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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

인도여행을 가야하는 이유, 7월의 인도.

by Boribori:3 2017. 7. 11.

이번 인도여행,

사실 출장이어서 거의 대부분 시간을 공장이나 사무실 안에서만 머물러서,

그것도 가장 볼 곳 없다는 뭄바이와 valsad라는 작은, 산업단지가 있는 시골마을에서 보냈었다..

 

이곳저곳 둘러볼 시간도 없었고 쉬는시간이 있으면 피곤해서 잠이 들기 일쑤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라는 곳, 굉장히 매력적인 곳 같았다.

 

 

일단 굉장히 이국적.

아직 한창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라 그런지 거의 상향평준화 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일명 선진국들)들과는 ,

다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단-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생리현상 중 하나인 배변을 해결하는 곳부터 다르다.

 화장실에 화장지가 있는 곳이 드물고 화장지 대신 손을 씻을 수 있는 수도/ 고무호스와 작은 바가지가 옆에 놓여져 있다.

그래서, 이런 인도 화장실문화에 따르기 힘든 사람들은 화장지나 물티슈는 꼭 들고다니시길.

(아, 물론 규모가 꽤 있는 호텔 같은 곳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공항 같은 곳은 화장지 있다.)

 

 

또한,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라는 종교를 믿어 이 종교의 교리로 인해 만들어진 색다른 문화, 관습들이 있다.

우리 상식들로는 상상이 불가한 광경들, 인도에 가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엔 우리 안에 갇혀있을 소들이, 사방팔방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

 

 우리나라와 다른 기후로 인해, 다른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들 먹어보는 재미가 크다.

(특히 인도엔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있다.)

 

그런데,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움을 원한다면 인도는 비추천.

날씨는 덥거나 추울 것이며- 위생적임을 기대하기는 힘든 곳..일 테니까. (그래서 인도는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서, 기분전환을 위해서 , 여행을 하는 나- 그리고 다이나믹함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적합한 곳인 것 같았다. 인도는.

출장으로 온 인도는 사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어 둘러볼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일로 인한 피곤에 지쳐 마음에 여유가 없기도 해 즐기지 못했었다.

 

다음에는 꼭 여행으로만, 가보고 싶다.

 

 

그럼 이제부터 몇박동안 뭄바이-발사드 마을을 오가며 느낀 인도여행(?) 일기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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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에서, 차를 타고 4시간 정도 달리면 발사드Valsad라는 마을이 나온다.

뭄바이에서 기차로도 갈 수 있다는데, 거래처에서 제공해준 픽업 차를 타고 왔다.

뭄바이에서 새벽 1시 반 쯤에 출발하여  새벽 5시쯤 도착..

8시간 타고 뭄바이까지 날아와, 또 이동. 이 날 정말, 정말  피곤했다.

 

 

 

이 마을은 인도 구자랏(Gujarat) 주에 속해있는데 인구 수가 20만명도 안되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 자체가 관광할 것도 없는, 약간 산업단지들이 많은 (그래봤자 작은 제조업체들) 그런 곳이라

외국인도 거의 없고 , 대개 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인도인들이다.

 

거래처의 공장이,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게 되었는데 인상깊었던 것들과 느낀 점들이 많아, 이렇게 글을 쓴다.

 

내가 갔던 곳의 공장은 아침 8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면 퇴근시간이었다.

그런데 이 마을 자체가 워낙 작아.. 주변에 숙소가 없다고 하여-

거래처의 별장에 머무르게 되면서.  퇴근 이후, 거래처 사람들과 저녁을, 맥주를 같이 하게 되며

의도치 않게 인도사람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퇴근 후에도 함께한다는 게 편하지는 않았는데.

주변에 식당도, 둘러볼 곳도 없고- 밤이 되면 거리가 무지 깜깜하여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아! 별은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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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그래서 , 보통 인도엔 영어를 기본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마을에는 기초적인 영어조차 못하는 사람도 꽤 있다.

제대로된 학교 교육을 못받았은 사람들.

 

학교교육을 잘 받은, 웬만한 인도사람들은

기본적으로 3개 ~4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1. 부모님이 쓰는 언어

2. 자신이 속한 '주'의 언어

3. 영어

4. 힌디어

 

즉, 부모님이 자신의 고향이 아닌 다른 먼 곳에서 아이를 낳아 길렀으면

그 아이는 4개국어를 할 수 있는 셈.

