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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기록

[출산후기#2] 제왕절개 4박5일 입원 후 회복과정

by Boribori:3 2025. 1. 14.

1월 1일 밤 9시 41분, 아기 룰루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
13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자연&유도분만 실패 후 제왕절개 수술로 의사에 의해 꺼내졌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 
저번 출산후기에 이어 쓰는 제왕절개 1~3일차 회복과정.

2025.01.09-[출산후기] 40주4일 양수 파수->13시간 진통 후 제왕절개 엔딩 ..(상세함 주의)

[출산후기] 40주4일 양수 파수->13시간 진통 후 제왕절개 엔딩 ..(상세함 주의)

새해 첫날, 10개월간 품고있던 아기를 낳았다.내가 생각했던 가장 최악의 출산상황( 1. 진통이 오기 전 양수 먼저 터지는 것 2. 자연분만 진행이 느려 촉진제 사용(유도분만) 3. 유도분만도 실패해

boriborik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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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소요시간: 40~50분

 
응급제왕으로 진행되었던 그날밤 수술은 40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9시 반쯤 수술실에 들어가, 10시 10분쯤 회복실로 옴)마취 과정에서 5분, 아기를 꺼내는데 5분 정도 걸렸던 것 같고 나머지 30분정도는 개복부위 봉합작업/후처리에 소요되었던 듯 하다.   
 

제왕절개 마취 - 전신마취 X, 하반신 마취 O, 수면마취 X

 마취는 회복도 빠르고 막 세상으로 나온 아기도 현장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하반신마취만 했고 후처치시 수면마취는 하지 않았다. (자연분만을 선택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수술과 그 부작용이 무서웠기 때문이었지만... 결국 무소용이었다..)

급작스런 응급제왕이 결정된 상황이라서 마취는 어떤 걸로 해달라고 해야지~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일단 하반신마취만 하기로(의사쌤이 권장함)하고, 후처치시 수면마취가 가능할지 의사쌤게 여쭤봤다.

"혹여나 제가 너무 무서워서.. 아기 보고나서 재워달라고 하면 재워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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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결국 수면마취는 요청하지 않았던 이유는 - 아기를 보고나서 밀려오는 그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신마취.. 정말 수술부위에 1도 감각이 없어서(혹시나 마취가 잘 안돼서 아플까봐 무서웠음) 고통은 제로였다. 심리적 공포감만 이겨내면 된다. 겁 많은 나도 심호흡 열심히하며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하반신마취 방법은 자연분만 시도때 맞은 무통주사처럼 척추에 맞는 경막외마취였다.

무통주사 맞았을때보다 훨씬 무서웠던 게 난생 처음 맞아보는 하.반.신.마취여서 아주 적은 확률이겠지만 하반신 불구가 되면 어쩌나( 특히 주사 척추에 들어갈때 내가 움직여서)하는 무서움 때문이었지만 그런 거 걱정하다보면 애기 못 낳는다..ㅠㅠ 걱정해봤자 바뀌는 건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

 

아래는 회복과정.

25.01.01 9:30 p.m. ~10:10 p.m. - 제왕절개 수술 (40분 소요)
25.01.01 10:10 p.m~11:40 p.m. 수술 후 회복실로 이동, 무통/페인버스터/수액 투여

