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북핵의 위협으로 인해 중국의 심각한 사드보복에도 사드배치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보면서 3-4년 전 이스라엘에서 약 반년을 지내며 경험했던 , 감탄했던 이스라엘의 국방력이 떠올랐다.
나는 '키부츠'라는 이스라엘의 공동 마을에서 지내며, 평일에는 나와 같이 외국에서 온 발룬티어들과,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주어진 일을 하고 주말에는 숙소에서 쉬거나, 일의 대가로 주어지는 소정의 돈을 모아 주변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했었다.
반년 동안 내가 살았던 마을은 총 2곳이었다.
1. 이집트와 가까이 있는 에일롯.
2. 팔레스타인과 불과 2km 떨어져 있는 에인하쉬로샤. (가자지구 근처)
두 곳 모두 이스라엘이 극도로 경계하는 국가들과 접해 있어서 그런지 방어체계가 매우 잘 갖춰져 있었다.
(이스라엘 전역 어디를 가든지 긴 총을 메고 지나다니는 군인들을 볼 수 있고
조금 큰 빌딩이다 싶으면 입구에서 전부 가방 검사를 한다. 그리고, 주변의 큰 건물들 자체가 '벙커'로서의 역할을 한다. )
특히, 에인하쉬로샤. 이 가자지구와 2km 떨어져 있던 이 마을에 살았을 땐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그 때 어떻게 살았나 싶다.
내가 살고 있는 발룬티어들 숙소 중 방 2곳이 벙커였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잠을 자다가도 벙커로 뛰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스라엘서 한국으로 돌아왔을 무렵이 2014년 7월 말쯤이었을 것이다.
그 즈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와의 대치가 엄청 심해져서
돌아오는 귀국일 아침만, 적색 사이렌 소리를 10번도 넘게 들었었다. 사이렌 소리가 울린 후 15초? 도 되지 않아서,
미사일들이 여기 저기 쿵 쿵 하고 떨어지며 내는 땅의 진동이 느껴졌다. 그 안에 벙커로 피해야 했었다.
같이 살던 개들은 이를 먼저 감지하고 벙커로 달려가서 몸을 막 떠는데.. 정말 그 땐 한국으로 못 돌아오는 줄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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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했었던 친구 중 한명 역시 이스라엘을 지키는 군인이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가 이스라엘의 주말인데- 군인들도 이 때 쉰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우리나라 군인처럼 가끔, 휴가를 나오는 게 아니라 매 주마다 병영을 벗어나 자신이 살던 곳으로 가도 된다.
특히 내가 지냈던 가자지역의 마을 근처는, 지역 특성상 군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서 나고 자란 토박이 이스라엘사람 말고도, 주이스라엘 미군들 말고도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 혈통의 사람들도 청년이 되면,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기 위해 군인으로 지내려 왔었다. 그래서 참 다양한 인종들의 군인들을 볼 수 있었다.
마을 근처의 흔했던 벙커와 왠진 기억 안나지만 잔뜩 신나있던 친구 로즈.
로즈도 미국 유대인이었다.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미사일. (지냈던 발룬티어 숙소의 전 기수들이 들판에서 주웠다고 한다.)
주말에 나와 우리와 함께 파티를 할 때도 이 군인들, 총을 지니고 왔다. 한 1m 는 되어 보이는.
이스라엘에 가기 전에 나는 '이스라엘 군인들' 하면 엄청 군기가 잡히고 딱딱한 분위기를 생각했었는데,
사실 아니었다. 그냥 나나 다른 친구들과 같은 놀기 좋아하는, 멋부리기 좋아하는 청년들..
우리 숙소에 놀러온 군인 친구의 총을 신기하게 쳐다보니
총알 뺴고 자기 총을 만질 수 있게 해줬다. 생각보다 무지 무겁다.
이걸 어떻게 늘 들고다니지?
그래도 한가지 느껴지는 것은, 애국심이 대단하다는 것.
