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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병역의무/성차별? 대한민국 여자들도 군대에 갔으면 좋겠다.

by Boribori:3 2017. 9. 29.

다가오는 10월 1일, 국군의 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써주시는 국군장병들의 수고로움과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최근 일어난 철원에서 부대로 복귀하던 일병이 총탄에 맞아 사망한 어이없는 비극 같은 일들이, 통제만 제대로 했어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 일들이 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군대.

그리고 군대라는 이유로, 이들이 당한 '참사'는 '사고'가 되고, 이 사고의 원인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때가 많다.

이렇게 어이없게 금쪽같은 자식새끼를 잃은 부모의 마음은 ,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런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동시에 화가 나고 걱정된다.

이제 곧 병장이 되는 내 남자친구도 , 제발 얼마남지 않은 남은 기간, 복역 잘 마치고, 무사히 건강하게 전역했으면 좋겠다. 나라를 위해서 소중한 20대의 청춘을 바쳐야 하는 우리나라 국군장병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들의 처우가 조금이라도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나라 군대가 여러모로 참 썩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군대 밖에서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훨씬 빠르게 흐르고, 변화도 빠르다. 시간은 흘러, 여성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었고 이에 더불어 놀랍지 않게도(인간세상에서 약자의 권리신장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발은 늘 있어왔던 일이다.)  두 양성간의 갈등은 심해져가고 있다. 갈등은 혐오로 빠르게 변질되었고..

 여혐/남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 중 하나인, 군대문제.

 


여자들은 왜 군대에 안가냐고,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남자만 병역의 의무를 져야 하냐고,

양성평등을 주장한다면 여자들도 군대에 가는 게 당연하다고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래 - 나도 차라리 여자들도 군대에 가야하는 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남자들만 군대에 가야한다는 억울함과 이로인한 불만들, 비난의 화살이 여자에게 쏟아지고, 여자들은 또 맞받아치고. 너네 여자들은 군대 안가도 되잖아~ 너네 남자들은 생리통도 없잖아~ 군대는 2년이지? 생리는 최소 30년이야~  이런 답없는 무한 도돌이표 상호비난을 듣고 있자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여자들이 군대에 의무적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가지고,

'군대도 안가면서~'라며 자기들이 유리한 쪽으로만 평등을 바라고 있다는 식으로 헐뜯고 비난하는 것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남성들만 군대에 가게 만든 게 누구인지?

..1948년, 대한민국 국군이 창설되었을 때 국군의 충원방식을 일정 연령 이상의 남성들만을 징집대상으로 하는 징병제로 채택되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예산문제이든, 효율문제이든.)

이 때는 분명, 지금보다는 훨씬. 여성들의 인권이 낮았을 때이고, 특히 국가 일을 맡은 국방부 사람들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자리엔

여성을 찾아보기가 아주 어려웠을 때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아마 유교사상이 강했던 우리나라에선 여자는 나라를 위한, 사회를 위한 공적인 일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집안일을 잘 돌봐야 하는 존재였지 않았을까.


남성들이, 자신들이 원해서 군대에 가는 게 아닌 것처럼,

여성들도, 자신들이 원해서 국군 징집대상에 빠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군대문제로, 남녀가 서로를 깎아내리는 건 서로 기분만 나쁘지, 누구의 이득도 없는 의미없는 에너지낭비라 생각한다.

군대 내 폭언, 폭행 등 가학행위나 열악한 환경, 배울 것 하나 없는 2년간의 시간낭비인 군시스템 같은 문제는 -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누군 가고 누군 안 가도 되고~ 하며 서로간의 혐오를 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생리하고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해야 하는 것도 누가 잘못해서, 누군가 강제적으로 그렇게 역할을 부여한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 뿐이다.

상대와 나와의 다른 점이 있다면 이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 좋을 텐데 이를 가지고 비교하고 깎아내리고 생색내기 바쁘니..

인간의 본성이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나보다 하고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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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여성들도, 의무징집 대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별과 관계없이 남자든 여자든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가게하는 징병제보다는 개인이 선택해서 갈 수 있게 했으면 하지만 지금같은 처우론 아무도 가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여기선 배제하겠다. 하.. 정말 군인들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북한이 이렇게 설치고 있는데,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인데.