 
수술하고나면 의료진들이 날 수술대에서 번쩍 들어 이동식 침대로 옮긴 후 회복실로 이동시킨다. (그동안 난 하반신마취가 되어 천장밖에 볼 수 없음..)
하반신마취였지만 침도 잘 삼켜지지 않고 말할때 발음도 어눌해져서 웃펐다. 특히 내가 수술 중 아기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 탓에 코가 막혀버려, 입으로 숨을 쉬어야 했는데 목도 더 마르는 것 같고 가래도 낀 듯한 느낌에. 침을 삼키려고 노력을 계속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
이러다 침 때문에 기도가 막혀 숨을 못쉬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공포감을 느낄 무렵;; 마취가 슬슬 풀리는지 침이 삼켜지기 시작했다. 침을 스스로 삼킬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  ㅎ.ㅎ 사람은 뭐든 직접 겪어봐야 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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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는 1시간 반정도 지나자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수술이 끝나고 아기도 무사히 잘 나왔다는 안도감 때문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회복실로 옮겨가는 과정에서부터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 떨어서 치아가 딱딱 부딪히는 소리도 계속 났다.  제어가 되지 않는 떨림이었다. 이 떨림도 거의 한시간 정도 지속됐다. 수술 중 출혈, 수개월간 품고있던 4kg 가량의 태반+아기가 몸밖으로 나감, 마취제 부작용, 심리적 불안감 등 여러 요인이 있을 듯 하다.
 

무통 + 페인버스터 감사합니다..


회복실에선 무통/페인버스터/수액 링거를 달아주고 혈압체크를 계속 한다.

무통주사는 PCA(Patient Controlled Analgesia)- 즉, 환자가 직접 통증을 조절할 수 있게 팔쪽에 달린 버튼을 누를 수 있게 되어있다. 통증이 심할때 이 버튼을 누르면 약물이 좀더 주입되어 통증완화에 도움을 준다.

페인버스터는 수술부위 근처에 주사바늘이 꽂혀있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효과가 강력해보여 든든했다..

페인버스터 주입방법

 

자료-온큐페인버스터 블로그

 
이 두가지 진통제를 달고 있으니 제왕절개라는 나름 큰 수술을 했음에도 그럭저럭 견딜만 했던 것 같다. 지속시간은 이틀정도 되었는데 그 이틀동안 걷기 등 가벼운 회복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ㅜㅜ
얘네 끝나는 순간 고통 시작이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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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양수파수 이후 아무것도 못먹어 이미 24시간 이상 금식상태에 다음날 오전 6시까진 물 포함 금식하라 해서.. 약 36시간을 금식상태로 지내야하는 ,, 나같은 제왕절개 환자에겐 수액도 제공된다. 그래도 목마른 건 어쩔 수 없다.

남편에게 몰래 물 한모금씩 달라해서 허기짐과 갈증을 못 참겠을 때마다 쪼끔씩 꼴까악 마셨는데 그렇게 달콤할 수가. (물론 쫄보라 병아리 물 마시듯 굉장히 조금만 마심. 포카리랑 토레타 이온음료도 쪼끔 마심)

 

회복실에서 한시간 반 정도 상태를 지켜보다 특이사항 없으면 이제 병실로 옮겨진다.
병실로 옮겨지기 전.. 출혈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술부위를 간호사가 꾹꾹 누르며 확인하는데 마취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황임에도 꽤 아팠다. 마취가 슬슬 풀리고있나보다 싶어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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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01 11:40 p.m. ~  병실로 이동

수술 당일날은 산모들이 많아 1인실은 자리가 없어  6인실에 입원해야 했다. 6인실도 장점이 있긴 하다. 다인실이라 입원비는 따로 들어가지 않는 다는 것.. 그 외엔 없다! (1인실은 1박 15만원)그래도 정말 다행히 다음날 바로 1인실 자리가 생겨 옮길 수 있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1인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날은 내가 가장 민폐였다. 의도치 않은 응급제왕으로 밤 늦게 병실에 입실한 나 때문에.. 다른 5명 산모들은 잠도 제대로 못자고 더 피곤했을 것 같다. 새벽에 3-4번 정도 간호사쌤이 들어오셔서 수술부위 및 혈압 등 메디컬체크, 불편사항,패드갈이 등 체크하고 갔는데 목소리도 안 줄이고 그대로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병실에 들어왔을 때까지만 해도 몸이 계속 떨리며 춥게 느껴졌었는데 새벽1시쯤 됐을까?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했다. 하반신- 다리 전체에 열감이 확 들며 뜨겁게 느껴져 덥고있던 이불을 다 걷어내고 환자복 치마도 활짝 걷어올린채로 누웠다. 출산 전 이틀 내내 잠을 거의 못 잔 상태 + 자연분만 13시간 시도하다 실패 + 수술엔딩으로 컨디션이 굉장히 저조한 상태여서.. 잠이라도 자보자, 싶었으나 마취가 풀려감에 따라 느껴지는 통증 + 불편한 자세 (통증 때문에 모로 눕지 못하고 똑바로 누운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했다.) + 아침까지 계속된 간호사의 메디컬체크로 인해 이날도 밤을 꼬박 샜다. 원활한 회복을 위해 발가락도 열심히 꼼지락거리고 다리도 좌우로 왔다갔다 흔들었다.

