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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정보

6월의 인도 뭄바이, 몬순과 라마단.

by Boribori:3 2018. 6. 15.

#몬순 monsoon.

6월에 인도는 본격적인 몬순 기후가 시작된다.

(몬순기후는 계절풍 영향을 크게 받아 폭우성 비가 내리는 우기로, 동남아시아 쪽에 특징적인 기후라 열대 장마 기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라는 나라의 땅은 엄청 크니까, 지역에 따라 기후가 엄청 다르긴 한데,

그 중 뭄바이는 몬순의 영향을 엄청 많이 받는 도시 중 하나이다.

(자료출처-wikimedia common)

이번 인도출장은 6/1~6/5에 갔다왔는데 6월 초의 뭄바이는 처음이었다.

tv나 예전 학교다닐 때 지리교과서에서나 봤던 '몬순'이라는 걸 이번에 아주 제대로 느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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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열흘 전 오후 6시쯤, 뭄바이의 시내를 거닐고 있었다.

그때까지 바람도 안불고, 날은 덥고 습하고 - 전혀 이상 징조가 없었다.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진 아주 해가 쨍쨍한 한여름 날씨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빠르게 어두워지고 바람이 미친듯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은 주변의 모래, 먼지들을 불러일으켜 싸다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뭔가 싶었으나 곧 그치겠지 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제대로 걷기 힘들어질 정도로 바람은 점점 거세졌고 인도 길바닥에 셀 수 없이 나부라져있는 먼지가 얼굴을 마구 쳐대,

눈을 뜨기도 힘들었다. 그러더니, 한 방울 두 방울 비가 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본능은 직감했다. 곧 이 비가 홍수가 될 거라는 것을.

그래서 근처 가장 가까운 식당 안으로 대피했다.

 

식당 안에 들어오자마자 .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이 비가 미친듯이 쏟아붓기 시작했다.

28년 살면서 이렇게 무섭게 내리는 비는 처음이었다.

순간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쓸어버렸다는 노아의 홍수가 생각났다.

초대형 대야에 담긴 물이 한꺼번에 떨어져내리는 것 같았다.

식당이 1층이라서, 빗물이 자꾸 들어와 종업원들은 퍼내기 바쁘고, 비는 계속 들어오고.

이 호우는 약 20분은 더 계속되었던 것 같다.

 

저 비를 맞기 전에 대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두근거리는 마음이 좀 진정이 되자

별로 놀라보이지도 않는 종업원 한명에게 물어봤다. 이게 정상이냐고.

(인도는 인구는 엄청나게 많고 인건비가 싸서 그런지 어딜가든 일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

몬순기간이라 그렇다고, 이맘때쯤이면 저 정도는 별로 심하지도 않은 거라고 곧 그칠거라고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번개도 얼마나 자주 치는지 계속 번쩍 번쩍. 밖에나가면 번개에 맞을 것 같았다.

 

그 날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인데 날씨 때문에 비행기 못 뜨고 발이 묶일까봐 걱정했던 난 안심이 되자 내 팔과 다리가 보였다.

아까 밖에서 먼지 싸대기를 열심히 맞아 까맣게 변해 있었다.

티슈에 물을 묻혀 닦아내니 티슈가 시커멓게 변했다. 먼지보단 검은 철가루같은 느낌.

호텔은 체크아웃한지 오래고 공항으로 돌아갈 시간은 임박해오는데 팔다리가 이 정도라면 얼굴과 머리카락은..

더러워진 내 몸이 이제서야 걱정되는 걸 보니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사람이란 게 이렇게 앞과 뒤가 다르구나!

 

몇분 전까지만 해도 이러다 큰일나는 거 아니냐며 무서워했으면서 이제 좀 안심이 되니 외모 걱정이라니.

 

그리고 그 날, 비바람이 그치고 공항으로 무사히 돌아가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비가 그치고 택시를 타러 가는데 그 짧게 온 비가 뭄바이 길바닥을 잠기게 만들었다.

대자연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다.

한국에 돌아와 인도 몬순에 대해 찾아보니

몬순 바람이 좀 심한 날에는 하루에 수십, 많게는 수백여명의 사람이 숨진다고 한다. 

 

인도 몬순은 6월~9월까지.

 

이 기간중 인도여행을 해야 한다면 가방을 덮을 방수천, 몸을 가릴 우비는 필수품.

2018.06.05 새벽, 뭄바이 국제공항에서

 

그래도 오는 비를 뚫고 무사히 공항까지 오고, 비행기도 무사히 떠서 안전귀국을 했음에 감사.

 

#2018년 6월. 무슬림들의 라마단.

2018년 6월은 무슬림들(이슬람교를 믿는 신자들)의 라마단 기간이었다.

힌두교 신자가 대부분인 인도이지만, 그래도 전체 인구의 약 13%가 무슬림인 나라.

인도 인구가 13억이 넘는 걸 생각하면 (무려 세계 2위)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그래서 인도 곳곳엔 무슬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

뭄바이 역시 마찬가지.

구글에서 호텔 인근 식당을 검색하다가 리뷰가 많은 곳을 가보려고 택시를 타고가 내렸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당황. 그래도 검색 좀 열심히 해서 마음먹고 찾아온 곳이었는데, 분명 식당 정보의 영업일과 영업시간까지 확인했었는데

뭐지?

어이가 없어서 식당 앞에서 좀 서성였다. 배는 고픈데 근처에 식당이 한 곳도 없어보였다. 날은 무진장 덥고 태양이 가장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 2시였고.

서성이는 나를 보고 식당 앞에 무슬림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계신 한 할아버지께서 유창한 영어로 말씀하셨다.

'이곳은 지금 라마단 기간이에요. 해가 질때까지 여기 근처 모든 식당은 다 장사 안해요. 우리 무슬림들은 라마단기간엔 일출~일몰때까지 금식을 지켜야 한답니다.'

와.. 잊고 있었다.

 (장사를 멈추고 코란을 읽는 뭄바이의 한 무슬림)

 

예전에 이스라엘, 터키 . 이 중동지역 쪽 여행을 했을 때도 라마단 때문에 애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인도 역시 무슬림이 많은 곳이라는 걸 아예 까먹고 있었다.

라마단은 천사 가브리엘이 무함마드(이슬람교 창시자)에게 코란(이슬람교의 성경책)을 가르친 신성한 달을 기려

약 한달 간 일출~일몰때까지 금식하며 , 하루 5번 기도를 드리는 기간이다.

종교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란, 참 대단한 것 같다.

 

이 라마단 기간은 해마다 열흘 정도 빨라지는데 (이슬람 달력은 태양력이 아닌 태음력이고 윤달이 없다.)

올해 2018년의 라마단은 5월 16일 ~ 6월 15일. (오늘로, 올해의 라마단은 끝!)

그러므로 내년의 라마단은 -10일 해서 2019.05.06 ~2019.06.05 까지.

2020년의 라마단은 4월 24일 ~ 5월 23일..!

무슬림들이 많이 사는 국가에 여행을 가려면 라마단에 대한 정보는 필히 알고가야할 듯 싶다.

 

조금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다른나라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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