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결혼하지 않을 자유. 혼자가 편하다. 대한민국 청년의 삶.

by Boribori:3 2017. 4. 20.

 2017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라이브로 방영된 대선 토론,

의 여운. 허허허.. 헛웃음이 나왔다..

2시간이나 진행되었는데 이 시간들. 의미없는 말싸움, 트집잡기로 무심하게 흘러가버리고-

. . 어쨌든 느낀 것, 아 저 후보는 절.대. 뽑지 말아야겠다 정말 아니구나.

의미는 있었네. 


.


.


여튼, 오늘은 1인가구 증가와 비혼족 증가. 그리고 저출산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한다.

나도 20대 후반의 청년으로서 (벌써 후반이라니?), 대한민국의 현 시국을 살아오며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 국가에서 발표하는 통계자료들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고 지금의 높은 자리에 올라 앉아 계시는 

고위층들은, 지금의 청년들의 좌절감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잠도 안오고. 대한민국의 청년으로서 허심탄회한 글을 쓴다.



저출산이 계속되면 국가는 붕괴위기에 빠진다.  그리고 이의 해결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공약은 늘상 있어왔지만 

뭐 별로 공약이 제대로 지켜진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에, 결혼, 출산 그리고 심지어 연애마저 포기한

1인가구들은 꾸준히~ 급증중에 있다.


전체 가구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출산율의 감소와 같은 맥락이다.

2035년 즈음엔 35%에 달한다는 예측도 있다. 아님 더할수도.



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게, 자연스레 마트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간편식, 혼자 해먹기, 혼자 쓰기 부담스럽지 않은 소량포장된 제품들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몇천원은 있어야 살 수 있었던 각종 과일, 채소들도 (그러나 막상 사고나면 너무 많아서 썩어버려 처치곤란인.)

잘 다듬어져 따로 손질을 하지 않아도 되게 , 딱 1인분 요리 해먹기 좋을 양을 단돈 천원에 살수가 있다.


혼밥, 혼술, 혼영.. 

모두 '혼자' 밥먹고 술먹고 영화보고 .. 하는 것인데 이렇게 새로운 단어까지 생긴 걸 보면

혼자-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나보다. 미운오리새끼, 나혼자산다, 혼술남녀.. 이런 티비프로그램들,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은 이를 보는 사람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하긴 ,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1인가구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 시절에만 해도 혼자 무엇을 한다는 건 SNS에 올릴만한 일은 커녕, 말하기 조금 부끄럽고 

게다가 웬만하면, 함께할 사람이 없으면 아예 영화를 혼자 보러간다거나. 이런 거 하질 않았었다.

집에만 박혀있지.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한두명이 아니고 대부분 이렇게 살고 지내니까.

그냥, 혼자사는 게 자연스러운 거다. 오히려 잘 안맞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것보다 편하고 스트레스가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신경쓸 일도, 다른사람이 내 방을 보고 질책할 일도 없다 혼자 지내면.


경기가 어려워지고 주머니도 가벼우니 다른 사람과 함께 노는 것도 부담이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과자, 맥주 사다가 혼자 집에서 먹으며 영화 틀어놓고 먹는게 최고다.

돈도 별로 없고 일하느라 시간도 별로 없는데 일에서 벗어난 시간만큼은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즐기고 싶다.


.

.



이런 1인가구의 증가를, 당연히 국가는 못미더워 한다. 1인가구란 말은 결혼을 안한 싱글이란 말이고 이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거고 

그럼 곧 다가올 인구절벽에 고령화에 , 국가는 붕괴위험에 놓이니까.


그래서 이들에게 불이익을 가하려 한다.

결혼하고 출산하세요. 그래야 국가가 유지됩니다. 하며 결혼한 신혼부부에겐 임대료를 낮춘, 행복주택에 살 수 있게 한다거나.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 '싱글세'를 받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싱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세액, 소득공제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인구절벽시기가 다가오고 생산가능인구수가 급감함에 따라 정부는 이렇게 혼족, 싱글족들을 채찍질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뭐하나.


이런 정책 따위 가지고선, 청년들의 굳게 닫힌 마음을 , 확언컨대 절대 돌릴 수 없다.

