 화랑이보다 조금 작은 정도였다. 

그런데 얼마 전. 5kg도 안나가는 체구가 작은 토리와 그 길을 지나치는데 (물론 목줄 매고) 그 개가 다가왔다. 나를 보며 꼬리를 흔들며.

평소 알고지냈던 개고, 여태 아무 문제 없었던 순한 아이라는 걸 알았기에 물론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장난기 많은 토리가 그 개를 보더니 왕왕! 짖으며 강아지 특유의 장난치고 싶은 동작을 했다.

그런데. 그 착하던 개가 갑자기 으르렁거리더니, 토리를 향해 달려드는 것이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났던 일이었고, 엄청 놀란 토리가 깨갱거리며 내게로 오려고 등을 보이자 토리를 물려고 더 달려들었다. 겨우 소리를 지르고 그 때 가지고 있던 우산으로 쫓아냈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만약 그 개가 자신을 저지하려던 나한테까지 달려들었다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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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들도 많아진다.

 

개들은 고양이와는 달리, 산책을 꼭 필요로 하는 활동적인 동물이라, 견주들이 사랑하는 자신의 개를 데리고 집 밖으로 산책하러 나온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 개가 목줄/가슴줄(이하 목줄), 입마개를 했는지의 여부와 견주가 자신의 반려견을 집 밖의,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 이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도 아이의 연령에 따른 특성에 맞게, 부모나 보호자가 그 아이의 사고, 행동반경 등을 생각해서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예방을 해야 하는데,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힘, 그리고 강한 본능을 가지고 있는 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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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들은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보다 동물적 본능이 아주 강하다.

제대로 된 훈련을 시킨 개라도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로 인해, 맹수로 돌변할 수 있다.

 

위에 글을 시작하며 썼던, 개와 관련해 무서웠던 경험들은 머리로 대충 알고만 있던 지식들을 보여주었고 느끼게 해주었다.

다시 한번. 개는, 사람이 아니다.

 

 

 

많은 ,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우리 개는 순하다.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 라는 아주 위험한 착각을 할 수 있는데 아니.

그건 그 개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사랑을 주는 그 개의 보호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충성심과 사회성이 강한 동물인 개는, 자신의 보호자를 자신의 친구, 주인, 가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보호자에겐 착하고 순해보일수밖에 없다. (보호자에게조차 공격적인 개도 있지만 극히 일부이다.) 

실제로 자신의 개와 산책을 나갔을 때도 순해보이고 처음보는 사람들에게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해도

언제 어떻게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조그마한 어린 꼬마아이가 내 개가 신기해서 만지려고 뒤뚱뒤뚱 걸어오고 실제로 만지려하는데 내 개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다. 물론 먼저 허락도 없이 개를 만지려했던 그 사람의 잘못이지만 개가 만약 사람을 물었다면, 상해를 입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리고 개는, 본능에 충실한 그저 개라는 동물이기에,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보호자에게 돌아간다. 경우에 따라서, 다른 이를 물어버린 개를 안락사시켜야 할 수도 있다. 개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을 문 것은 개의 잘못이 아니라 개를 잘 관리하지 못한 보호자의 잘못이다.

 

보통 다른 이에게 위협이 될만한 크기의 중대형견에게만 목줄이 필수라는 사람이 있는데

대형견이든 소형견이든 컵에 들어갈만한 크기의 티컵강아지이든 산책시 목줄은 필수이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개가 자신의 근처로 다가오는 것도 싫거나 무서울 수 있다. 개에게 물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에게는 특히. 또한 피부가 여리고 힘도 약한, 달리기도 느린- 모든 종류의 위험에 취약한 사람의 아이에게는 소형견의 작은 이빨, 발톱조차 위험하다.  물리지 않는다 쳐도, 호기심에 사람에게 다가간 개에 놀라, 넘어져서 다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차도로 뛰어든 개는, 자기 자신의 목숨만 위험한게 아니라 교통사고를 유발해 근처의 모든 사람들에게 위험을 가할 수 있다.

 

개가 얌전하고 똑똑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해도, 이는 엄연한 '착각'이다.

사고는 늘 '설마, 아닐거야, 그럴리 없어'라는 안일한 사고에서 발생한다.

 

우리 개의 편안함, 자유로움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다른 사람의 가족과 같은 존재인 반려동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말자.

목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현행법상 목줄뿐만 아니라 입마개까지 해야하는 개는 도사견, 핏불테리어 등 맹견류이지만

크기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나 동물에게 공격적인 개에게는 입마개를 채워야 한다.

이는 결국 보호자와, 반려견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매너'가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반려견문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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