 

모국어는 기본적으로 배우고 주 언어는 그 곳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레, 그리고 영어, 힌디어는 학교에서 배운다고.

내가 있었던 valsad 주민들은, 구자라띠 라는 구자랏 지역 언어를 사용했다.

다른 주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영어나 힌디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나라가 커서 그런가, 쓰는 언어도 참 많다.

 

우리나라는 어딜가든 한국어로 소통가능해서 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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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인도.

 

7월의 인도는, 우기(rainy season)에 속해서 비가 자주, 많이 온다고 한다.

근데 내가 갔을 때는 비, 거의 안내렸다. 좀 오다 그치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가 많이 오면 미친듯이 쏟아져 내린다는데, 그 광경 - 볼 수 없었다.

 

근데 비가 오다 내리다 그래서 그런지,

하늘은 계속 흐렸고. 습도도 기분나쁘게 나빴다.

비 오다 해 좀 비치다 다시 비오다.

그러니 덥기도 하고 습도는 습도대로 난리고.

 

 

발사드 마을의 개들.

날이 덥고 습해, 동물들도 지쳐보인다.

모든 것이 느리게 가는 것 같다.

동물들도, 사람도, 시간도.

 

 

덩치 큰 개들이 한국에서 이렇게 풀려있는 건 상상도 못할 일.

그것도 길거리에, 목줄도 없이.

그런데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참 많이 본다.

큰 개건 작은 개건 , 목줄 없이 길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기 좋았다.

 

묶여있는 개들의 삶은, 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 잔인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답답하겠나.

산책 자주 시켜줄 거 아니면, 안 키우느니만 못한 것 같다.

 

길거리를 하릴없이 걸어다니거나 아무데나 주저앉아 멍 때리고 있는 소들 역시 많이 볼 수 있는 광경.

 

 

열대우림으로 가득한 발사드 마을.

몇몇 공장들 있는 곳 빼고는 전부 저렇게 열대우림으로 가득한 미개발지역.

밤에는 가로등도 드문드문 있어 정말 깜깜하다.

대신 별들이 많이 보인다.(맑을 때는)

 

 

점심시간, 이 공장의 수석엔지니어, Vipul씨가

자신의 집으로 점심을 초대했다.

 

비뿔은 올해 100세이신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내. 그리고 자기 자식들과 한 집에 살고 있다.

맨 왼쪽이 비뿔 아내. 그리고 내 양 옆이 비뿔씨 어머니와 할머니.

아이들은 학교가고 없었다.

아내가 시집올 때 결혼지참금을 가지고, 남편 집으로 와서 산다고 하는데,

 

겉으로 보기엔 참 평온해 보이지만, 며느리의 시집살이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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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남자들은 잘 모르겠는데

결혼한 여자들은 몸을 칭칭 감는 사리란 걸 입고 다녀야 한다.

이게 실제로 생각보다 엄청 덥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공장 사장의 미히르의 아내(영국인)는,

자기는 결혼한 첫날만 사리를 입었다고. (너무 덥고 마음에 안들어서)

아마 외국인이어서 가능했을 테다..

 

이 덕에, 참으로 다양한 사리 패션이 발달했지만,

그래도 무릎위를 올라오는 치마나 민소매 티 같은 옷을 입을 수 없는

패션의 자유가 없는 인도 여성들.

 

인도 여성의 인권은 아직도 옛~날 우리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여자들의 문맹률은 남자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시집살이 중인, 비뿔씨 아내.

자기 부모님이 얼마나 보고싶을까.

여자 인권이 낮기도 하고, 결혼할 때 결혼지참금을 여자 쪽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인도에서는 딸을 낳는게 부담이라고. 바뀌어야할 결혼제도 같다.

 

비뿔씨에게 아내와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냐 물어보니까,

서로의 부모님끼리 알아서, 2번 만나보고 결혼했다고.

그 2번 만난 것도 데이트도 아니다.. 아내 집가서 몇가지 '질문사항'을 물어보기 위해 30분 정도 만난 것 뿐.

참.. 어떻게 2번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평생을 함께 살 동반자를 삼는건지,.

인도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게 참 다행스러웠다.

 

 

나마스떼. 인도 기본 인사.

