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정말 믿기 어려운 소식을 들었다.
노동자와 서민들을 위한 정치계혁에 앞장선, 진정한 '진보'정치를 알려주었던 노회찬 의원(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
그는 '국회의원', 하면 통상 생각나는 안 좋은 편견을 깨 주셨던 - 허례허식이 없는 우리나라 정치의 큰 희망이셨다.
진보, 보수- 여당, 야당임을 가리지 않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꼬집어 말하셨던 분.
젊은 청년시절부터 노동운동을 이끌며 약자들의 힘이 되어주셨던 분.
그의 날카롭고 논리적인 비판의식으로, 일반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주던 정치이야기들은 그가 얼마나 국민의 편인지 알게 해주었다.
말만 번지르르한, 강자 앞에선 특히 비굴해지는 많은 정치인들과는 달리 할 말은 하고 사셨던 촌철살인의 대명사 .
국민들이 하고싶었던 말을 유쾌하게 돌직구로 날리시며 허허허 웃으시는 그 분 덕에 체할 것만 같았던 마음이 톡 쏘는 사이다를 마신 양 시원해졌었는데.
그런데 자살이라니.
#투신 이유, 드루킹 연루?
노회찬 의원은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중인 드루킹측 일당으로부터 2차례에 걸친 정치자금 5천만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었다.
드루킹과의 연결고리는 노회찬과 고등학교 동창(경기고)이자 드루킹의 측근으로 김경수에게 인사청탁의뢰한 도모 변호사였었고,
노회찬이 고등학교 동창 도변호사로부터 드루킹을 소개받고 정치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이 돌았었다.
그런데 노회찬은 사망 직전까지 불법 자금은 결코 받은 적 없다며 무고 주장하며 특검 조사에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해왔었다.
드루킹 측근인 도변호사와도 고졸 후 30년간 교류 없었다가 연락이 와서 몇번 만났던 사이이며 총선이 있던 2016년엔 만나지도,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유서
그러나 유서에는, 청탁과는 관련은 없으나 금전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한겨레에 따르면 , 노회찬이 유서를 가족에게 2통, 드루킹 수사와 관련해 1통을 남겼다고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한 언론이 유서 중 하나의 전문을 공개하였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너무 빨리 떠나버린 그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난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2018. 7. 23 노회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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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은, 참 교활했다. 그는 파워블로거로서의 온라인 영향력과 그의 언행을 믿어 의심치 않는 많은 회원을 거느린 경공모(온라인까페)의 수장임을 이용해 여론조작을 하며 여러 정치인들에게 접근하며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야망을 채우기 위해 이곳저곳 박쥐처럼 날아다녔다.
한동안 김경수의 발목을 붙잡은 것처럼- 노회찬 역시 이들의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꼭 제 죗값을 치룰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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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을 받지 않았는데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이번 자금을, 사리사욕 때문에 받은 것도, 쓴 것도 아니었는데.
그의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과 높은 도덕적 기준이 자신의 이 실수마저도 견딜 수 없게 만들었을까.
여태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데.
한 평생을 노동자들, 서민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었던 노회찬 의원님.
꼭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었어야 했는가,
아직도 이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유서도 믿고싶지 않다. 정말 자살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믿기 어렵다.
고통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만의 몫일까.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은 떵떵거리고 잘 사는데.
수억의 뇌물을 받고도 당당한 자들이 국회 안에서 가면을 쓰고 웃고 있다.
수백억 , 수조원의 국고를 탕진하고 자신과 가족의 주머니 속으로 몰래 챙겨넣었던 - 믿기 어렵지만 한땐 대통령이었던 작자들도 아직도 뻔뻔하게 살아숨쉬고 있다. 잘못이 없다고 우기면서.
진정한 정치인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정말 없어져야 할 추악하고 파렴치한한 자들은 뻔뻔히 고개들고 멍청한 헛소리나 하고 다니는데
왜..
너무 안타깝고 분하고 우울하고, 허망스럽다.
죽음이 답이 될 수는 없는데. 죽음은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데.
잘못한 부분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실이 아닌 거짓들과는 맞서 싸웠어야 했다..
죽음은 이 분을 응원하고, 기대했던 모든 이들의 희망을 참담하고 비통하게 만들었다.
당사자가 아니기에, 그 힘든 심정을 다 알진 못하겠으나. 마음이 아프고 슬프면서도 꼭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나 하는 원망감이 계속 든다.
그 분이 웃는 모습이 눈앞에 선연하다.
그곳에서는, 부디 아무 근심과 염려 없이 평안하셨으면 좋겠다.
아니, 그럴 거라 믿는다. 이 분의 인생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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