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7~21 인도에 왔다. 벌써 네번째 인도 입국.
코로나바이러스 팬대믹 시국 이후론 처음 왔으니 딱 3년만이다.
10월 중순의 인도 뭄바이 역시 덥고 습하다. 혹시나 밤엔 쌀쌀할 수 있을까 하여 긴팔을 챙겨갔으나 무용지물이었다.
구자랏에서 볼일을 보고 인도 출국까지 하루가 넘게 남아, 뭘 할까 생각하다 예전에 무한도전에 나왔다는 도비가트에 가보기로 했다.
예전부터 궁금했었기도 했고
벌써 네번째 뭄바이지만 일정상 문제로 도비가트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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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빵빵한 호텔밖을 나서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덥고 습한 무더위와 함께 여러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길가를 장식하는 각종 쓰레기들. 그 쓰레기 더미에서 뭔갈 찾는듯한 마르고 퀭한 눈의 소들. 소의 엉덩이에 날아다니는 똥파리들. 돈좀 달라고 구걸하는 크고 깊은 까만 눈의 아이들.
이번 묵었던 호텔은 JUHU 바닷가에 위치해있었고 이 근방이 전부 글로벌브랜드 호텔들로 이뤄진 나름 부촌이었음에도 -
뭄바이의 빈부격차는 여전했다.
호텔밖을 벗어나기만 해도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바닷가산책을 나서면 볼 수 있다.
바닷가에서 엉덩이를 까고 똥을 싸는 사람들을.
그리고 그 똥을 바닷물 속으로 다시 데려가는 파도를.
왜 저기서 똥을 누냐고?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지낼 집은 물론 길거리 공중 화장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은 그나마 지붕있는 집이라도 있는 거고 그냥 정말 literally 길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정말 놀랍도록 많다.
:( 뭄바이 바다.
평소 수영하는 거 엄청 좋아하는 나인데 여기선 발조차 적시지 않았다.
나 나름 비위 좋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늙은 노숙인에서부터 젊은 아빠,엄마,애기들로 이뤄진 가족 노숙인들까지. 매연과 쓰레기가 가득한 길거리 한 모퉁이가 거처인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지내는 길거리의 중심가엔 깔끔한 인테리어에, 들어가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에어컨이 빵빵한 스타벅스 같은 깔끔한 건물들과 가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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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지수, 빅맥지수라고 하던가?
궁금해서 들어가봤다.
스타벅스 인 뭄바이.
기본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다. 가격은 한국보다 사악했다.
대졸사원 대체적 월급이 30~50만원이라는데 아아 가격이 5천원남짓이라니...
이런 호텔, 식당, 까페 안에서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순간 잊고 만다. 이 창밖이, 문 밖의 세상이 얼마나 덥고 습하고 코가 아픈 매연에 자동차 경적으로 가득찬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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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사먹는 스트릿푸드들은 50~200루피 정도로 굉장히 저렴했지만
좀 번듯해보인다 싶은 식당들은 한국보다 비쌈.
특히 GST(Goods and Services Tax)세금들이 붙어서 더 비싸진다. 게다가 중앙정부(Central~ CGST)랑 주정부(State~ SGST)가 따로따로 걷는다 ^.^ 또한 이 세금은 어디서 어떤 물건을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위 영수증의 식당은 도비가트 가기전 근처 구글맵 리뷰 많은 거 보고 들어간 곳인데 여기도 역시 직원들이 과도하게 많다. 손님도 많지 않은데 근처 서성이는 웨이터들만 5~6명..?? 인건비가 부담돼 인간 대신 기계가 주문도 받고 서빙도 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한국에서 온 내겐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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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고 도착한 도비가트.(우버로 기사님 배정받아 갔는데 ... 이것만해도 할말진짜 많다. 롱스토리,,)
나같은 관광객들이 하도 많이 가서 생긴 , 사진찍으라고 생긴 전망대에 우릴 내려주셨는데 .
세상에..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가기 전 도비가트 검색해서 보고 간 유튜브 영상에 나온 그 마그넷 소녀가 우릴 반겨주었다. 셀럽을 만난 느낌이었다
보자마자 마그넷을 사라고 꼬시기 시작하는데 개당 250루피를 불렀다. (내가 봤던 영상 속에선 150루피를 부름) 원래 개당 50루피도 안하는거 5배 가격을 부른 거다 ;; 안 산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얼마를 원하냐고 네고를 시작하는데.
아무리 사고싶지 않다고 시선을 돌려도 계속 옆에 붙어서 사라고 거의 강매한다. 150루피에 팔겠단다.(아니...얼마든 사고싶지 않다구요..) 그래서 이거 사실 50루피도 안하는거 다 알고있다고 하니까 이건 품질이 다르다고, 굉장히 굿 퀄리티라고 한다 .
이미 이런 식으로 여러 아이들에게 물건을 사준 우리는 이런 상황에 너무 질리기도 하고 더위에 지치기도 하고. 진이 빠졌었다. 게다가 이미 스몰머니는 거의 이런식으로 길거리 동냥하는 아이들에게 써버린 상태라 가지고 있던 가장 작은 단위가 500루피여서, 거스름돈 있냐고 - 하니, 거스름돈이 그만큼 없단다.
그러면서 대신 3개에 400루피에 주겠다고.. 스페셜 디스카운트를 주겠다고 말도 안되는 바가지를 씌우길래 안 산다고 하니, 한숨 쉬면서 근처에 어른을 부른다. 그러니까 그 어른이 갑자기 거스름돈을 가지고 나타난다...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그렇게 결국 마그넷을 하나 구매당했다. 그걸 하나 사주니 다른 애들도 뭐 하나 사달라고 붙는다.
그냥 단순히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인 곳이었다.
물론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빈부격차의 극한 현실판에, 애들이 태어난 거 말고 무슨 죄가 있길래 어릴때부터 이렇게 남들에게 구걸하고, 바가지를 씌워 파는 법을 배우는 건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나 , 이미 이런 식으로 여러 아이들에게 물건을 사주고 똑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쌓이고 쌓이니. 너무 질리기도 하고 더위에 지치기도 하고. 진이 빠졌었다.
인도 다른 도시는 여행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일단 뭄바이는 정말 여행자들이 즐겁게 다니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호텔 안에서 호캉스만 즐기면 상관없다)
도비가트라는 세계 최대 야외빨래터를 가보고자 걸음했었던 곳을, 사실 달라붙어 구걸하는 아이들과 바가지좀 씌워보겠다는 어른들로 인해 한 30분 정도(여기 전망대에서 마그넷 호갱으로 인한 실랑이가 20분 포함됨) 있었나??했었던 것 같다.
저 도비가트 입구에서 우린 입구컷 당했다 (셀프 입구컷이긴 했다)
정식 입장료 없는 거 다 알고 갔는데 들어가려하니까 남자 셋이서 여기 들어가서 구경하려면 돈을 내야한다구 인당 몇만원?(벌써 기억안남)을 내야한다는 거다. 이미 바가지 호객행위, 그리고 무더위에 지쳤던 우리는 아...그렇냐고 그럼 그냥 안간다고 바로 돌아섰는데 또 흥정을 하려한다. 하우머치 두유원ㅌ??? 텔미 !! (얼마를 원해? 말해봐)
뭐지 진짜...
인도 뭄바이는 자극이 너무 강렬해 참 다양한 감정과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가 다시 잊어버리고, 그리고 또 느끼다 현타가 오고, 그래서 차라리 알고싶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부끄러워지는 곳이다.
인간이라는 종이 이렇게 바글바글 모여살면 지구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지 가장 크게 느끼게 되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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