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벌써 초복이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초복, 중복, 말복 이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덥다는 복날에 몸보신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먹어왔다.
올 더위도 무사히 이겨내자고, 더위에 지치지 않게 몸의 기운을 살리기 위해 고단백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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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대표 음식에는 삼계탕, 보신탕, 팥죽, 장어 등이 있다.
여기서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등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다. 논란이 되는 건 보신탕. (보신탕은, 개를 잡아 개고기를 넣어 만든 '개장국'이라고도 한다.)
복날의 '복'(伏)에 개 견(犬)자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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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도, 개를 2마리 키우고 있는, 개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람 아이들보다 강아지, 개를 봤을 때 더 사랑이 샘솟을 정도.
그래서 물론 - 내가 너무 사랑하는 동물인 개, 먹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하지 않으며 싫어하는 행위라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신념에 위배된다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를 강요해선 안 된다. 만약 그 행위가 위법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몇 몇 채식주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잡식이다.
채소, 과일 등도 먹지만 해산물, 고기 등도 다 먹는다는 말. 그런데, 사람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는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 개고기에는 반대한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사실 자체를 두고 혐오스럽다던가 그건 사람으로서 도저히 하면 안 되는 저질스러운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두고 피켓을 들고 시위한다든가 (개고기를 먹으면 안된다는) 법적으로 개는 식용의 목적으로 두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사진출처: 국민일보)
왜..? 그들에게 있어 개는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이니까.
그런데, 이러한 이유로 '개고기' 식용 만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사실, 이기적이다.
모든 고기는 원래 도축되기 전엔 한 때 생명이 있었던 동물들이었고, 이들도 모두 죽기를 두려워하고, 사람의 손에 키워졌다면 개 처럼 친구나 가족이 될 수도 있었던 존재였다.
돼지, 소, 닭도- 식용 목적이 아닌, 반려동물 목적으로 사랑을 주며 정성스레 키우면 친구/가족 같은 소중한 존재가 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옥자'에서도 말하는 바.)
그래서 개가 사람과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개고기에 극한 반대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이라 생각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한데 이들의 주장은 생명의 존위에도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 물론 내가 키우는 우리집 개가 다른 모든 동물들보다 소중한 건 당연한 것. 모든 사람은 존엄하다는 명제가 있어도 이에 상관없이/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내 가족의 안위와 무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연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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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소중한 무엇인가의 가치가 다른 사람에게도 소중하다는 생각은 어리석다. 그렇지 않으니까.
당장 어떤 단체가 당신에게- 자신들은 돼지를 키우고, 돼지들을 가족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돼지들은 지능이 높기 때문에 돼지를 먹는 것은 지극히 야만적이고 파렴치한적인 것이라며 돼지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요한다면, 당신- 돼지를 먹지 않을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겠지. 아니 지들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자기들은 치킨 안 먹는대? 채식주의잔가?
.. 만약 그들이 채식주의자라 해도.
채식주의자가 사람들에게 고기 먹는 것은 야만적이라며 외쳐봤자, 사람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모두 가치관이 다르니까.
개는 반려견을 키우는 애견인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돼지 소 닭 염소처럼 많은 동물 중 한 종에 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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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야만적이고 못할 짓을 한다고 욕하지 않는다.
다만, 가축이나 동물들을 식용 목적으로 도살할 때 최대한 고통 없이 가게 했으면.
현재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고통을 주며 학대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죽이면 동물보호법 6조에 위배되고 처벌받는다.
개고기 식용, 불법인가?
그런데, 개고기 식용이 불법이라는 법 조항이 없어서 개고기를 먹는 게 불법이 아니기는 하다.
그렇다면 육견업체나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뭘 합법화하자는 것인가.
개고기가 '축산물위생관리법'의 축산물에 제외되어 있어,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위생상의 문제 등으로 인한 인식이 많기에 아예 개고기도 축산물에 포함시키자는 것.
동물보호단체가 지금 외치는 게, 개를 식용 목적으로 죽이는 것 자체가 '합리적'인 이유가 아니기 때문에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전통이었고, 아직도 꽤 상당수의 사람들이 개고기 식용을 하고 있는데- 이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이런 부정적 인식, 반대 시위를 없애려면 축산물 관리법 안에 개고기를 넣어야 한다는 것.
(사진출처: 국민일보)
그러면서 개는 '식용견'과 '반려견'으로 구분을 확실히 짓자고 한다.
그런데.. 이 구분을 어떻게 짓나.
개종된 많은 소형견들이나 딱 봐도 반려견으로 키우는 것 같은 (이국적이게 생긴?)개들?
개고기 유통과 식용이 불법이 아니기에 현재도 식용견으로 관리되는 개들이 많은데. 이게 잘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내가 키우는 개가 식용견처럼 생겼으면 , 이 개가 길을 잃어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들은 이를 잡아다 먹어버리면 (식용견인지 알았다 하고) ?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지.
개를 키우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무슨 고기를 먹든 말든, 무슨 음식을 먹든 말든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이겠는데
우린 동물적 본능뿐만이 아니라 이성적, 감성적, 도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어떤 고기가 되었든간에 그 고기는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였음을 잊지 말고,
육식을 줄였으면 좋겠다.
수요가 줄어야 시장도 줄어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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