그와중에 역시 우리 남편은 괴로운 아내 옆에서 잠도 쿨쿨 잘 잤다. 코를 얼마나 고는지.. 6인실이라 내 침대 옆 바닥에 요를 깔고 좁게 자야함에도.. 어디서든 잘 자는 우리 남편 칭찬해,, 그치만 6인실이라 다른분들께 너무 죄송했다 ㅠㅠ 이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남편의 코골이를 막지 못했다.  내일 아침이 오면 귀마개를 가져와달라고 남편에게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왜 출산가방에 귀마개를 빠뜨렸을까..?
 

25.01.02 5a.m. 패드 교체

수술하고 7시간 쯤 지났을때, 엉덩이 밑에 깔고있던 패드를 교체했다. 분만과정동안 계속 함께해줬던 남편이 계속 보호자로서 피로 젖은 패드를 갈아줬는데 출산을 하고나면 남편과 정말 전우가 되는 느낌이다. 볼꼴 못볼꼴 다 보여줬다 정말.. 말로만 듣던 오로는, 내 생각과 달랐다. 생리혈처럼 덩어리진게 많을 것 같았는데 순수 액체형태의 피였다.

제왕절개 후 오로
25.01.02 6:00 a.m. 물마시는 게 허용됨
25.01.02 8:00 a.m. 원장님 회진 / 수술부위 이상유무 체크


그리고 아침6시. 물 마시는 게 드디어 허용되었다. 물론 몰래 쪼끔식 살짝 마시긴 했지만.. 정식 허가를 받고 마시는 물이라 마음껏 마실 수 있어 너무나 기뻤다. 소변줄 꽂고있는 상태라 움직일 수가 없어,  남편이 물 먹이는 것까지 수발을 다 들어줬다 .

 그리고 아침 8시가 되니, 임신했을때 내 담당쌤이었던 박원장님께서 수술부위를 체크해주러 오셨다. 반가웠다

사실 이날 아침 9시에 정기검진 예약을 했었는데.. 하루 전날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다른 당직쌤께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래도 그 당직쌤이 수술로 유명하신 분이라 안심이 되어 믿고 맡길 수 있었당

25.01.02 12:00 p.m. - 40시간 만에 먹는 첫 식사


그리고 12시가 되니 드디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수술한지 14시간만이자 공복상태이자  40시간만에 먹는 첫 끼니였다. 미역국과 쌀미음..  너무나 달콤했다.

밥먹고 바로 1인실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해 더욱 희망찬 식사였다 !!
 

25.01.02 1:00 p.m. - 소변줄 제거
소변팩


그리고 오후 한시. 룰루를 보러가기 위해 소변줄을 제거하기로 했다. 병원에 입원해있을 동안 아기 룰루는 신생아실에 있게 되는데 매일 오후1시-1시반, 저녁7시-7시반 이렇게 하루 2번 정해진 시간에 5분 이내로 면회를 할 수 있다.

