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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자/중동지역

사우디아라비아 카슈끄지 피살사건 정리, 즐거운 에르도안.

by Boribori:3 2018. 10. 24.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한 줄로 요약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출신 기자이나, 사우디 반체제 성향의 카슈끄지라는 , 국제적으로 매우 저명한 언론인이, 살해된 사건이다. 그것도 자국 영사관에서.

 

#카슈끄지는 누구?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기자로, 사우디 정부와 왕실을 비판하는 글들을 많이 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생애를 요약하자면,

-사우디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미국 인디애나에서 대학교를 나왔다.

-1991~1999 중동 각지에서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과 인터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 1999~2003 아랍신문(사우디 영어신문)의 부편집장으로 근무

- 워싱턴포스트 칼럼리스트, 알아랍 방송국장, 사우디 신문 알와탄 편집주간 등 역임

 

수십년간 그는 사우디 왕족과 가까운 관계였었고 사우디 정부의 고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작년 2017.09. 그는 사우디를 떠나 미국으로 갔고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쓰기 시작하고 사우디의 국왕과 왕세자에게 매우 비판적인 인사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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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는 매우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저널리스트였다.

그런데 어쩌다 영사관에서 죽음을 맞이했을까.

 

#카슈끄지 살해 정황

카슈끄지는 9월 28일, 재혼을 위한 이혼확인 서류 발급받기 위해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때 영사관 측은 시간이 걸린다며 돌려보냈고 카슈끄지는 10월 2일 다시 오라 했다. 

(->카슈끄지가 10월 2일, 사우디영사관을 방문할 것이라는 걸 이미 사우디 측은 알고 있었을 수밖에 없다는 증거)

카슈끄지의 약혼녀는 건물 밖에서 그를 기다렸으나, 그가 다시 나오는 모습은 보지 못하였다.

 영사관 밖에서 나오지 않는 카슈끄지를 10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한다..

분명 영사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긴 했을 텐데 사우디 정부는 이를 모른다고 강력 부인하였다.

(사우디는 초반에, 카슈끄지가 안전하게 건물을 잘 걸어서 나왔다고 하였다. )

그런데 터키 정부는 이건 사우디에 의한 명백한! 살인이라고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아래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카슈끄지가 숨진 사건을 '미리 정교하게 계획된 정치적 살인'이라 하며  밝힌 내용이다.

 

 

- 10/1 카슈끄지가 죽기 하루 전, 요원 3명이 이스탄불에 들어옴

- 10/2 새벽, 요원 3명과 9명, 각각 민항기와 전세기로 이스탄불 도착

 -  감사를 이유로 사우디 영사관 직원들을 한 곳에 모여있게 하고 CCTV도 모두 끊어놓음. (카슈끄지가 영사관 방문하기 1시간 전)    

       카슈끄지는 이날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마지막으로 목격 됨.

- 이후, 이스탄불에 들어온 요원 15명은 이틀에 걸쳐 3팀으로 나눠 터키를 떠남

 

즉, 정리하자면.

-사우디 정부: 자국 출신 기자 카슈끄지가 살해됐다고? 아니다 살아있다~ 하다가,

           터키에서 증거를 흘리니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 라고 하다가

            터키에서 증거를 좀 더 흘리니 이건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라고 입장 바꿈 

-터키 정부: 카슈끄지는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되었다, 이는 철저하고 정교하게 계획된 살인이었다. 우리에겐 분명한 증거도 있다.

하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 사우디 정부의 '거짓말'은, 터키 정부의 진실규명 의지로 인해 들통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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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무리 봐도 이상한 카슈끄지의 죽음을 열심히 숨기려 하고

터키 대통령은 그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에 열심히 앞장서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의 속내

그런데 .

카슈끄지는 10월 2일 죽었다. 지금은 10월 24일.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가 죽은지 3주가 더 지나서야 공식 입장과 증거들을 밝혔다, 아니 밝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터키정부의 '암살의혹'입장은 그가 죽은 이래 일관되었다.

