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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과 새벽.

바른정당 탈당, 유승민 끝까지 간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by Boribori:3 2017. 5. 3.

대선이 일주일 남은 지금, 유승민을 대선후보로 내세운 바른정당에서 13명이 집단탈당, 게다가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바른정당의 창당이 올해 1월 24일이었으니, 창당된지 100일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분열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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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상황이 심상치 않아지자 2016년 12월 27일, 29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동조하며 탈당을 선언한다.

 

 2017년 1월 24일, 33명의 국회의원들은 바른정당이라는 신당을 만들었고, 깨끗한 보수, 개혁보수를 외쳤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그리고, 2017년 2월 13일.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 이름을 바꾼다.

2017년 3월 10일,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내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결국 탄핵선고를 받고

대한민국은 다가오는 5월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각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기에 바빠진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사람들이 만든 바른정당은 3월 28일, 유승민을 ,

자유한국당은, 3월 31일. 홍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사실 그들이 탈당을 하든, 새로 창당을 하든, 대통령 후보를 누구로 내세우든 나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새누리당에 워낙 실망을 많이 해서, 아예 이 쪽 계열의 사람들에겐 눈길조차 가지 않았었다. 

박근혜가 탄핵될 위기에 처하자 그제서야, 탈당을 선언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해지니까 밥상에서 자기 수저만 빼고 도망간 기회주의적인, 박쥐같은 사람들로 느껴졌었다. 

사실, 새누리당이라는 거대 여당이 갈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통쾌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자신들의  대선후보로 각각 홍준표와 유승민을 내세우고

열심히 유세를 했다. 홍준표는 언급하기도 싫은 제 2의 박근혜처럼 보였고 설마,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까지 여러모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던 우리나라인데, 설마 홍을 뽑을까. 했는데 홍준표의 지지율은 놀랍게도 주욱- 상승세이다.

 

 바른정당의 유승민은 ,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심상정 이 네명의 후보보다 못한 지지율로- 힘든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소식을 들었다.

바른정당에서 13명이 오늘 집단 탈당을 했다네?

이유는, 보수세력의 단일화를 위해서. 가망있는 홍준표 후보를 더 밀어주기 위해서.

(반대로 말하면 가망 없는 유승민을 버린게 된다.)

 

탈당한 의원들은 자신들의 탈당 이유를 , 아니 핑계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북 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는 대동단결해야하며 이는 국민적 염원입니다."

"유승민후보가 생사고락을 함께 할 리더십이 있는지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 장제원

"보수 궤멸을 운운하는 친북 좌파 패권 세력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 홍문표


 

이럴거였으면 이전에 새누리당 탈당은 왜했나? 새로운 보수정권을 만들어보자는 깊은 뜻이 담긴 것 아니었나?

망할 것 같은 새누리당을 빠져나와 바른정당을 만들고, 다시 바른정당에 희망이 없어보이니, 새누리당에 붙어먹으려는 박쥐같은 기회주의자들. 이들은 새누리당을 나온 것도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에 실망해서가 아니라, 이 당이 망할 것 같으니 나라도 살고보자 하고 발뺌하는 것에 불과해보였다. 

아마 명분으로 내세운 '보수단결'은 말 그대로 명분 뿐이고 사실은 가장 지지율이 높은 홍준표 후보가 있는 자유한국당 내에 있으며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것일테지.


 

<바른정당 탈당 명단>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바른정당을 탈당하며,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으로의 복당과 홍준표 후보 지지 선언한 13명의 인물들.

왼쪽부터 홍일표, 김학용, 박성중, 여상규, 박순자, 이군현, 홍문표, 김재경, 김성태, 황영철, 이진복, 권성동, 장제원.)

(김성태: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임. 장제원, 황영철: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박근혜정권을 압박.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음. )

이들은 이렇게 최순실, 박근혜 구속 및 탄핵에 열을 올리셨었던 분이시다. 

그런데 그랬던 사람들이, 박근혜는 자신이 받은 돈은 한 푼도 없다면서 그녀를 감싸며(4/26,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특별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사면의 뜻을 내비치는(4/30, 서울 코엑스 앞 유세에서.) 홍 후보를 지지하겠다니?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특히 장제원 의원은 지난 4월 29일. 부산 젊음의거리에서 유승민 후보의 유세에 열과 성을 다하셨었다고 한다..

탈당 3일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유승민후보를 응원하셨던 분이....


              (바른정당 탈당 3일 전, 목에 핏대 세워가며 유승민후보 유세 중인 장제원 의원. 출처: 유튜브 영상 캡쳐)

 

위기감을 느낀 것이겠다. 자신들의 정치생명에. 

처음엔 박근혜탄핵을 외치며 촛불집회를 하는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는 바른정당을 만들어 자신들과 자유한국당에 남아있는 친박들과의 선을 확실히 그었다. 그런데, 거기에는 태극기집회도 있었던 것이다.. OH NO!

끝까지 박근혜 편에 남은 태극기집회 사람들은, 두말할나위 없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데.

 촛불집회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바른정당이 내세운 유승민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문재인, 홍준표에 비해 매우 미미해서 당선가능성이 제로! 로 보였다.

그래서..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을 버렸던 인물들은 이번에도 역시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바른정당을 버린다.

그렇다. 애초부터 그들에게 '정치 소신, 가치관'따위는 없었던 것.

바른정당을 창당하며 내세운 '깨끗함', '공정함', '정의' 등의 가치는 말아 잡수시고 똥으로 배출하셨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손수 탈당, 복당하면서 , 직접 행동으로 자신들의 기생충같은 면모를 여실히 보여줌에 고마움을 느낀다.

전국민에게, 아 저들은 '보수'가 아니라 그저 여기저기 붙어먹으려는 기생충에 불과하구나~하고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염치없는 정체성 따위는 없는 이들은, 다음 국회의원 총선 때 표 하나 주면 안된다.


 

그리고 어제 오후 일곱시 경 유승민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간다'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를 올리며, 후보 단일화를 위해 대통령 후보에서 내려오라고 하는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끝까지 가겠다는 소신있는 발언을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유승민 후보 페이스북)

함께 창당한 다른 동료들이 가망이 없음을 확신하고, 등돌려 나와버린 집을 기웃거리며 다시 찾아가려 할 때 -

유승민은 자신의 소신을 확고히 했다.


오늘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유승민 후보가 한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이번 선거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의 한국당, 낡고 썩은 보수는 정말 궤멸하고 소멸하고 말 것이다. 

진짜 이제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개혁보수가 나타나야 합니다. .. 이순신 장군 생각이 납니다.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말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승민 후보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보수'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보수 자체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관은 전혀 나쁜게 아닌데 말이다.

변화보다는 현 체제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파. 

아마 현 체제가 괜찮다면 보수가 나쁠리가 없다, 오히려 좋겠지.


그런데  '보수' 하면 이전에 쓰레기같은 정치로 이미지를 싹 망쳐버린 이명박근혜 정부가 저절로 생각나서.

보수 정권이라면 꼴도 보기 싫어졌었는데 말이다.


제발 그런 쓰레기같은 정치를 하면서 우리가 보수다 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 헷갈리게..


아무튼 자신의 '개혁보수' 뜻을 품고 소신을 지키려는 유승민 후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며, 그 뜻을 그의 말대로 '끝까지' 갖고 갔으면 좋겠다.


그가 말하고 주장하는 ,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어떤 때는 진보보다 더 과감히 변화하고 개혁할 수 있는'

보수라면, 나는 너무나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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