소변줄을 빼는 순간 이제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화장실까지 걸어가 소변을 봐야하는데 첫 쉬야하는 순간이 고난이라는 후기를 많이봐서 쪼끔 두려웠디만 애기도 낳았는데 이제 뭘 못할까 싶었다 ㅎㅎㅎㅎ

간호사쌤이 소변줄을 빼주시자마자 남편에게 의지해 드디어 침대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는게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이야.. 무통과 페인버스터가 열일을 하고 있음에도, 자세를 일으키는 것 자체가 고난과 역경이었다. 내 두 발을 바닥에 딯고 일어나려하자 말로만 많이 듣던.. 장기가 와르르 쏟아져내린다,, 는 느낌을 드디어 실감하게 되었다 🥹
그래도 룰루 면회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용기를 내었다.
일어나서 걸어보려했지만 이 걸음걸이로 신생아 면회실까지 가면 저녁이 될 것 같아서 바로 휠체어에 착석.

오빠 얼른 밀어 뭐해
25.01.02 1:20 p.m. - 룰루 면회 😍


수술 중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잠깐 본 게 전부였던 아기 룰루를 만난 날. 수술하고 15시간만에 보는 우리 룰루. 막 내 몸속에서 나왔을 땐 양수에 팅팅 뿔어있었는데 고새 더 예뻐졌다 ㅠㅠㅠㅠㅠ
천사가 따로 없었다 정말..

내새꾸

 난 아기가 이렇게 예쁠 줄 몰랐다..  눈코입 머리카락 눈썹 귀 손가락 발가락 다 있는 정말 작은 인간이잖아 ....!!!
내 뱃속에서 꿀렁꿀렁 춤을 췄던 애가 바로 너였구나!!


근데 유리창 너머로 5분밖에 못보다니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요.. 이래서 둘째는 자연주의 출산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다.  근데 뭐 나 같이 자연분만 실패 후 응급제왕 들어간 경우는..병원 아니었음 큰일났겠다 싶었음 ㅠ

미션: 소변줄 없이 소변보기 
25.01.02 5:10 p.m. - 소변줄 없이 첫 셀프소변(?)


그리고 수술한지 약 19시간만에 소변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처음으로 스스로 소변을 보았다 ㅋㅋㅋㅋ! 간호사분께서 소변줄 떼시면서 5시까지 꼭 소변을 봐야한다고, 소변 보고나면 꼭 전화를 달라고 미션을 주셨었는데 10분 늦었다. 소변보기 성공했다고 간호사실에 전화를 하니 바로 오셔서 초음파기로 수술부위를 누르며(하..진짜 아팠음) 방광검사를 했다. 잔뇨수치 13으로 합격했다고 했다 ..ㅋㅋㅋ  내 방광에 남아있는 오줌까지 확인받고 부끄러우면서도 신기한 체험이었다.
수술 후 소변줄 없이 소변을 보는 게 중요한가 보다. 수술 후 30시간까진 간호사 라운딩시 소변을 잘 보고있는지 지속적 체크를 했다... 다행히 소변은 별 고통없이 잘 나와주었다! (출산 후 대소변볼때 고통은 제왕보단 자연분만한 산모가 더 힘들다고 한다..회음부절개 통증 때문이겠지)
그리고 이날 저녁부턴 항생제/해열진통제/위염치료제 알약 세알씩 식후 복용하라고 하루 3번 공급되었다,,

그리고 이날 밤은 4일만에 5시간 통잠자기에 성공하였다. 소변도 잘 나오고, 무통/페인버스터 파워로 가만 있으면 통증이 거의 없어서 (물론 일어날때. 걸을때는 아픔..) 살 만 했다.
 

수술 3일차 - 무통/페인버스터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25.01.03 13:35 무통주사 제거
25.01.03 19:30 페인버스터 제거

 
약 이틀정도 지속된다는 무통과 페인버스터는 정말 수술하고 40~48시간만에 효력을 다 하고 내 몸에서 제거되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이 둘이 사라지자 찾아오는 수술부위의 고통.. 아... 그동안 아팠던 건 아픈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화장실도 잘 가고 잘 걷고 한다 싶었는데 마약성 강력진통제가 사라지니,, 다시 남편의 부축이 필요해졌다. 침대에서 한번 일어날때마다, 아니 옆으로 살짝 돌아누우려 할때마다 고통이 반겨주었다.  
그래도 다행히 다른 진통제를 놔주셨다. 궁댕이에 맞는 엉덩이주사(토라렌주)였다. 12시간 정도 지속되니, 진통 못견디겠다 싶으면 전화하면 놔준다고 하시며 하루 최대 2번까지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많이도 맞았다 주사..

