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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죽은 닭을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니 마당에 닭 한마리가 죽어있었다. 고양이나 개에게 물어뜯겨 죽었는지 목은 꺾여있고 깃털도 많이 뽑혀있었고 내장들도 튀어나와 있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서 모이를 먹으며 꼬꼬거리며 돌아다녔을 닭. 죽으니 온기도, 목소리도, 움직임도 없어지고, 덩그러니 몸만 남아있다. 조금 충격을 받고 징그럽기도 해 치우지 않고 가만히 그 자리에 내버려두었다. 얼마 후 다시 그 자리에 가보니 어떻게 알았는지 죽은 닭 주위에 파리들이 날아다니고 개미들이 잔뜩 떼를 지어 닭의 살점을 물어뜯고 있었다. 죽은 시체 특유의 역한 냄새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살아있을 땐 제 기능을 했던 장기들이 죽음으로 인해 이를 멈추고 생물으로서의 항상성 유지기능이 깨지니, 곧바로 썩어버리기 시작하는구나. 살점은 작은 동물들의 .. 2018. 5. 31.
담양 소쇄원, 500년 역사의 정원 담양 소쇄원. 친구네 집과 차로 3분거리에 있어서 가면서 맨날 지나치기만 하다, 이날은 구경할 에너지가 있어서 가보게 되었다 그리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산책하기 좋은 날씨. 소쇄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으로 들어간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인데 담양군민인 친구는 무료로 입장.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길. 양 옆길 대나무들이 빼곡한 대나무 숲길이다. 쭉쭉 뻗은 대나무들,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 소쇄원 입구쪽에서 담양산 죽순도 판매한다. 소쇄원은 작다. 사실 빨리 걸으면서 휙휙 보면 10분도 안돼서 한바퀴 돌고 나올 수 있다 근데 이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우리나라에 있는 민간정원 중 최고라는 말을 듣는다는 소쇄원. 조경학을 하는 사람들은 꼭 와서 들른다는 이곳. 미술,.. 2018. 5. 31.
담양 소쇄원: 엄마손맛집 인생 애호박찌개 담양 친구네집에서 하루 자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장소는 전날밤부터 친구들이 꼭 먹으러 가자고 했던 엄마손맛집. 친구집에서 차타고 5분거리라 (담양 소쇄원에서 3분거리) 담양에 위치한지 알았는데 알고보니 광주에 속해 있었다. 오랜만에 쓰는 졸맛탱 식당 소개글 엄마손맛집 외관 사실 난 28년 살면서 식당에서 애호박찌개를 한번도 시켜본 적이 없었다. 애호박을 그닥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주재료가 애호박인 찌개라니.. 그치만 친구들이 어제부터 가길 벼르고 있던 곳이라 그냥 갔다 국수랑 백숙같은 것도 파는데, 우린 메뉴판 보지도 않고 바로 애호박찌개를 시켰다 여기 온 이유였으므로. 그리고. 나의 편견은 무너졌다 애호박찌개 1인 6,000원 / 2인이상 주문가능 밑반찬도 하나하나 너무 맛있고 (특히 저 깨순나물이랑 .. 2018. 5. 31.
화순 맛집- 봉순이 팥죽, 칼국수 친구가 화순으로 이사하여 가보게 된 화순. 나가서 먹게 된 점심. 봉순이 팥죽 칼국수. 아침 먹은지 얼마 안 되어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가자해서 기대 없이 가보았다. 이 더운데 웬 팥죽?하면서. 건물외관 여러 메뉴가 있다. 거의 면 종류이다. 팥칼국수가 메뉴판 맨 위 좌측에 있는 걸 보니 이게 메인메뉴인가보다 순수 100% 국내산 팥이 아니면 1억원 보상..이라고 크게 써져있는걸 보니 국내산 팥이 맞나보다 ㅎㅎ 친구들은 팥칼국수 비빔국수, 나는 콩물국수 이렇게 세개 시켰다 가장 먼저 나온 콩물국수. 이게 얼마만의 콩국수인지. 이곳 콩물국수 면은 일반 국수소면이 아니라 칼국수면을 쓰는데 그렇게 면이 쫄깃하고 탱탱할 수 없다 그리고 콩물도 되게 진하고 고소 담백하다. 나와 친구들, 감탄하며 먹.. 2018. 5. 31.
