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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기록

출산 7일차. 초유 30ml../모유량 부족/죄책감...

by Boribori:3 2025. 1. 7.

25.01.07

룰루 낳은지 7일째 되는날 새벽. 

오늘은 조리원에서의 첫날밤- 아니 새벽.  또 잠은오지 않고 눈물만 흘러 처음으로 가져온 노트북을 켜 주저리주저리 있었던 일들과 생각을 적어 본다. 

 

39~40주, 룰루 나오기 전- 완전 만삭때는 터질듯 부른 배도 불편하고 , 곧 다가오는 출산이 두려워 이런 저런 생각들로 잠을 쉽게 이루기 어려웠다. 겨우 잠이 들어도 새벽에 3-4번 정도는 화장실을 가야해서 잠에서 깼다.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넘어갔던 출산 당일.

몸도 너무 불편하고 40주차 3일인데도 나올 생각이 없어보이는 룰루가 걱정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다, 새벽4-5시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 아침 6시. 양수가 터져 황급히 룰루를 낳으러 병원으로 달려갔다.

자연분만을 원했었으나. 13시간 진통에도 진행이 너무 더뎌, 결국 그날 밤 응급수술을 해야 했고,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며 다리에 찾아오는 열감과 똑바로 누워있어야 하는 불편한 자세로 허리가 배겨 이날도 밤을 꼬박 샜다.

제왕절개 산모라 5일을 병원에 입원해야 했는데 모유수유에 대한 욕심과 젖몸살에 대한 두려움으로 빨리 시작한 수유콜 참여와 유축으로, 제대로 컨디션 회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 병원 퇴원 후 조리원으로 이동.

 

새벽 유축을 시작한 이후로 더욱 잠을 자지 못해 몸은 굉장히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자꾸 이런 저런 걱정, 불안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안 좋은 생각들로 이끌어내고 있다.

모유수유....

수술 3일차 무렵 찾아왔던 가슴이 딱딱해지고 가만히 있어도 아픈, 젖몸살 증상들이 두려웠다. 이후 유축기로 3시간마다 유축을 하기 시작했다.  밤 12시. 새벽3시. 6시. 자기 전에 유축을 하고 중간 중간 일어나 또 유축을 했다. 몇방울 잘 나오지도 않았지만 자주 할수록 모유량이 는다길래 아픔과 피곤함을 참아가며 열심히 했다. 

수술부위 통증과, 새롭게 찾아오는 훗배앓이로 인한 고통에도- 태어난 아가가 보고싶고 그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좋은 모유를 전해주고 싶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아침10시. 오후1시, 4시, 7시 - 하루 4번 주어지는 병원 수유콜 타임에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직수 시도를 했다.  수유콜 한번 갈때마다 최소 한시간씩은 내가 낳은 아기를 안아, 가슴을 물렸고,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젖이 잘 나오지 않으니 늘 신생아실에서 다시 분유를 먹여야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나아지겠지.. 라는 희망을 가지기로 했다.

그럼에도,  7일차가 되어 조리원 생활이 시작된 지금까지 모유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 2-30분을 열심히 유축해도 고작 30ml 될까말까한.. 룰루가 한끼에 먹는 양의 절반도 채 되지 못하는 양이다. 

 

허리아픈 것을 참아가며 1시간씩 직수를 해도 갓 태어난 아기의 작은 위도 채우지 못하는 내 모유량.  3시간마다 반복되는 유축. 불충분한 수면으로 무너지는 컨디션, 그리고 지금은 정말 가만히 있어도 허리가 쑤셔서 앉아있는 게 고역이고 자려고 누웠을 때도 허리 통증이 심해 잠이 오지 않는다.

 

최소 한달은 하고 싶었던 모유수유.. 아직 열흘도 되지 않았는데 계속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괴감,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나- 싶은 엄마로서의, 아기에 대한 죄책감도 같이 든다. 

훗배앓이, 두통, 허리통증으로 몸도 아프고,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초유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울감.으로 눈물만 줄줄 흐르는 새벽이다.

아까 11시에 유축을 했으니, 새벽3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 또 유축을 해야하나 싶다. 

유두도 쓰라리고, 이렇게 고통을 참아가며 해도 모유량이 처참해서.. 

어떡하지.. 싶다. 

새벽 3시반. 조리원 창밖엔 눈이 내린다. 그렇게 눈내리는 거 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보게 되는구나. 

하염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흐르는 새벽이다 .. 이 눈물처럼 내 젖도 흐르면 좋을 텐데. 쿨쿨 자는 남편이 괜히 미워보인다.

호르몬이 널뛰기를 해서 그런가 요즘 눈물이 그렇게 많다.

그래도 이겨내보자.. 글로 생각을 내뱉으니 좀 후련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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