난 이 궁댕이주사를 자기 전 밤9~10시경 하루 1번씩만 놔달라고 했다. (무통 효력이 다한 1월 3일/4일/5일 맞고 6일날 아침 퇴원함!!) 
그래도 회복력이 좋은지 수술 3~4일차 되자 아기 면회갈때 휠체어가 필요없게 되었다. 더디지만 회복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걷기 위해 노력했다. 
수술부위 통증이 괜찮아지려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훗배앓이와 젖몸살이 시작되었다. 

수술4일차: 첫 대변 + 훗배앓이 



25.01.04 6:30 첫 대변!

수술 후 19시간만에 소변줄 없이 첫 소변을 봤으니, 간호사가 준 다음 미션(?)은 대변이었다..ㅋㅋ 보통 수술 후 3-4일차엔 볼 수 있을거라고 하셨는데 난 수술 후 60시간안에 대변보는데 성공했따.. 내 계획은 자연분만이었어서 자연분만 후기를 많이 찾아봤었는데, 그때마다 첫 대소변이 그리 고통스러웠다는 후기를 봐서 긴장했는데, 난 수술을 해서 그런지 걱정관 다르게 전혀 아프지 않았다. ㅋㅋㅋㅋㅋ진짜 웃기다. 내 나이 34살, 병원에서 똥오줌 잘 눴는지 체킹하네..
그리고 출산 후 또다른 고통인 훗배앓이.  
 훗배앓이는 임신중 늘어난 자궁이 출산후 다시 원래 크기로 되돌아가기 위한 자궁 수축으로 배가 아픈 증상으로, 산후통이라고도 하는데, 딱 생리통같은 아픔이었다..ㅎ 생리통처럼 아프다하니, 수술 후 아침마다 상태 체크하러 오시는 담당의사쌤은, 자궁이 잘 회복되며 생기는 좋은 현상이라고 칭찬(?)하셨다. 

그래도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며 견딜 수 있었다. 엉덩이주사와 알약 진통제 먹으면 참을만했다. 훗배앓이는 한 3일정도 지속되다가 조리원 갈때가 되니 괜찮아졌다. 
회복속도가 괜찮아서 5박6일 예정이었던 입원기간을 하루 줄여 4박만 입원한다고 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젖몸살 관련은 다음 포스팅할 글에 써야겠다.
임신기간 내내 고민했던, 제왕절개냐 자연분만이냐 몇줄평을 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제왕절개 VS 자연분만?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의도치 않은 수술까지 겪으며, 출산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굴욕(?)과 고통을 겪어본 내 입장에선. 고통 강도로 따지면 제왕절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내 회복력 기준)  출산 날짜와 시간을 계획할 수 있고 낳고나서도 따라오는 후불제라는 수술 이후의 고통도 진통제빨로 잘 이겨낼 수 있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자연분만의 고통. 출산과정에서 몇분주기로 무한 반복되는 진진통의 고통은 제왕절개 후 겪는 고통보다 훨-씬 심했다. 게다가 언제 낳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다. 딱 이때까지만 견디면 나온다!! 라는 보장만 있으면 그래도 견뎌봤을 텐데.. 게다가 회음부절개 회복이 느려 한달이상 고통받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일시불이 아니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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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당시엔 정말..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수술한다고 할 걸- 싶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살면서 평생 경험하지 못할 수 있는 세계를 겪어봄으로써 다른 누군가의 아픔도 이제 내가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 또 언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어.
그리고, 출산하고 보름이 지난 지금은 아기가 너무 예뻐서- 그때 겪었던 고통이 벌써 많이 미화되고 있다 ㅎㅎㅎㅎㅎ

사랑해 울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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