대부분의 비혼족 청년들은 결혼, 출산을 안하고 싶어서 안하는 게 아니다. 

행복하자고 해야 할, 결혼이. 그 비용이 부담이 되고, 당장 두 신혼부부가 독립해서 함께 살아야 할 집값이 감당이 안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의 삶을 간단히 적어봤다.

-> 중고등학생 때 나름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갔다.

->등록금이 부담된다. 게다가 기숙사도 못들어갔네, 자취방? 월세가 부담된다. 알바를 해야겠다.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는게 힘들다.

-> (남자들의 경우 군대를 갔다온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학점 얻기 성공! 졸업을 앞둔다. 

-> 졸업은 해야되는데 취업이 안된다. 학원을 등록한다. 졸업을 유예한다. 

-> 그래도 취업이 안된다. 경기가 안좋아 기업들은 고용인원을 감소한다고 한다.

    경기가 너무 안좋다. 취업을 해도 미래가 불안할 것 같다. 안전한게 최고다. 공무원시험 준비. 

    (경쟁률이 무지 치열해 되는 사람 매우 소수에 불과)

-> 만약 어렵사리 취업을 해도 야근에 특근에 자기 시간이 없다. 회사에 기숙사가 없고 통근하기 너무 멀면, 또 집을 구해야 한다.

     얼마 안되는 월급에 생활비, 월세까지 마이너스.  학자금 대출까지 받았으면, 이것도 갚아야 한다.

-> 모인 돈이 있을리 없는데 30이다. 

-> 애인이 있어도 결혼은 부담스럽다. 일단 결혼자금과 집값이 없다

 (20대 후반 사회초년생이 자력으로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면 최소 10년이상 구두쇠처럼 돈을 모아야 한다.)

-> 그래도 그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결혼을 일단 한다. 집값은 대출받아 갚아나가면 되겠지 뭐.

-> 아이가 생겼어도 양육비를 위해 부모 모두 직장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럼 아이는?

-> 어찌됐건 아이는 어린이집 등에 맡기고 본다. 직장생활에, 육아에 정신이 없다.

-> 아이가 클수록 부담이 되는 양육비. 신혼집 구하느라 빌린 대출, 양육비, 생활비 감당하려면

    내 노후자금을 모을 수 없을 것 같다. 직장도 언제 잘릴 지 모른다.

    (이 때 자신의 부모 역시 노후자금이 없다면 부모님도 모셔야 한다.)


-> 미래가 없어보인다. 결혼해도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결혼을 안하면 내가 혼자 먹고 살 돈만 모으면 되는데.(그것도 힘든데)  결혼하면 책임감이 배가 된다.

    그냥 혼자 살아야겠다. 



(사진출처: sbs)

고등학교를 졸업한 순간부터, 성인이 되며 생기는 부담감 불안감이 대한민국 청년들을 짓누르고 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우리 때는 더 힘들었어. 우리 때는 아무것도 없이 단칸방에서 시작했어.'

마치 지금의 청년들이 엄살을 부린다는 듯이. 


그런데 그건 당신들이 뭐라할 게 아니다.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잖소.


지금 당장도 이렇게 불안한데,

나 혼자 살아가기에도 힘든데

이런 삶을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에게도 함께하기는 싫은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청년들,

결혼은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청년들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생산가능인구수를 적절히 유지해야 국가를 유지할 수 있기에

정부입장에서는 이들이 못미덥기에 싱글에게는 채찍을 커플에게는 당근을 - 주는 정책을

세우는 거겠지만 이런 정책으로는 절대로 저출산 , 고령화 문제 해결, 불가능하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주겠다? 웃기는 소리.

아이는 부모가 키우는 게 맞다. 부모가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주면서 키워야,

제대로 된 인격, 심성을 지닌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국가에서 제대로 키울 자신 있으면. 아예 외국에서 입양을 하지 그래.


이 사회, 근본적인 구조부터 바뀌지 않으면 이런 자잘한 몇 푼 지원가지고

자신의 삶을 바꿀만할 결정을 할 사람? 없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