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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The price of shame : 모니카 르윈스키

by Boribori:3 2020. 12. 7.

얼마 전부터 유튜브 프리미엄을 4개월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체험하면서  

광고가 뜨지 않는 유튜브가 얼마나 편한지에 감탄하며 , 동시에 이전엔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유튜브에 얼마나 많은 흥미롭고도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지  알게 되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서야 유튜브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나 외국 뉴스들 ..!

 

미국 대선관련 소식들을 찾아보다 보니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아래 영상으로 날 이끌었다.

https://youtu.be/H_8y0WLm78U 

'The shame of price'라는 제목으로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여자의 TED강연. 

무려 5년 전에 올라온 영상인데 알고리즘의 세계가 보게 만들었다.

20분이 조금 넘는 영상인데 이 여자가 미소지으며 담담히 말하는 내용, 듣다보니 눈물이 나온다. 

(한국어 자막으로도 나오니 꼭 봤으면 좋을 영상으로 추천한다. )

 

 

 1995~1997년.

당시의 모니카 르윈스키는 연예인도, 정치인도, 고위공직자도 아닌,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20대 초반의 일반인 여성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땐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미국의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과의 성적 스캔들로.

 

 

 

 백악관의 인턴으로 일하던 22살의 모니카는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자 유부남이었던 빌 클린턴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 이는 2년 후 직장 동료에 의해 세상에 폭로되는데-

이후 그녀의 이름은 모든 매체에 오르내리고 조롱거리가 되었고 성적인 농담으로 소비되었다.

 1998년 1월이 시작이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의 전통적인(?) 매체에서 나오는 정식 뉴스도 아닌, 인터넷에 올라온 글 하나로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이 2010년쯤 나왔으니 당시엔 SNS가 생기기 전.

그녀는 자신이 인터넷으로 인해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공개적 망신을  당한 최초의 사람이었다고 회상한다.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인터넷의 특성 때문에 그녀는 하루만에 전세계적 웃음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대통령에 비해 저 여자는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고 뚱뚱하다.. 어떻게 꼬신거냐 , 그것도 임자있는 남자를,, 간도 크다.. 부터 온갖 조롱을 퍼부어 댔다고 한다. 이 사람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글 하나만을 보고서.

인터넷에 올라온 관련 글들의 조회수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으며 익명성 뒤에 숨은 수많은 사람들은 악성 댓글로 한 사람을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로 깎아내리고 비난했다.  

스캔들 상대 남성이 대학교 선후배같은 일반인이었어도 그 굴욕과 수치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컸을 텐데 대통령이었다니. 

물론 그녀가 저질렀던- 가정이 있는 남자와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는 건 큰 잘못이지만

이 잘못을 한 자료들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공간에 떠돌아다녀도 됨을 의미할 순 없다. 절대.

죽어버리고 싶었던 마음이 수도 없이 들었으나, 그녀를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2007년 기사/ 경향신문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르윈스키가 당했던 그 시절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많이. 

전세계 사람들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누군가를 비난하고 조롱하고 깎아내린다.  

설리의 죽음과 n번방이 최근 일어난 대표적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던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이외에도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일들은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가락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포기했다.

 

물론 르윈스키가 공개 수치를 당했던 22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명예훼손, 모욕죄 등 이러한 행위들을 처벌하는 관련 법안들이 존재하긴 한다.  

개인의 사적인 생활이 담긴 자료들을 유포하고 판매, 구입한 사람들. 혹은 기사를 보고 모욕적인 악성 댓글을 쓰다 걸리거나 신고당하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처벌은 너무 너무 약하다...

법 개정도 시급하다. (국회의원님들 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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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 대해 들리는 '소문'을 듣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 관심도 가지지 말자는 다짐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좋은 영상이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조회수 올리기에 급급한 자극적인 영상들은 '클릭'조차, 눈길조차 주지 말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남의 뒷담화가 남의 입을 통해 들리더라도 직접 내가 경험한 게 아닌 이상 반응하지 말자.

 

본인의 끔찍하게 아팠던 경험을 이겨내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모니카 르윈스키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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