여자들의 인권이 좀 더 높아지길 기도하며.

 

 

비뿔씨 아내가 차려준 점심식사.

우리를 생각해 상을 차리려 했으나 인도 전통식대로 먹어보고 싶다고 하여,

이렇게 바닥에서 먹었다. 인도는 이렇게 상도 안펴고, 바닥에 바로 접시를 두고 먹는다.

손으로도 많이 먹고. 게다가 대부분 음식에 향신료 향이 강하게 나고, 커리맛이 난다.

요거트와 음료로 먹는 버터밀크 역시 참 자주 볼 수 있다.

 

처음 몇 번은 인도음식이 맛있었는데,

몇 번 먹다보니 향신료, 커리맛도 질리고 - 느끼했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어릴적부터 많이 먹었던 걸 그리워하나 보다.

정갈하고 깔끔, 얼큰, 매콤한 한국 음식이 그리웠다.

 

아 그리고. 비뿔씨가 음식 먹기 전 기도를 하길래 무슨 기도를 하는 지 물어봤다.

비뿔씨는 늘 무언갈 먹기 전 이 기도를 한다고 했다.

 

"먼저 이 음식을 차리느라 수고한 아내에게, 이 음식을 만들 재료를 우리 동네에 가져온 운전기사들에게, 그리고 농부들에게, 마지막으로

오늘도 굶지 않게 행운을 내려주신 신에게 감사기도를 드려요, 늘."

 

늘 잊고 지내는데

감사하는 마음, 잊지 말자.

 

오늘 내가 이렇게 건강히 살아 있는 것도 사실 누군가에겐 세상 무엇보다 부러운 일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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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뿔씨가 사는 집 1층, 이 건물로 들어오는 복도에

소 한마리가 앉아있었다. 쿠리쿠리한 냄새가 나는 소똥과 함께.

(밖에도 많았지만)

소는 인도에서 신성한 동물이라 이 소가 길거리를 가로막는다든지, 똥을 싸든지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소를 생각하는 그 마음의 절반만큼이라도 여자들을 생각해주면 좋을텐데.

도시 쪽의 인도는 그래도 많이 서구화가 되어가 여성의 인권발달속도가 빠르지만

시골은 아직도 한참 먼 것 같다..

 

 

 

 

궁금했던게, 다리는 그렇게 가리고 다니면서 왜 허리는 노출시켜도 되는건지, 의문이었다. ㅎ

나라마다 야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다른가보다.

우리나라는 짧은 반바지, 여자들 참 많이 입고 다니는데

가슴이 파인 옷을 입으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남미같은데선 가슴은 많이 파이는 거 자주 입는데 다리는 별로 노출이 없다.)

 

 

 

우리나라엔 없어서 못먹는 망고.

달기만 한 노랑 망고보다 새콤시콤한 녹색망고가 난 더 좋다

소금에 찍어먹으면.... 짱맛..

우리나라에도 신 망고가 자랐으면.

 

 

 

자주먹었던 인도 valsad마을의 음식..

채식주의자들은 다 풀떼기들만 먹을 지 알았는데

음식종류도 다양하고 맛있었다.

 

                                               인도맥주 Kingfisher.

                                               늘 일반 lager 만 먹다가 strong이랑 draught 버전 먹어봤느데 둘 다 너무 써서

                                             그리고 이상한 향이 나서 내 입맛에 안맞았다.

              

                                            요즘엔 초콜렛이나 단 음료수, 과자 뭐 이런게 안땡긴다. 맥주 안주로도..

                                            대신 과일 잔뜩 사먹었다. 체리, 사과, 망고, 배 등등

                                            과일값은 또 엄청 싸서 배부르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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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또.

인도 사람들에게 사기를 조심하라고들 하던데

나는 운이 좋아서인지, 택시를 참 여러번 탔는데 사기 한번 당하지 않았다.

다 엄청 정직하고 재밌는 분들이셨다.

역시- 자신이 직접 경험을 직접 해봐야 하는 듯하다.

사기를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에게는 인도 사람들 인상은 사기치는 이미지였을 건데,

아직 내게는 유쾌하고 친절하며, 정직한 사람들.

 

세상에는 나쁜사람보다 좋은사람이 많을 거다 어떤 나라를 가든.

그래서 또 생각했다.

소문듣고 편견 갖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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