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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인도 화장실, 웃을 수 없는 야외 배변의 참상.

by Boribori:3 2017. 9. 10.

cnn 뉴스를 보다가 충격적인 기사를 보았다.

 

(링크: http://edition.cnn.com/2017/09/08/asia/india-toilet-love-story-movie/index.html )

인도에서 얼마 전 화장실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나오고 지금까지 큰 화제가 되고 있나보다.

제목도 'toilet: A true love story'.

(사진-cnn)

 

줄거리는,

화장실이 있던 집에서 자라온 여자가 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 남자의 집에 살게 되는데, 화장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사실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남자에게 이혼하자 하고 남자는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

 

장르는 코미디이지만, 인도가 겪고있는 열악한 위생문제와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다룬 장편영화.

 

무슨 화장실 때문에 이혼을? 이런 황당한 주제가 어딨어.?

요즘 집에 화장실이 없는 집도 있나?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아니야..?

라고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사진-bbc 기사 캡쳐)

 

인도에는 아직도 수많은 집들이 화장실이 없다고 한다. (국민의 약 40%가 야외배변을 한다네.)

그래서 인도여행을 하다보면 물이 든 주전자나 컵같은 걸 들고 단체로 야외에서 소변/대변을 보러가는 인도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인도의 현실.

 

집에 화장실이 없는 이유는

화장실이 있을만한 집의 크기가 아니라든지, 돈이 부족하다든지 하는 여력문제도 있는데

요리하는 곳, 템플이 있는 곳, 자는 곳 근처에는 더러운 배변활동을 하는 화장실이 있어선 안된다는 그들의 문화, 종교적 신념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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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약 11억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배변을 본다고 하는데 그 중 60%가 인도에 살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위생도 위생이지만-

밤에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강간을 당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불안한 마음에 단체로 다닌다고.)

 

 

 

충격을 받아서 여러 인도의 화장실 실태에 대한 기사들,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정말 충격에 충격.

아래는

https://www.youtube.com/watch?v=V1FFBpTvLlo

이 영상을 보면서 캡쳐한 사진들이다.

 

이렇게 화장실이 없는 가정들의.

 아이들이나 임신을 하거나 거동이 불편해 볼일을 보러 멀리 나가기 힘든 사람들은

이렇게 주방과 겸용으로.. 볼일을 해결한다고. 칸막이가 쳐진것도, 실내도 아닌 밖에서 훤히 다 보이는 그런 곳에서.

아니면 이런, 집 근처 오픈된 배수구가 공중 화장실.

 

 

많은 인도의 공공화장실은 고장나서 기능을 하지 못한채로 방치된 지 오래되었다.

얼마 전 인도에 출장을 갔을 때도, 거래처가 제공해 준 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니까

인도 내에 있는 웬만한 화장실들은 다 엄청 더럽고 악취가 심해서

참을 수 있으면 조금만 더 참고 자신들 회사가 있는 곳까지 참으라고 했었던 것이 기억났다.

남자이고 싶은 적은 별로 없는데 그 중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더러운 화장실에 가야할 때이다. 그럴 땐 정말 앉지 않고 바지지퍼만 내리고 서서 볼일을 볼 수 있는 남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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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나 강은, 화장실이 없는 인도인들의 대형 공중화장실.

 

(사진-https://www.youtube.com/watch?v=X7IsiiVfL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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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무곳에나 배변을 해대니,

환경 오염, 위생문제, 악취 등으로 물과 토양, 그리고 그 위에 살아가는 동물들, 사람들 모두 이 오염으로 인한 고통을 받을 수밖에.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인도 사람들이 이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

인도 정부 측에서 공중 화장실건설도 많이하고, 사람들에게 화장실 이용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해도

화장실이 없이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은  야외배변활동에 익숙해져 있어,

화장실 사용에 불편함과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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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잘 알려진대로,

여성에 대한 인권인식이 매우 부족한 국가이다.

그래서 내국인/외국인 불문하고 성추행, 강간 등이 비일비재한 나라라고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화장실이 없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밤이나 새벽녘에 (어두워서 잘 안보일때)

용변을 보러가는 동안 이런 안좋은 일들에 부딫히는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볼일을 보러 가는데 납치, 강간의 위험을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그 무서움과 위험함을 줄이기 위해

다른 여성들과 동행을 해서 그룹으로 다녀야 하고.

 

단체로 우르르 볼일을 보러 들판으로 나간다는게 , 이런 현실을 잘 몰랐던 예전에 들었을 때는 되게 웃기고 흥미로운 먼 나라의

우스꽝스런 문화이야기인줄로만 알았었는데. 이유를 알게되니. 너무 안타깝고 충격에 머리가 멍해졌다.

하루에 많으면 수십번일 수 있는, 용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가는 행위 자체가 위험이라니.

어느 건물에나 - 최소 칸막이와 잠금장치는 존재하는 화장실이 있는 나라에 살기 때문에

아무런 불편함 없이 살아왔었고 그게 당연한 걸로 생각했었다.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서 잠에서 깨도 비몽사몽으로 몇걸음이면 갈 수 있는

실내 화장실에서 용변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자기 전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잘 수 있는 나.

반면

용변을 보러 가는 일이 부끄럽고 위험한 일이라 눈치보고 참고, 용기를 내야하는 많은 인도의 여성들.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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