터키 수사팀은 사건 직후 '카슈끄지는 사우디 요원에 의해 죽었다.'고 결론을 냈으니,

 터키정부는 왜, 어떻게 죽었는지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을 테다.

그런데 바로 밝히지 않고 시간을 끌다 보름 후인 17일에 녹취록 내용 흘리고 지금까지 천천히 근거를 하나씩 흘린다는 것은..

(터키는 10월 17일, 사우디 암살요원들이 영사관 내에서 카슈끄지의 손가락들을 절단하며 고문하다 7분만에 살해하고 음악을 들으며 시신을 토막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녹취록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그러다 5일 후인 22일, 카슈끄지처럼 보이게끔 변장한 사람이 그가 죽은 날 영사관을 걸어나가는 모습을 연출한 CCTV를 공개.)

카슈끄지가 죽은 후 3주 동안 증거를 조금씩 흘리는 느낌이다. 일부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진실을 은폐하길 원한다.

그런데 그 진실을 규명할 중요한 증거들을 터키가 갖고 있다.

터키가 지금까지 흘린 증거들만으로도 사우디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는 사우디 왕세자가 살해에 가담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갖고있는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굳이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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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 사진출처- Reuters)

 

에르도안은 2003년까지 11년간 총리로 있다가 2014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개헌을 했다.

대통령이 5년 중임이 가능하게 하는, 또한 대통령이 나라 예산, 행정, 사법권, 의회해산권까지 장악할 수 있게 개헌을 한 것이다.

독재자라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역할을 하며 정의의 사도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에르도안 터키 정부 역시 언론탄압의 달인.

(터키는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언론인들을 감옥에 많이 보내는, 언론의 자유가 가장 낮은 국가들 중 하나다.

국경없는기자회 자료에 따르면 세계 180개국 중 터키의 언론자유지수는 157위였다.  북한이 180위)

(2018 언론자유지수, 터키: 180개국 중 157위 / 자료출처- 국경없는기자회 화면캡쳐(https://rsf.org/en/ranking) )

현재 터키 언론들 중 반정부 성향의 매체들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빠르게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6년 쿠데타 무산 이후 100개 이상의 방송사와 뉴스매체가 폐쇄명령을 받았고 살아남은 매체들은 친 에르도안이 되어 정부의 충견이 되었다고 한다.

사우디 반체계 언론인 피살사태의 진실규명에 '힘쓰고 있는 듯한' 에르도안 대통령을 보면

솔직히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에르도안이 노리는 것은,

자신이 쥐고있는 칼자루를 계속 갖고 있으면서 사건을 공론화시키며 중동의 강국이자 경쟁자 사우디의 젊은 왕세자를 자기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일지도 모른다.

(카슈끄지를 살해지시했다는 혐의가 확인되면 사우디 왕세자를 포함한 가해자들의 처벌은 ,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위계승 서열1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 사진-위키피디아)

그리고 이렇게 증거들을 한번에 다 까지 않음으로써 이렇게 궁금증과 국제적 관심이 모을 수 있었고,

미국의 반응을 확인하며 대응 또는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교가 태어난 중동의 많은 이슬람국들의 뿌리이자 강자이고 미국친화적 정책을 펴와 미국의 지원을 아주 많이 받아왔다. 그리고 서방 선진국들의 주요 무기 수출국이자 세계 최대의 석유부자 나라. 

많은 국가들과 경제적, 상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부자나라 사우디.

그래서 웬만한 사건에 대해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여간해선 사우디의 편을 들어준다.

 

따라서, 현재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입장에선 카슈끄지 피살사건은 넝쿨째 굴러들어 온 호박!

안 그래도 사우디가 싫었고 자신의 평판은 높여야겠는데 둘 다 해결할 수 있는 ..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가장 불쌍한 건 억울하게 죽임 당한 카슈끄지의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정작 나라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바쁘니 얼마나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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