여자고 남자고 할 것 없이 우리 나라는 우리 손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게 느껴졌었다.
여러 나라들에 이리저리 치이며, 박탈당하며 , 자신의 나라에서 쫓겨나며 나라 없는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대인들은 평상시엔 모르나 위급시엔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힘이 엄청나게. 강력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국방. 안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
남녀 할 것 없이 모두가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는 것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스라엘 군대
이스라엘 방위군. 줄여서 IDF라고도 한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남녀 모두, 건강하다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남자는 2년 8개월, 여자는 2년.
그들은 군대를 가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일을 배운다는 일에 자부심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군대를 마치면 거의 대부분이 해외여행을 1~2년정도 한다. 그 동안 좁은 군대 안에 갇혀있었으니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하여. 국가에서도 이를 장려한다. 일반 병사들도 한 달에 8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으니, 이 돈을 모으면 누구나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이스라엘 젊은 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제대한 지 얼마 안되었을 확률이 큰데, 내가 본 이들은 성격들이 참 괄괄했다.)
또한, 유대인 혈통이나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이스라엘 군대에 자원입대 하면,
군 복무를 마치면 시민권과 함께 살 수 있는 집 역시 지원이 된다고 한다. (당시 군인친구가 말해준 바이다.)
실제로 발룬티어 숙소에는 이렇게 군인을 지원하고 입대를 하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 지냈던 이들도 있었다.
내가 본 대부분의 이들은 군인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평화주의자인 소수의 몇몇은 아니었지만..)
우루과이 유대인 에이탄.
금요일 밤마다 놀러와서 같이 놀았었다.
아이언돔(Iron dome)
2011년 3월 27일 이스라엘의 베르셰바 지역에 처음 도입된 단거리 미사일방어시스템. 사거리 4~70km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한다.
Iron dome이라는 이름의 뜻 (철의 지붕)처럼 이스라엘을 강철 지붕으로 덮어 하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다는 의미.
2014년 10월까지 1200개가 넘는 로켓을 요격했다고, 위키백과에 나와있다.
하긴. 내가 있었을 때가 2014년 그 쯤 되었다. 하마스와 전면전을 펼쳤을 때.
2014년 7월, 당시를 정말 생생히 기억한다.
뉴스에만, 영화속에나 나올법한 실제 전쟁상황에 있었으니까.
2014년 6월 말이었던가. 내가 지냈던 마을 사람들과 알던 지인의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tv로 뉴스속보가 나오더니 납치되었던 10대 유대인 3명이 살해된채로 발견되었다고 나왔었다.
생일파티는 그대로 끝이 났고, 모두가 침묵 속에 잠겨있다가 이후는 분노로 번졌었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살해 배후로 지목되었던 하마스 측과의 전면전이 시작했던걸로 기억한다.
2014/7/11 당시 이스라엘측은 하마스가 현재까지 660여발의 로켓과 포탄을 발사했는데 이중 140여발은 아이언돔에 의해 격추됐고, 나머지 520여발은 대다수 사람이 살지 않는 개활지에 떨어졌다고 밝혔었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과장을 했을 수도.)
사람이 살지 않는 개활지..에 떨어진 소리를 나는 분명 들었었다. 쉴새없이.. 쿵- 쿵-
한밤중에 땅이 진동하는 느낌에 깜짝 놀라 일어나 같은 발룬티어 친구들과, 우리가 키웠던 개와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전면전이었다. 미사일 경보 사이렌 소리를 듣고 벙커로 뛰어들어갔었고 , 실제로 땅에 떨어졌거나 아이언 돔에 의해 요격되면서 미사일이 터지는 멀리서도 들리고, 온몸으로, 진동을 통해 느껴졌던 미사일.
그리고 7월 10일즈음부턴, 내가 지내던 마을에서는 총으로 무장한 이스라엘군인들과 탱크들이 온 마을을 둘러 쌌었다. 무전기로 쉴새없이, 이해할 수 없었던 히브리어로 뭐라뭐라 그러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많이 들렸던 미사일 소리와 비교해, 이스라엘이 실제로 입은 피해는 경미했다.
