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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수술실CCTV 설치 의무화에 반대한다.

by Boribori:3 2021. 6. 21.

일부 병원 일부 의사들의 대리 수술, 환자 성추행, 의료사고 등의 여러 문제들이 뉴스에 나온다.

수술을 받다가 잘못돼 평생 불구가되거나 목숨을 잃어도 환자나 환자 가족들 입장에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

수술실 안엔 CCTV가 없으니까 누가 무슨 잘못을 해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가 아니라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해도, 수술을 위해 마취된 환자는 알 수 없다. 

CCTV가 없어도 병원에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국민들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분노해있지 않았을 것이다. 워낙 사건사고, 문제들이 많으니까 요구하는 거지.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으니까. 

어찌보면 여태 없었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고속도로에도, 동네 골목길에도, 학교에도, 편의점에도 어디에나 설치되어 있는게 CCTV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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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들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고 싶어할까?

어이없는 의료 사고, 대리수술, 성범죄 등 수술실 내의 부적절한 행위를 예방, 방지하여 환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위해서도 있으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제대로 수술했는데 환자가 아니라고 우긴다면, 영상을 통해 확인시켜주면 되니까.  

 

그런데 왜 지금까지 대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수술실 CCTV설치를 못했냐고??? 

일부 세력들의 극렬한 반대 때문이었다.

 

반대하는 입장은 대충 이렇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진의 집중력과 능동성, 적극성을 떨어뜨려 의료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다."

"(감히) 의사를 카메라로 감시하겠다니, 수술하려면 의사에 대한 신뢰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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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운전을 하다 뺑소니나 접촉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하나? CCTV와 블랙박스부터 확인한다. 운전자가 아무리 자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도 물증이 먼저다. 

마트에 CCTV가 설치돼 있으면 물건을 고를때 소극적이 되며 마트 주인과 손님간에 신뢰가 저하된다?

도로에 CCTV가 있으니 운전을 소극적으로 하게된다?

어린이집에 CCTV가 있으니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

 


수술실 CCTV 설치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건 지난 2015년, 최동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작이었다. 2014년 말경, 수술 중 수술실에서 생일파티, 유령수술 문제가 이슈화, 공론화되었을 때였다.

그 이후 국민적 관심을 얻어 여러차례 도마에 올랐지만,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너무 극과 극이라 발의된 법안은 폐기되고 발의되길 반복했다.  2021년인 지금까지.

처음에 강하게 반대하던 의협과 국민의힘 측은 여론이 돌아서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몇걸음 발뺌중. 이미 6년을 '논의'한답시고 질질 끌어왔는데 여기서 또 어떠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건지? 궁금하다.

국민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이 내용을 6년이라는 시간동안 국회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건 그만큼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협회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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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환자를 대상으로 대리수술, 성범죄 등 있어서는 안될 짓들을 벌이다 걸린 의사들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지를 -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 

대다수의 정직하고 사명감 있는 의사들을 모욕하는 일부 의사들의 행태를 감싸줄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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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개인적으로, 수술실 내 CCTV 설치 법적 의무화에 대해선 떨떠름한 입장이다. 법적으로 CCTV설치가 의무화되는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과 그 후가, 안봐도 뻔하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까지 또 얼마나 많고 지루한 어이없는 반대 변명들을 들어줘야할 것이며 통과가 되더라도 설치비는 국가 예산에서 대야하니 그 예산은 얼마로 할 것이며 또 여기저기서 간섭을 할 것이니 상상만해도 지친다.     모든 수술실 의무화보단, 시장논리에 맞춰 자율적으로 가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 단, 모든 병원은 수술실 내 CCTV설치 여부를 환자들에게 반드시 서면고지하여야하며,  환자의 서면동의를 통해 수술시 CCTV촬영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하는 것까진 의무화하는 조건- 그리고 일정 규모 이하의 작은 병원들은 CCTV설치비 지원해 주고 하는 방식으로.  

환자는 병원 입장에선 돈을 내는 고객이자 소비자이니,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대다수의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드시 CCTV를 설치해야한다, 가 아니라 의사에 대해 깨져버린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납득할 만한 제대로 된 대안을 좀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변명들로 회피할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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