화순 세량지 산책, 여름엔 양산 필수.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5월 말 토요일 오후. 화순 세량지 나들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세량지로 향했다. 바람도 불지 않는 햇빛이 쨍쨍한 오후 3시였다. 주차장에서 세량지까지 도보로 10분남짓한 산책거리가 꽤 멀게 느껴졌다. 너무 해가 뜨거워서. 노란 꽃들이 노란 햇빛에 반사되어 더 노래보인다. 화순 세량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양산인지 우산인지 큰 우산을 들고 있던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방문계획이 있다면 여름엔 아침이나 저녁에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세량지는 2012년,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곳 50위 안에 든다고 한다. 정말?? 그렇지만.. 아침에 가지 않아서인지, 물 표면이 일렁여서인지, 벚꽃도, 단풍도 없어서인지 물에 비친 잔상들은 보이지 않았고, .. 2018. 5. 30.
홍문종, 염동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란? 방탄국회단!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과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 이 두 분은 각각 경민학원 공금횡령(70억원대) 혐의, 강원랜드 부정채용 청탁(수십 명) 혐의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체포하는 데 왜 체포동의안 투표가 필요할가? 바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체포특권은 뭘까? . . #불체포특권 불체포특권은 국회의 체포동의가 없거나 석방요구가 있다면, 체포/구금되지 않을 수 있는 국회의원만의 특권이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1.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이 되지 않는다. 2. 회기 전에 체포나 구금이 되더라도 국회의 요구에 의해 석방될 수 있다. (*회기 중 : 會期 中. 국회의원들이 근무하는 기간) 우.. 2018. 5. 24.
영화 독전(Believer) 후기. 믿음과 선택에 대해서. 뜻하지 않게 개봉 당일 날 보게 된 영화 독전. 보고나서 잔향이 가시기 전에 쓰는 영화 감상문. (결말 스포 있다.) #스토리 오랫동안 마약조직의 수장인 '이선생'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조진웅). 그러나 이선생은 성별도, 이름도-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그러던 중, 이선생을 쫓는데 의문의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거기서 큰 단서를 제공해 줄 두 명의 사람, 오연옥(김성령)과 락(류준열)을 알게 된다. 이 둘은 모두 이선생에게 배신당한 사람들. 그런데 오연옥은.. 영화 너무 초반에 죽어버리고(포스터에도 나오고 주연이라 뜨는데 너무 일찍 죽는다.) 남은 건 락 한명 뿐. 락은 그 폭발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그리고 아끼던 개까지 숨만 붙어있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 걸 지켜본다 묵묵히. 그리고 원호에게 이선생을.. 2018. 5. 23.
드루킹 옥중편지. 믿고 거르는 조선일보 5월 18일. 조선일보가 자사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기사를 내었다. 이름하여, "드루킹 옥중편지, '김경수에 속았다'"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김동원)이 감옥에서 편지를 써 조선일보에 보낸 것을 보도한 것이다. (드루킹 사건 요약글 -> 드루킹 사건 정리: 댓글조작? 김경수 죽이기) 조선일보의 단독보도. 드루킹이 많고 많은 언론사 중 하필 조선일보를 고른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칭 '보수'라고 하는 극우이자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발행매수가 많은 언론 중 하나이자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 김경수 의원의 패배를 원하는 조선일보. 현재 드루킹과 조선일보의 이해관계는 완벽히 일치한다. 조선일보는 현재 야당들에게 답이 없어보이므로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김경수의 지지율을 떨어뜨리.. 2018.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