아마 설치한 아이언돔이 제몫을 다한걸로 보인다. 요격률이 90%에 달한다니까.
근데 90%라면 , 나머지 10% 중 한발이라도 인구밀집지에 떨어지면 끝이다.. 이스라엘 땅이 워낙 좁아야지.
그래서 이스라엘은 지금도 열심히 개발중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써가며. 그래도 국민들, 이에 대해 불평이 없다. 자신들 목숨을 실제로 지켜내는 방어체계니까.
그리고 실제로 두려움에 떨었던 건 , 나 같은 외국인 친구들이었지 실제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이렌 소리나 미사일 소리에도 매우 침착했다. 이런 일을 수도 없이 당하면 ,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리고,
자신들이 당하는건 무섭지 않고 화나는 일이라 했다. 몇십배로 보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마스 단체에 의한 유대인 3명의 죽음을 , 팔레스타인 민간인 지역 무차별 폭격으로
몇백배의 사상자를 내며 복수했었다. 그러나 이 때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의 민간인 지역을 공격했다. 내가 직접 느꼈으니까. 다만 실패했을 뿐. 아이언돔에 의해.
이스라엘의 잔혹한 면모를 보고 세상 많은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한다. 그런데 이게, 하마스의 비난 여론 조성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무마시키려는 책략이라는 말도 있다.
직접 그 현장에 있다가 온 나로서는 무엇이 옳다 그르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방어를 위한 보복성공격.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아니, 사실 전쟁 자체가 옳지 못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어떤 면으로 보아서도 전쟁은 좋은 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피와 복수를 부르는 일어나서는 안될 끔찍한 일이다.
어떤 전쟁이든지 정부는 자기들의 명목을 말하며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고 피해자인 척 한다.
두 나라의 정치/군사적 엇갈림으로 일어난 일인데 가장 피해가 심한 건 아무 잘못 없는 민간인들이다, 늘.
어찌되었건, 전쟁을 먼저 일으켜서는 안되지만 만에 하나 누군가 우릴 공격해온다 했을 때
최소한의 자기 방어는 할 수 있는 정도의 방어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
우리나라 국방력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런 나라에서 사는게 무섭지 않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북한 밑에 사는게 더 무섭지 않냐고.. 너네나 우리나 매한가지 아니냐고..
그러고보니 해외생활을 하면서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북한 안무섭냐고-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 아마 북한 정부를 싫어하고, 미친놈취급하지, '무서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사람은 참 적응을 잘하는 존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적응의 여부를 떠나, 정말 무서워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그만큼 믿을 수 있는 국방력이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할테다.
그들이 공격을 한다고 해도, 침착하게 방어태세를 갖출만한 군사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국민이 한 마음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정신력이 있어야 할테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은 대부분 군대가기를 '싫어하나',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2년을 버리고 와야만 하는 인생의 낭비기로 여기고 있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한 청년들도 군대를 생각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한다.
왜.. 소중한 인생의 , 게다가 앞으로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나이 동안의(대부분 그 때 가니까) 2년을 버리러 간다고 생각하는 건 군대에 가서 그만큼 배우는 것도, 그 소중한 시간동안 나라를 지키는 대가로 받는 돈도 쥐의 똥만도 못하니,
당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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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드배치- 로 국방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난리다.
그리고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률을 높여야 한다고 하고 있고 .
이 방위비로 사드배치 비용까지 충당하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북한이 이렇게 날뛰니, 국방비는 점점 높아질 것 같다.
이 국방비로 - 다른 것말 개발하려고 쏟아붓지 말고 실제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의 처우개선에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계의 힘만 세선 뭐한가. 군인들에게 애국심이, 군인임에 대한 자부심이 1도 없는데.
그리고 그 군인들은 결국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방력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기의 파워도 있겠지만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마음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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