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를 알자/중동지역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생각

by Boribori:3 2018. 11. 10.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려하는 대표적인 국가이자 세계 석유의 상당량을 생산해내는 산유국이고

게다가 미국에게 고분고분한 다른 많은 나라들과는 달리 반미감정이 엄청 심한 나라라서

미국이 매우 경계하고 싫어하는 국가이다. 

(미국은 한때 이란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불렀었다.(조지부시 정권시절))

 

.

.

#이란, 친미에서 반미로

사실 이란은 오랜 시간동안 친미정권이었다.

부정부패가 가득했던 이란 팔레비 왕조가 1925~1979년까지 미국을 등에 업고 독재를 했었는데

1979년 이란혁명이 일어나 호메이니 정권이 들어서고, 이란은 이때부터 반미의 길을 걷게 된다.

(참조:  이란혁명 그리고 이란·이라크 전쟁 배경 및 결과, 의의.)

이후 미국과 이란의 사이는.. 암담했다, 미국이 싫어하고 하지 말라는 짓을,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은 최강국 미국의 말이니 싫더라도 듣는 척이라도 하는데

이란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다른나라가 가지고 있는 군비력에 엄청 민감한데, 이란이 핵개발도 한다네.

.

.

#미국, 이란 왕따시키기

2010년,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시행했었다.

핵무기를 개발하지 말라는데 이란이 말을 안 듣고 제멋대로라서.

보이콧은 우리가 잘 쓰는 거부,불매운동이라는 뜻인데,

세컨더리 보이콧은 항의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불매운동뿐만이 아니라,

항의 대상과 교류하는 제3국 정부나, 기업 등도 보이콧을 한 다는 뜻이다.

즉, 미국은 자기 나라만 이란과 교류를 끊겠다는 게 아니라, 이란과 교류하던 다른 나라들에게까지도 -

너네도 이란 물건 쓰지마! 쓰면 우리 미국과는 안녕인 줄 알아! 라고 하고 있는 것.

즉, 이란 왕따시키기.

 

2015년 7월(오바마 정부 시절), 이란핵합의가 타결되어 2016년 1월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었던 적 있다.

(이란핵합의: 이란의 핵능력을 감축하는 조건을 세우고 이란이 이를 지키는 대신 국제사회는 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과 이란이 체결.)

이후 제재당시 미국의 눈치를 보던 많은 국가들이 이란시장으로 진출하였고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였다.

 

#트럼프, 이란핵합의 일방적 탈퇴 후 제재 복원 예고

 

그런데 2018년 5월 8일,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이란핵합의(JCPOA) 탈퇴를, 일방적으로, 정말 갑작스레 선언하였다.

(관련 링크: 2018/05/11 - 트럼프 이란핵합의 탈퇴선언에 이은 이스라엘 이란 군사 대충돌. )

 

그러면서 이란 제재 복원에 대해 부문별로 각각 90일, 180일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솔직히 좀 웃긴다. 미국이 핵 가지고 이러는 게.

미국은 전세계 핵보유 1,2순위를 다투는 나라이자,

(출처-wikipedia)

 

자국의 핵 능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대통령이 스스로 자랑을 하고있는 나라이다.

 

....

어쩄든 지난 5월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핵합의를 깨면서 이란제재 복원을 선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90일 유예(8월 7일부터 제재 시작) : 1단계 대이란 제재

- 자동차 부문

- 흑연, 철강, 석탄, 알루미늄

- 귀금속

- 소프트웨어

- 미국 달러 거래 및 채권 구매, 이란 리안화 관련 거래

 

2) 180일 유예(11월 5일부터 제재 시작) : 2단계 본격적 대이란 제재

- 이란산 석유, 석유화학제품

- 에너지 부문

- 항만, 선적, 조선업부문

- 이란 금융기관과 거래

- 제재 분야의 보험

 

2단계 제재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게 이란의 주요 돈줄이 석유이기 때문인 이유가 크다.

그런데 이란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땅에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원유는 전부 수입을 해야하는데, 이란이 우리 원유의 주 수입국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란 교역관계

 

 

2017년 기준, 이란과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는 약 120억 달러로,

이란은 우리나라의 20위 교역대상국이다.

특히 이란에서 수입해오는 원유는 우리나라 원유 전체의 13%에 달하는 양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눈치를 안 볼수가 없기에 이란산석유 수입량을 점점 줄여 현재는 6~7%.

그런데 이란에서 수입을 하지 않는다쳐도 OPEC(석유수출국기구) 15개국 중에서 산유량 3위인 이란이 시장에 못들어오면...

유가가 어떻게 요동칠지, 기름한방울 나지 않는 국가는 심히 염려스럽다.

..

.

그래도 다행인 건 미국이 우리나라 포함 8개국을 이란제재 관련 예외국 지위로 인정했다는 것.

(8개국: 한국, 중국, 인도, 일본, 대만,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6개월 동안은 일시적으로 이란과의 무역 허용.

 급격한 유가상승을 막으려는 미국의 일시적 조치이자 그 동안 이란제재 동참에 잘 협조해줬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겠다.

실제로 트럼프는,

 '해당국들이 도움을 청하기도 했지만 사실 유가가 배럴당 100~150달러로 오르길 원치 않았다.

최근 몇달간 유가가 매우 상당한 수준으로 내려갔는데 그건 나 때문이다.'고 자화자찬한 적이 있다.

 

...솔직히 지금 미국, 그냥 힘 쎈 폭력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지금 이렇게 여태껏 해왔던 제재 중 가장 강력하게 이란을 압박하면서 요구하는게

'테러 지원 중단, 특정국에 군사적 개입 중단, 핵개발 중단' 등이다.

여기서 솔직히 미국 역시 안 했던 게 있는가,,?

.

.

전세계에서 높은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들 중 5손가락 안에 드는 이란이 이렇게 제재를 받고 있는데

유가는 오르지 않는 건 역시 미국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2018년 8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최대 산유국을 기록했었다,,)

1973년 이래 처음이라 한다.

공급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가는 게 시장의 기본 원리..

그런데 이렇게 가격이 내려가는 걸 석유장사가 가장 큰 돈줄인 OPEC회원국들은 원치 않을 것이다.

공급 조절을 하려고 하겠지.

물론 유가가 내려가면 당장 주유할 때 넣을 휘발유값이 내려갈 것이니 일반 국민들 입장에선 좋긴 하지만

그게 미국의 증산 때문이라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안 그래도 미국 달러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세계경제가 석유마저 미국산에 의존해야 한다면.

안그래도 우리나라는 미국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하는 말에 불합리하다 생각해도 쉽게 '아니오'를 할 수 없는 건 이 때문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제재에도 이란 정부 역시 강경하다.

이란 로하니대통령은 국영tv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이란 석유수출을 완전히 끊어놓으려 하지만 우린 석유를 팔아 제재를 부술 것이다.'

이란도 진짜 대단하다.

 

1979년 이란혁명 이래, 미국은 계속 이란을 경계하고 제재하고 고립시켜왔다.

그런데 이란이 변했는가?

아니다.

이번 이란 제재 복원이 효과가 있을까?

..

난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고통받는 것은 이란 정부가 아니고, 일반 힘없는 국민들이다..

('11월 5일, 제재가 오고있다'는 말을 자기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린 트럼프)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지금 미국은,

자기나라에 우호적으로 나오지 않는 나라들에겐 전부 꿀밤을, 잽을, 펀치를 날리고 있다.

이 말이 생각난다.

힘 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없는 힘은 폭력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