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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스페인

3여자 in 바르셀로나(2)-시제스(Sitges) 해변, 코끝에 바람쐬기

by Boribori:3 2017. 11. 26.

3여자의 바르셀로나 여행기 2편.

1년 전 여행기를 지금 쓰려고 옛날 사진들을 보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그 때의 나, 그 때 내가 있었던 곳, 함께했던 사람들.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지냈었는데, 사진 몇 장을 보니 그 때 그 순간들이 생생하고 또렷하게 기억났다.

이래서 순간을 담아내는 사진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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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서 만난 2명의 버지니아와 , 시제스해변이란 곳을 가기러 했다.

물론 여길 가자는 아이디어도 키큰 버지니에게서 나왔다.

우린 여길 가기 전 날, 너무 무리한 관광을 하느라 발에 물집이 엄청 크게 잡히고- 몸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관광을 하되 (그래도 먼 나라까지 왔으니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곳을 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정한 장소가 시제스 해변.

 

그리고 이날은 잠을 푹~자며 체력을 회복하느라 숙소 내의 여행객들, 스태프들 포함해서 거의 제일 늦게 일어났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키친 + 다이닝룸은 우리 차지가 되었다.

늦게 일어나 먹는 아점.

그날의 여정을 위해, 속을 든든히 채우기 위해 두명의 버지니가 만들어 준 아점, 브런치!

팬케이크.

나는 팬케이크를, 내가 직접 해서 먹어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사먹지도 않는데.

이 친구들은 팬케이크가 주식이라 했다. 그러면서 숙소 내 키친의 공용재료들 몇개를 꺼내더니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

밀가루와 설탕 계란 조금 섞더니 그새 팬케이크가 완성되었다.

 

 

아쉽게도 완성된 팬켁 사진은 없지만 (먹느라 까먹고 찍지 못했다.)

내 생애 먹어본 팬케이크 중 가장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 느끼하지도, 달지도 않은 부드러우며 담백하고 질리지 않는 맛. 취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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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든든히 채우고, 떠났다. 목적지 시제스 해변으로.

버지니가 가자고 하지만 않았더라도, 나는 아마 이 곳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스페인을 떠났을 것이다.

알고보니 꽤 유명한 곳.

시제스는 작은 이비자(IBIZA in miniature)라고도 불리며, 음악이나 영화나 카니발축제로 유명한, 세계적으로 집값이 매우 비싼 휴양지 중 하나라 한다.

또한..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의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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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스를 가려면 바르셀로나 중심에서 50분 정도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우리는 렌페를 이용했다.)

밤낮으로 왁자지껄한 대도시, 바르셀로나의 중심가에 있다가 기차를 타고 조용하고 한가한 작은 시골마을 시제스까지 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고가는 동안, 기차 창밖을 통해 지나치는 풍경을 구경하는 게 좋다.

 

나는 산보단 바다가 훨씬 좋은 바다체질의 인간이다.

바다나 강물, 계곡 등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물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누그러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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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해변가가 거의 그러하듯이,

11월의 시제스는.. 별로 사람이 없다.

 여름엔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선탠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ㅎㅎㅎ

날씨가 별로 춥지 않았음에도, 해변가 모래사장에 앉아있으면

해풍으로 인해 춥다..

사람 대신 비둘기들이 많다..

우리 버지니 두명..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춥길래 당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닷가는 진리다.

온갖 난무하는 각종 정보들을 읽어대느라 피로했을 눈을 릴랙스하게 해주는 수평선과 잔잔한 파도소리가 귓가를 어루만진다.

 

시제스 올드시티들.

역사깊은 좁은 골목길들이 특색있다.

그러나 핸드폰의 용량부족으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시제스는 휴양지답게, 까페나 바, 쇼핑몰, 슈퍼 등등이 많고 모두 찾기 쉬운 곳에 있다.

조금 걷다 보면 다 보이므로 지도가 필요없다. 나 같은 길치에게 좋은 곳.

 

11월의 시제스.

스페인은 가톨릭이 약 80%인 곳으로 크리스마스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스페인여행기간 내내 시골이든 대도시이든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한 장식품들을 파는 곳을 많이 보았다.

시제스는 야자수가 자라는 해변가도시인데.. 모래사장에 있는 비닐하우스라니에 크리스마스트리라니.

참 이국적이다.

 

곳곳의 야자수들.

 

조금 구경하다, 어제 너무 신나게 걷고 밤엔 또 밤새 신나게 술을 마시다 힘들어하는 친구들과 함께

모래사장에 드러누웠다.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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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스.

여름에 오면 사람도 북적이고, 해수욕장 느낌이 날 것 같은데.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 입문의 계절에는 그냥, 평화로운 바다마을 보러간다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럼 2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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