여성도 군대에 가서 똑같이 훈련을 받아서, 병력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 여성도 군대에 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그런데 아마 거의 70년동안의 지독한 구습을 이어온 우리나라 군대시스템, 방산비리가 난무해서 이리저리 국민들의 국방비로 바치는 피같은 세금들이 줄줄 새어나가는 마당에- 여성까지 징집되면 여성들이 숙식하는 부대시설, 여성들의 체격에 맞는 군복 등을 새로 신설하고 만들고 해야 하는데, 여기 들어가는 예산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방산비리만 없애면 이 예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군복입고 뛰고 구르며 훈련하는 전투병이 아니더라도, 병역의무기간 동안에는 여성도 국가에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운전병/조리병이라든지, 사회복지센터에서 일한다든지 등 등) 했으면 좋겠다.

 

물론 군대 문제뿐만 아니라, 육아, 가사일, 같은 직장, 같은 직위이나 성별에서 오는 급여 차이 등등 뭐 이런 문제들도 차별없이, 공평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여성, 남성 성 차별 문제가 조금이라도 더 사라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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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또 , 예전에 이스라엘에 살면서 친했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징집대상인 대표적인 국가니까.

같은 곳에서 일해서,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출근해 졸음을 이겨내는 모습을 낄낄대며 놀렸던 친구들. 

3년 전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대치로, 긴장한 상태의 이스라엘 군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냐고 안부를 물으며 ,이스라엘 여군들과 성차별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

이스라엘 여군들도 남군들과 똑같이 훈련을 받냐고, 아니면 어떤 일을 맡냐고. (여군이란 말은 익숙한데 남군? 뭔가 말이 이상하다. 이것도 다.. 여자가 사회로 나와 공적인 일을 맡게된 게 시대적으로 얼마되지 않아서 생긴 단어같다. 여고생, 여경, 여군, 여학우, 여직원, 여교사, ....뭐 어쨌든.)


친구 왈,

자기가 지원하기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 'combat soldier(전투병)'로 지원한 여군은 일반 남군들처럼 3년을 복역하고, 남자와 똑같이 훈련받는다고 한다. 단, 차이를 두는게 있다면 옮기거나 지녀야 하는 장비들의 무게.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힘 차이를 고려하여). 여자 전투병을 뽑은지는 10년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여군들이 전투병을 지원한다고.

- combat soldier가 아니면, 이스라엘 여군들은 2년동안 복역하며 부대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회계, 장비관리, 의료지원, 무전기술자, 운전, 요리 등등. 


또한 사회적 성차별 문제를 물어봤다.

친구는, 중동지역에 위치한 국가 중에선 그나마 가장 여성 인권이 높은 곳이지만(이스라엘이), 

그래도 여성이 같은 직장, 같은 일을 해도 통계학적으로 남자가 받는 임금의 평균 65~70% 만을 받는 차별이 있다고.

그리고 높은 임금을 받는 기술직 분야의 여성 비율은 1/5 정도. (대학에선 여성의 점수가 높아도 현실에서 실제로 그 분야에 취직한건 남자란다.)이고 직장 내 성추행, 가정폭력이 꽤 있다고. 

그럼에도, 우리나라보다 나은 점은,

-남자, 여자 모두 법적으로 양육 휴가로 14주를 쉴 수 있다는 점. (유급휴가)


남녀 모두 차등없이 병역의 의무를 지는 이스라엘에서도 남녀차별은 여전히 존재했다.

왜? 언제부터? 

예전엔 이런 문제도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이지만 워낙 여성의 인권이 낮았고 대다수의 여자 역시 그 땐 그게 당연한거라 생각해서 지금처럼 이슈화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여성들도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론화한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불편해하는 것 같다.

 

그로 인한 삐그덕거림도 심하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옳다. 이렇게 삐그덕삐그덕 소음이 심하고 불안정해도, 예전처럼 아무 비판없이 조용한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 가만 있어서는 바뀌는 게 없다.

남녀문제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선 늘 강자와 약자가 있고, 강자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이용하려고만 하지 약자와 나누려하지 않는다. 강자는 말 잘듣는 약자를 좋아하지 목소리가 큰 약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약자가 조용히 고분고분 있는다면, 언제까지나 약자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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