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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자/중동지역

터키, 쿠르드족 공격 이유. 그리고 생각

by Boribori:3 2019. 10. 13.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 거주하고있는 쿠르드족에게 공격을 시작한지 벌써 나흘째.

터키 정부는 시리아 국경 8km까지 진격했고 쿠르드족이 살고있는 마을 10여 곳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자치정부에 따르면 쿠르드족 19만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민이 되었다고 한다. 죄없는 민간인들 수십명도 무고하게 터키의 무차별적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들은 지금도 속출하고 있다.

아. 쿠르드족은 터키, 이란, 시리아, 이라크 등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있는 수천만명의 나라없는 민족이다. 독립을 하여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의 땅)을 갖는 것이 이들 쿠르드족의 소원이지만 주변 국가들의 강력 진압과 미국 등 강대국들의 이익다툼으로 늘 그 꿈은 현실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쿠르드족의 독립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선 아래 링크를 참조.

( 나라없는 설움. 쿠르드족의 독립, 어려운 이유

 

나라없는 설움. 쿠르드족의 독립, 어려운 이유

정말이지, 중동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 같다. 이 지역과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와 인접한 주변국들에서 생기는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웬만큼 큰 사건이 아니면 잘 모르지만, 지금..

boriborik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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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거주 쿠르드족 피란민: 우리는 초강대국들을 도왔지만 그들은 우리를 버렸습니다. 세계 각국이 우리를 위해 뭔가 해주기를 요청합니다.

왜 쿠르드족 난민이 자신들이 '버림당했다고' 표현할까?

터키는 왜 남의 나라에 있는 시리아 쿠르드족을 국경을 넘어서까지 공격했을까?

 

터키의 이번 공격은 미국이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을 철수하자마자 시작되었다.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강해지고 있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이 터키 내 쿠르드족에게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운 것이다.

미국 CIA의 world factbook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은 터키 총 인구의 18%인 약 1470만명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한 인구가 독립한다고 봉기하면 난리가 나겠지!

특히 시리아 내 쿠르드족은 터키의 국경과 접한 북동부쪽에 거주하고 있으니.

 

 

그런데 지금 트럼프는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자기들 병력을 철수하는데 웬 배신자 소리냐고?

미군과 쿠르드족은 한때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테러단체인 IS격퇴전을 함께 한 '혈맹'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미국은 중동 최대 격전지인 시리아 내전에 'IS 격퇴'를 위한 명분으로 참전하며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등 간접적으로 내전에 개입했고 2014년부터 IS 격퇴를 목표로 직접 공습에 나섰다.

- 여기서 쿠르드족은 미군의 IS격퇴 작전을 앞장서서 도운, 주역이었다.  이 전쟁에서 약 1만명이 넘는 쿠르드족 민병대 대원들이 사망했다. 이렇게 자신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을 적극 도운 이유는 향후 그들의 오랜 염원인 독립국가 건설에 강대국 미국의 지원을 얻기 위해서였다.)

미군이 철수하자 시리아 쿠르드족은 군사대국 터키의 공격 앞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었다.

트럼프의 미군철수명령은 터키 정부에게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해도 좋다는 사실상 '그린라이트'.

그림-Jeff Darcy , Cleveland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만은 트위트에 아래와 같이 올렸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Paul Krugman 트위터

 

 

'트럼프가 쿠르드를 배신한 이유

(a) 터키와 사업상 이익관계가 있어서

(b) 잔혹한 독재자 에르도안(터키 대통령)이 트럼프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라서

(c) 트럼프의 보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시켜서. 

세가지 가설이 모두 매우 그럴듯하다!'

 

앵거스 킹 미국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결정에 대해 비난했다.

 -“Who in the hell is ever going to come to our aid again if this is the way we treat our allies? It’s a dumb decision strategically because it creates a situation where no one will want to take a risk on our behalf, .. The first problem is the decision was made impulsively and the only person the president seems to have talked to is the dictator of Turkey,” (이런 식으로 ㅁ국이 동맹국들을 대하면 앞으로 누가 우리를 돕겠나? 정말 멍청한 결정이다. 앞으로 어느 누구도 우릴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 첫번째 문제는 이 결정이 충동적으로 내려졌고 트럼프가 이에 대해 대화했던 것 같은 유일한 사람이 터키의 독재자(에르도안)이라는 것이다.)

 

앵거스 킹 상원의원 트위터

 

-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이익을 얻기보다 미국은 외톨이(America Alone)가 될 것이다.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을 적극 도왔던 쿠르드족을 배신하는 행태를 보고 동맹국들이 어떻게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10/9, CNN 인터뷰에서)

이외에도 미국 여당인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트럼프가 쿠르드족을 저버려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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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쿠르드족이 열심히 소탕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 대원들의 17,000여명은 현재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관할하는 곳에 시리아-터키 국경지대 쪽 포로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다. 쿠르드족이 터키군에 맞서 싸우다 포로수용소 지키는 걸 실패하거나 포기한다면? 이떄가 기회다! 하고 IS요원들이 탈출에 성공한다면?

여태 수만명의 사상자를 내며 벌인 IS소탕작전은 부질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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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쿠르드족을 배신한 건 도날드 트럼프 뿐만이 아니었다. 100여년 동안 미국이라는 강대국은 쿠르드족을 여러번.. 등쳐먹었다. 그래도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강조라도 했지..

미국뿐만 아니고 영국같은 서양의 강대국들도 마찬가지. 누군가의 독립이 자국의 이익에 반하면 여러 명분을 들면서 반대! 혹은 그저 '우려'만 표할 뿐

(아래 링크는 미국이 쿠르드족을 8번 배신했다는 the intercept의 기사. )

https://theintercept.com/2019/10/07/kurds-syria-turkey-trump-betrayal/

 

Eight Times the U.S. Has Betrayed the Kurds

Nothing in this world is certain except death, taxes, and America betraying the Kurds.

theinterce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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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은 터키, 시리아, 이란, 이라크 등 중동의 주요 국가에 흩어져있다. 따라서 특히 중동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미국에겐 이용가치가 아주 크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나라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을 지원하며 그 나라에 분란을 일으킬 수도, 세계의 경찰노릇을 하기 위한 IS격퇴에 이용해먹을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미국은, 그들의 독립까진 원하지 않는다. 쿠르드족의 독립은 터키같은 중동의 강대국이 가장 원치 않는 일이기에 독립을 도와준 미국을 싫어하게 되는 것은 미국 이익에 반대되는 것이겠으며

 동시에 지금처럼 이용가치가 크지도 않을 것이기에.

 

터키의 이번 공격으로 9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도 물론 난리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011~ 현재 진행중인 시리아 내전동안 사망자가 37만 명을 넘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 유일하게 웃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

현재 시리아 알아사드 정부와 손잡고있는 러시아. 믿었던 미군이 철수하며 배신감에 분노한 쿠르드족이 도와달라며 다가오니,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울 좋은 기회!

 

나름 '선진국'으로 인권을 중시한다는 유럽같은 국가들도 터키의 쿠르드족 공습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신들 국가에 해가 끼칠까봐. 실제로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들의 작전을 침략으로 매도하면 36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을 유럽으로 보내버린다고 주장했었다. (터키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난민들을 수용하며 EU에게 보조금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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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역사들은 보여준다.

미국같이 '든든해보이는' 우리의 동맹국들에게 기대선, 의존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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